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워낙 인기가 많은 책이라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예약할 기회만 엿보다가 회사동료에게 빌려 읽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한 곳에 머물러 살지 못했던, 어른이 되어서도 한 곳에 정착하기 보다는 짧은 주기의 여행 또는 긴 주기의 이주를 반복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단순한 여행기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다룬 책이라고 보아야 맞을 것 같다.

여행지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여행에 대한 작가의 경험, 생각을 접하며 나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해보았다. 여행에서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적은 없었다. 일상을 벗어나서 그냥 쉬는 것,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갇는 것, 여기까지가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여행을 하는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할 수록 아이는 부쩍 성장함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여행이 때로는 힘겨운 일상을 살아갈 때 잠시 떠올리면 힘이 될 추억을 남기고, 아이에겐 더 넓은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하루키라는 사람과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담은 수필은 좋아하는 편이다. 성실하고 꾸준한 삶을 위해 달리기를 한다는 점이 그를 좋아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인 듯 하다.

이 책은 광교 엘리웨이 책 발전소에 구경을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 제목을 적어 두었다가 수원시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해 무려 3번을 빌려 보았다. 제목이 잡문집인 만큼 워낙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두서없이 담겨 있어 한 호흡으로 많이 읽기 힘들었다.

중간에 건너 뛴 글도 있고 끝까지 다 읽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와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더군다나 매력있는 사람, 나름대로 멋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대체로 흥미롭다.

일본 사람 특유의 느낌이 있다. 어떤 사물, 사안에 대해서 그것이 사소할지라도 호불호가 명확하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이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어떤 것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태도조차 자신의 입장이 명확하게 느껴진다.

나보다 한참 오래산 사람이긴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는 삶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글을 쓰는 것도 생각을 하는 것도 가볍게 그냥 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많이 쓰고 생각하고 그리고 계속해서 다듬어 나간다면, 나도 나름의 감상을 세상에 남길 수 있겠지. 이미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지만, 단지 활자의 형태로 남기는데 필요한 부지런함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아주 예민한 사람이었다. 근심 걱정이 많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늘 나를 따라다녔으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늘 고민했다.

그런데 점점 둔감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선 둔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노력했고, 어느정도는 성공했다. 아직도 부족해서 집에서 회사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뛸 때가 있지만 …

이 책을 읽으면서 ‘둔감력’을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무기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긴장, 불안, 걱정은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켜서 피의 순환을 방해한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치는 원리다.

큰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 사소한 일엔 무딘 사람이 되자.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는 9년 반 동안 종로를 누볐고 은퇴를 6개월 앞 둔 마을버스 은수와 은퇴 후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임택 여행작가의 세계여행기를 담았다.

터키의 카파도키아 고원지대를 달리는 마을버스 은수의 사진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눈물의 의미를 지금도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편안한 삶에 안주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웠던 것 같기도 하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의 여행은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고, 혼자만의 힘으로 결코 헤쳐나갈 수 없어 많은 사람들과 도움의 손길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사람은 따뜻한 존재라는 것도.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발뮤다 CEO 테라오 겐의 어린시절부터 발뮤다를 창업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쓰며 부모님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는 그의 에필로그처럼, 그의 삶에 부모님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그들이 이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이었던 어머니와 성실했던 아버지의 사랑과 가르침은 그의 삶에 큰 자산이 되었다. 나는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 줄 수 있을까?

나는 정말 멋진 가정에서 자랐다. 그곳은 제멋대로에 막돼먹은 사람들이 손수 만든 집이었다. 상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실패한 집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부족한 것도 많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대체로 갖추고 있었다. 특히 사람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넘치도록 많았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내 행동을 결정해왔던 가치관의 기반은 결국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배운 것들로 만들어졌다.

언제든지 진심으로 진지하게 살아갈 것. 무엇보다 소중한 가르침이었다.

이 세상에는 어머니와 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도, 두려움을 딛고 인생의 즐거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문제나 도전의 기회와 마주했을 때, 그것의 가능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다. 누군가 “그건 무리야.”라고 말한다면 “왜?” 하고 반문할테니까.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일부가 세상에 혁신을 일으킨다.

그는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만, 가능성이 보여야만 실행에 옮기는 나와 달리, 그는 자신이 가치있다 여기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희미한 가능성에도 무모하게 자신을 내던졌다.

자연의 바람을 만들어내는 선풍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일단 부딛혀본다.

황급히 나는 공기와 유체역할에 대한 개발을 착수했다. 당연히 그에 대해 아는 건 전혀 없었다. 나는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유체역할에 관한 책 세 권을 사와 단숨에 읽었다.

뭐야, 그런 거였어? 학자도 모르는 게 많다니!
넓은 범위에서 보면 나나 그들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피차 모르지 않나. 초심자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생각하면 되는 거다.

