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지식의 힘>에서 리더쉽게 관해서 어느 CEO가 추천한 책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남극횡단탐험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 탐험대장 섀클턴을 포함한 27명의 대원의 실화다. 탐험을 하며 남겼던 대원들의 일기를 모아 알프레드 랜싱이 최대한 사실적으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묶었다. 덕분에 약간 지루한 면이 없잖아 있었으나 극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중반 이후 부터는 지루함 따위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

아문센과 스콧에 이어 남극을 정복하려고 마음먹은 섀클턴은 자신을 포함해 27명의 대원을 모아 영국을 출발하였고 결국 그의 계획은 실패하였다. 부빙에 갇혀 그들의 탐험선 인듀어런스 호는 침몰하였고, 그들은 얼음위에서 몇달을 보내며 기적같이 살아남는다. 이후의 극적인 스토리는 스포일인 것 같아 이야기 하지 않으련다.

실패한 탐험이지만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섀클턴의 위대한 리더쉽으로 전 대원이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그는 대장이지만 모든 대원들과 같은 위치에서 같은 대우를 받기를 자처했고, 대원들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서 세심하게 배려했다. 극한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섀클턴을 포함한 대원들은 절망을 이야기하기를 애써 피하며 낙관을 잃지 않았다. 몇번이고 찾아왔던 절체절명의 순간에 섀클턴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1% 생존 가능성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다룬 책이 몇권있는데, <실패한 탐험가 성공한 리더>라는 제목의 책이 그의 뛰어난 리더쉽을 반영하는 것 같다. 나중에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사진사 프랭크 헐리의 사진을 수록하고 있는 <인듀어런스 :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라는 책을 꼭 구입하고 싶다. 극한의 상황에서 낙관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던 27명의 대원의 모습이 너무나 궁금하기 때문이다.

섀클턴은 은밀히 자신의 아침식사용 비스킷을 내게 내밀며 먹으라고 강요했다. 그리고 내가 비스킷을 받으면 그는 저녁에도 내게 또 비스켓을 줄 것이다. 나는 도대체 이 세상 그 어느 누가 이처럼 철저하게 관용과 동정을 보여 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나는 죽어도 그의 그러한 마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 수천 파운드의 돈으로도 결코 그 한 개의 비스킷을 살 수 없을 것이다.

주식투자

여유자금(?) 100만원이 있어 우리금융에서 펀드를 구매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리석은 옛날에는 주식투자해서 돈다 날려먹은 사람들의 한스러운 이야기를 종종 들으면서 주식투자는 불노소득이라고 나름대로 평가절하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석사 1년차에 기업가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아주 뒤늦게 주식의 의미를 깨닫고 긍정적으로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내가 투자한 주식이 회사자산의 일부가 되어 그 회사가 발전한다면 그 이득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건장한 회사에 건전한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간단한 원리도 모른체 무관심하게 지냈으니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좀 더 일찍 경제 관념이 생겼더라면 작년에 시작해서 꽤 수익을 올렸을텐데 …

아무튼 굉장히 즉흥적으로 100만원 예금을 깨서 100만원치 펀드를 구매했다. 몇달 넣어둔 예금의 이자가 1000원을 조금 넘었는데, 하루만에 6000원을 벌었다는 생각에 더욱 더 매력을 느기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은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참여정부의 정도를 걷는 경제정책을 통해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에 올랐고 적어도 올한해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 확신한다. 당장 다음주 월요일 내 펀드의 평가액은 상당히 떨어져있겠으나 …

펀드를 하면서 내가 얻고자 한 것은 경제에 관한 관심을 가지는 것과 10% 정도의 투자수익이다. 그런데 경제관념이 생기고 돈을 절약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인 것 같다. 계속해서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절약해서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자!

KAIST 건강달리기

오늘은 2006년 1회 KAIST 건강달리기에 참가했다. 작년 마지막 대회는 겨울에 접어드는 길목에 치뤄졌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참가자수가 40명이 조금 넘었지만, 이번에는 80명 넘게 참가한 것 같다. 여전히 날씨는 작년 그 때 처럼 추웠지만 사람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활기차보였다.

