240227 라파우 블레하츠 피아노 리사이틀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얼마만에 클래식 공연장을 찾았는지 모른다.

행복했다. 연주자의 열정이, 피아노 소리가, 그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눈다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언제든 원할 때 이 순간을 재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공연을 감상했다.

라파우 블레하츠의 연주는 뭐랄까 빠르게 강하게 치는 음 조차도 부드럽고 포근하게 느껴져 듣기에 좋았다.

가장 기대했던 쇼팽 폴로네즈 6번 영웅은 아쉬웠다. 듣는 내내 조성진의 연주가 자꾸 떠올랐다. 쉴틈없이 몰아치는 연주가 흐름을 깼고 미스터치도 있었다. 쇼팽 스페셜리스트여서 오히려 쇼팽의 곡들은 연습량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다.

달빛이 포함된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과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각각 조성진, 손열음 연주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마지막 곡은 시마노프스키 변주곡으로, 생소하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해서 가장 기대가 없었던 곡이다. 그런데 오늘 공연에서 이 곡이 가장 좋았다. 배경음악으로 음원을 듣는 것과 공연장에서 집중해서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음원에선 들리지 않아던 다채로운 소리가 귀에 들어오며 큰 감동을 주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 수차례 있었지만 콧물을 훌쩍이게 될까봐 그때마다 감정을 추스려야했다.

최근에 일 때문에 지쳐서 조금 힘들었는데 큰 위로를 받은 듯 하다. 다시 힘을 내 볼 수 있을 것 같다.

라파우 블레하츠가 다시 내한한다면? 나는 다시 한 번 그의 연주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을 것이다.

발레 돈키호테

2013-08-31 20.18.17

8월의 마지막 날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으로 발레 공연을 보았습니다. 발레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1막, 3막이 시작되기 전에 작품의 줄거리와 국립발레단의 연출의도 그리고 발레의 형식에 대한 해설이 제공되었는데 작품을 감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연내내 무대를 꽉 채운 많은 수의 발레리나, 발레리노가 관객들의 눈이 쉴틈이 없도록 화려한 의상과 춤을 보여 주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펼치는 그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인간의 몸과 움직임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몽상가 돈키호테가 로시난테를 타고 떠나는 장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비록 몽상가의 모험이라고 해도 이상향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삶에 오랫동안 안주해 있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국립발레단에서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서 이번 공연에 많은 정성을 기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해설이 곁들여졌고, 기존 작품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직접 무대를 구상하고, 화려한 안무를 추가하고, 스토리를 일부 변경하였습니다. 오케스트라를 배제하고 MR을 활용함으로써 티켓가격을 5천원~3만원으로 낮춘 것도 이번 공연이 매진되는데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발레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다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국립발레단의 발레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고, 이제는 클래식이나 뮤지컬 공연뿐만 아니라 발레 공연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음악을 즐기는 방법

여러분들은 음악을 어떻게 즐기시나요?

음원을 마련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을테고, 음향기기의 선택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카세트 테이프를 구입하여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흘러 CD와 CD 플레이어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음악을 진득하니 즐겁게 들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테이프나 CD를 사서 모으는 즐거움도 있었고, 앨범을 하나 구입하면 열심히 듣고 또 들었습니다.
문명의 이기로 mp3 player가 도입되고 mp3가 널리 퍼지면서 너무 쉽게 노래를 바꿔들을 수 있다보니 아무래도 노래 한곡 한곡 진중히 감상하기 어려워 지는 것 같습니다. 음악을 접하긴 쉬운데 집중을 하지 않다보니 오히려 음악과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CDP를 들고 다니면서 들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제가 선택한 방법은 CD를 구입해서 Lossless 음원으로 추출하여 듣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iTunes를 이용해 Apple Lossless로 추출하여 음악을 듣습니다. 좋은 음향기기로 들을 수록 MP3와 Lossless의 음질 차이는 큰 것 같습니다.
전에는 여자친구와 음악공연도 가끔 가곤 했는데, 요즘은 여유가 없다보니 공연은 커녕 평소에 음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음악을 함께 하며 지내야겠습니다.
 

2010 최현우의 매직콘서트

하얀눈이 내리던 크리스마스 저녁에 최현우의 매직콘서트를 관람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어, 어찌보면 생소한 장르의 공연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장소는 마포아트센터… 이대 입구에 내려 한파를 뚫고 10분을 걸어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눈 덕분에 길이 조금 미끄러웠지요. 여자친구한테 어떤 공연인지 비밀로 하고 공연장까지 대려갔는데… 마포아트센터에 도착하여 공연 현수막을 보는 순간… 예상과 달리… 아쉬워 하는 반응… 생소한 장르의 공연이니까 별로 재미 없어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많은 블로그를 통해 괜찮은 공연이라는 것을 알고 예매했기 때문에, 저는 그 순간 실망하지 않았죠.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공연 시작! 바로 몰입할 수 있도록 화려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관객의 몰입과 참여를 유도하는 순서와 장치가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마술과 마술 사이의 공백을 완벽하게 매우는 최연우씨의 재치와 입담도 훌륭했습니다. 올해 공연은 타로카드를 테마로 하여 마술과 이벤트를 조화롭게 구성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마술쇼가 아닌 마술 콘서트… 이 공연의 이름은 관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고 싶다는 최현우씨의 바램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미녀를 자르고, 토끼가 나타나는 마술을 보여주는 공연이 아닌, 웃음과 감동과 눈물을 주는 재미있고 따뜻한 공연이였습니다. 물론 여자친구도 공연에 만족해 했구요. 마술을 직접본적이 한번도 없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사라장 바이올린 리사이틀

어제 밤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사라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감상했습니다.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하는 여자친구가 예매를 해준 덕분에 좋은 공연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예매했던 공연은 주로 피아노 위주였는데, 바이올린 리사이틀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4개의 작품이 연주되었는데 모두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으로 피아노는 앤드류 폰 오이엔이 연주해 주었습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와 제 눈에 눈물이 고이게 할만큼 감동적인 연주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 자신에 찬 완벽한 연주로… 완성된 음악을 빚어내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앵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사랑의 인사
사계 중 여름
G선상의 아리아
고요 속에 울려퍼지는 가녀린 바이올린의 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언제나 그 선율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팬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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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길게 이어진 줄 끝에 자리를 잡고 한참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린 끝에… 저는 프로그램에… 여자친구는 다이어리에 싸인을 받았습니다. 내년부터 바이올린을 배울 예정인 여자친구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악기를 배움에 있어 동경하는 음악인이 있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될테니까요. 
좋은 음악을 선물해준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내년에도 좋은 음악을… 감동을… 함께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