이런 배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조금만 어렵고 귀찮아 보이는 일은 피해왔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부딛혀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니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았다. 주인공의 무모한 도전과 끈기도 그렇지만, 주인공을 돕는 사람들조차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으니.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시나요?” 하고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까지 열의를 다하는 사람을 본 게 처음이라서.”라고 대답했다.

인생의 모든 시기마다 리듬이 같을 순 없겠지만, 요즘 내 삶은 생기를 잃은 듯 하다. 삶을 통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희미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스스로 느끼기에는, 조금 더 나아가 주변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감동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가진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건 틀린 생각이다. 아무리 내게 불리한 상황이라 해도 역전할 기회는 늘 있다. 할 수없을 때도 있지만, 할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2015년 11월 실리콘벨리에서 일하는 한국인 엔지니어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속한 회사는 다양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링크드인,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오라클

유독 피곤해 보였던 아마존 엔지니어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저자는 아마존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12년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회사를 떠난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할만큼…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아마존의 비전과 문화는 회사를 성장시키고 인류의 삶을 풍족케 하는 여러 기술과 서비스를 낳았지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불행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인력들이 아마존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니, 아마존을 거쳐간 많은 엔지니어들이 자신을 부품 중 하나로 여기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조직의 사다리를 힘겹게 오르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강점을 살려 개인사업을 선택한 저자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그가 아마존에서 노력하고 배운 것들이 또 다른 삶의 선택의 단단한 기반이 되었듯, 나에게도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들이 분명 의미가 있어서, 언젠가 삶의 2막을 펼쳐나갈 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초격차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언젠가 경영자가 되길 꿈꾸는 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지금은 중간관리자인 나의 상황과 꼭 들어맞진 않았지만, 리더의 자질, 역할, 지향점에 대하여 배울점이 많았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것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 중 인품이 상당히 중요하다. 새롭게 리더를 세울 때 자라온 환경을 봐야 할 정도로.
  • 지속성이 중요하다.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보고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경영자는 ‘똑게’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좋은 생각을 해야지, 많이 일하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
  • 실력이 중요하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첫 번째 할 일은 ‘하지 않아도 될 일’ 목록 만들기. 실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
  • 사일로를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3~4년마다 부서의 장을 교체해 주는 것.
  • 모든 의사 결정에는 구심점이 되는 근본 원칙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 리더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많은 일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

파트 리더 3년차인 올해에는 다르게 해보려고 고민 중이다. 가장 큰 차이는 구성원과 같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파트가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성과의 총량을 키우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세워 차례대로 해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실무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을것이다. 실무 감각을 놓칠까봐 두려울 때도 있고, 실무를 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때도 있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역할의 무게를 엄숙히 느끼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을 걸을 때 좋은 지도가 되어줄 것 같다.

비커밍

미셸 오바마의 책을 읽고 버락 오바마의 팬이 되었다. 미셸의 눈에 비친 버락은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그는 부자가 되기보다는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고, 그 방법을 아직 궁리하는 중이었다.

그는 두려움과 나약함을 드러내는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으며, 진실함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일터에서 그는 겸손한 사람이었고, 더 큰 목표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흔쾌히 희생할 줄 알았다.

청중의 에너지는 짜릿했고, 함성은 귀가 멀 듯했다. 버락이 거시적인 안목과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지닌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은 비밀이 아니었다. 나는 그가 자랑스러웠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내가 그런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익히 알았고, 그의 역량을 죽 보아왔다.

버락은 머리속을 구획하여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인지라, 가족과 함께할 때면 일에 정신을 팔지 않고 감탄스러울 만큼 우리에게만 집중했다. 그것은 삶이 더 빨라지고 더 강렬해짐에 따라 차츰 몸에 밴 태도였다. 담을 쌓을 필요가 있었고, 경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가족의 저녁 식탁에 빈라덴은 초대받지 않았다.

버락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어떤 정치 경력을 거쳤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대통령의 자리까지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미셸이 언급했던 것처럼 그는 준비된 사람이었다. 자신만의 굴에 들어가 굉장히 많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썼으며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부모님은 세상 모든 사람은 저마다 비밀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점 하나만으로도 그들에게 관용을 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병원을 싫어하셨다. 불평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저 닥친 일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의연히 감당하는 타입이었다.

부모님은 대화할 때 우리를 어른처럼 대했다. 가르치려 들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묻는 질문은 아무리 유치한 것이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대답해주었고 편의상 결론을 서두르는 일은 결코 없었다.

아버지에게 시간이란 타인에게 베푸는 선물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쓸모를 굳게 믿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자긍심이었다.