최근 생활 리듬이 약간 깨지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 농구로 인해 다리까지 상당히 피곤했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자마자 다리에 피로가 몰려와 힘든 경주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게다가 출발한지 얼마안되서 왼쪽 신발의 신발끈이 풀려버렸다. 밟으면 걸려넘어질까봐 신경서서 달리다 보니 다리에 피로가 더욱 가중되는 것 같았다. 결국 정문술빌딩 앞에서 잠깐 멈춰서 신발끈을 묶고 다시 출발했다. 이미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은 머리에서 지워버렸지만, 가슴만은 그렇지가 않아서 나도 모르게 빨리 뛰려고 하는 걸 느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오른쪽 신발끈이 풀어져서 나는 다시 멈출수 밖에 없었다. 그순간 의욕을 많이 상실했던 것은 사실이다.

신발끈을 묶고 다시 리듬을 찾아가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내 앞으로 지나갔다. 그 후의 경주는 정말 힘들었다.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몇번씩이나 들었는지 모르겟다. 내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러나 참아내며 달릴 수 밖에 없었다. 당장 그만두고 싶을 때, 앞으로 남은 거리를 상상하는 것은 정말 끔직한 경험이다.

앤들리스 로드로 들어서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던지 하는 류의 생각들. 인생을 살다보면 분명히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기 마련인데 내가 지금 신발끈 풀어졌다는 핑계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 내 앞에 있는 저 사람을 추월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끝까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뛰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결국은 골인 지점을 힘차게 통과할 수 있었고 완주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기록도 작년 대회보다 조금 좋았다. 하지만 평소에 자기관리를 잘 하지 못해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고통스럽게 뛰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대회였다. 달리기에 대한 나의 자만을 잠재워주고 운동을 다시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였다. 그리고 마라톤 풀코스 완주하신 분들을 다시 한번 존경하게됬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보리

<지식의 힘>에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떤 CEO가 감명깊게 읽었다고 소개했던 책이였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도 모른체, 책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이 처럼 책을 읽은 후에 만족감을 주는 책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담긴 이야기처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책의 저자는 헬렌니어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 끝없이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긴 스코트니어링과 함께 한 반세기의 기록이다. 스코트니어링은 일상생활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그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하나의 전형이였으며, 헬렌은 그의 훌륭한 동반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스코트니어링 자신이 쓴 책과 다른 이책만의 특징은 헬렌의 감성적인 필체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스코트와 헬렌은 문명을 떠나 버몬트 숲에 집을 짓고 농장을 지어 손수 일하며 자연속에서 살았다. 그들은 채식을 고집했고 일과 생활속에서 명상했으며, 그들이 함께 바라본 이상을 지키는 삶을 살았다.

스코트는 자신의 100살 생일 몇 일 후 삶을 마감하였는데, 죽음을 자신의 의지로 받아들였다. 스스로 음식을 끊음으로 평온하고도 위엄을 간직한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고,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으며, 인생을 어떻게 가치있게 살아가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의 글이 짧아 이 책에서 내가 느낀 감동과 교훈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들의 검소하고 자연과 닮아 있는 삶처럼 꾸밈없고 가벼운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스코트가 메인에서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동안 집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했던 한 마디 말이 내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그 사람이 숭배해온 톨스토이와 간디말고 동시대인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고서 그이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헬렌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마지막 시험

오늘 대학원 컴파일러 시험은 내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험이였다. 기말고사는 없고 다른과목은 보고서 쓰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이다. 오픈 슬라이드라는 전례없는 시험방식은 충분히 공부할 의욕을 상실하게 해주었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수업을 듣는 연구실 사람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

어제 스터디를 하고, 오늘 혼자 지겹도록 정리를 하고 시험에 임했다. 무슨 문제가 나올까 긴장되는 것은 여전했다. 다행히 무난한(?) 시험문제가 나와서 큰 무리 없이 풀고 나올 수 있는데 학부 시험 볼때 늘 그랬던 것 처럼 가장 먼저 나와버렸다.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아쉬워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지만, 당장은 이상황을 모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혹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시험을 보았으니 적어도 잠깐은 나 자신에게 상을 주어야한다. 그래서 주말에 우연히 접했다가 빠져버린 “마구마구”라는 게임을 한판 했는데, 중국출장 가시기 전에 당부의 말씀을 전하려고 방에 들어오신 교수님께 딱 걸렸다. 프로젝트 데모 준비하는데 내가 core 라고 강조하시면서 하시는 말씀 …

“오락해도 좋다. 튼튼하게만 만들어다오!”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교수님은 꼭 놀때만 들어오신다. 항상 믿어주시는 교수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