어머니가 부모로서 지킨 마음가짐은 아주 훌륭하고 나로서는 따라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느 순간에도 동요하지 않는 선불교적 중용에 가까웠다. … 우리 어머니는 그저 한결같았다. 쉽게 판단하지 않았고, 쉽게 참견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기분을 면밀히 살폈고, 무엇이 되었든 그날 우리가 겪은 시련이나 성공을 자애롭게 지켜보는 증인이 되어주었다. 상황이 나쁠 때라도 동정은 아주 약간만 표시했다. 우리가 뭔가 잘 해내면 딱 적당한 정도로 칭찬하여 자신도 기쁘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그 이상 지나치게 칭찬하여 우리가 어머니의 칭찬을 바라고 무언가를 하게 되는 상황은 만들지 않았다.

어머니는 오빠와 나를 한결같이 사랑했지만, 우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지는 않았다. 어머니의 목표는 우리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늘 “난 아기가 아니라 어른을 키우는 거야”라고 말했다.

미셸의 부모님이 보여준 삶의 태도와 가르침은 미셸과 그녀의 오빠를 반듯하게 키워냈다. 우리 아이에게 나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했다.

버락의 거대한 비전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은 미셸은 예측 가능한 삶, 가족을 돌보는 삶을 누릴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한다.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나서는 자신에게 한정된 역할에 고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락 못지 않은 낙관주의로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영향력을 잘 활용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군인 가정을 도왔고, 어린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주어진 환경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했던 오바마 부부와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길. 나도 그 중 한 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걷는 사람, 하정우

그런 사람이 있다. 자신만의 결이 있는 사람. 그래서 멋이 나는 사람. 배우 하정우도 그런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걷기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읽고나면 걷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게 하지만, 그보다도 하정우라는 멋진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옅볼 수 있는 책이라는 소개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주제는 다양하다. 걷기, 사람, 여행, 요리, 감독, 제작자, …

글이 쉽고 재밌어서 텍스트는 술술 읽히지만, 컨텐츠는 결코 가볍지 않아서 내 삶에 비추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힘들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되뇌게 되었다.
‘아, 힘들다…… 걸어야겠다.’

많이 걷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땐 삶이 힘들었다. 걷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졌고, 다시 뛸 에너지가 느껴졌다.

최근엔 걷지 않았다.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추위와 미세먼지가 여전히 걷기를 주저하게 만들지만, 평온한 마음가짐과 건강을 얻기 위해서 더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되도록 많이 걸어야겠다.

히트 리프레시

6명, 8명, 12명

점점 커지는 파트 규모에 맞게 파트리더로서의 역할을 늘 다시 고민하고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파트원들에게 나의 역할을 어떻게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좋은 문화를 만들고 수호하는 사람’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 책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알게 되었다. 여기서 컨닝했구나…

나는 CEO의 C가 문화(culture)의 약자라고 생각한다. CEO는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다.

침몰해가는 MS를 공감능력으로 다시 부활하게 한 CEO 사티아 나델라의 책으로 리더십 뿐만아니라 기업, 비지니스, 파트너십, 기술, 윤리에 대한 철학도 담겨있다.

공감 능력은 리더십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모든 사람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내는 힘이기도 하다. 공감 능력은 개인이나 팀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노력과 관련된 것으로 리더십 수업에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쉽게 체득하기 어렵다. 나는 공감 능력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이 이끄는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출신을 만나든, 중동 출신을 만나든, 미국 내의 다른 도시 출신을 만나든 나는 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각,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상대방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덕분에 나는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었다.

CEO로 처음 몇 달을 보내는 동안 나는 많은 시간을 들여 누구에게나 귀를 기울였다. 내가 추수감사절 휴가 기간에 작성해 이사회에 보낸 글에서 약속한 그대로였다. 나는 회사에 소속된 모든 리더와 만났고 파트너나 소비자를 만날 때는 반드시 밖으로 나갔다.

아들을 키우면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나델라처럼, 나 역시 딸을 키우면서 공감 능력이 좋아짐을 느낀다. 파트 리더 역할을 하면서 구성원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자신 밖에 몰랐던 나의 시야가 넓어짐을 느낀다.

리더십이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이를 따르도록 팀원들을 결집시키는 자질을 의미한다. 인도 고위 공무원인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영속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힘든 일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지시 대신 합의를 통해 사람들을 이끌겠다는 결정은 잘못된 선택이다. 조직 구축은 상향식과 하향식의 양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도록 명확한 비전과 문화를 갖추고 동기를 부여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된다.

민주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합의의 방식으로 이끄는 것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질 수 있었다. 큰 틀에서 비전과 문화는 리더가 제시하고 설득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합의의 여지는 리더의 철학이 부재함을 의미한다.

책을 읽으면서 MS 직원들 뿐만 아니라 나델라를 아는 누구나 그가 잘 되길 바라지 않을까 상상했다.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확신, 긍적적인 에너지, 경청과 공감,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