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오늘 레슨에서 선생님과 의논하여 잠시 소나티네를 쉬고,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배우기로 했다. 지금의 내공으로는 무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어려운 곡을 연습하면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고, 워낙 좋아하는 곡이라 꼭 연주해 보고 싶었기에, 힘들고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해볼 작정이다. 곡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회사 모니터 뒤 벽면에도 악보를 붙여 놓았다!

첫번째 주에는 초딩용으로 편곡된 버전을 먼저 익힌 후, 원곡의 처음 9마디를 오른손, 왼손 따로 연습할 예정! 딱딱하고 형식적인 고전음악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낭만을 꿈꾸어 보자!

fk130000000000.pdf

회사에서 듣는 강의

오늘부터 5월말까지 티맥스소프트 R&D Center 3연구소 8층에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고건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무려 150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 (고건 교수님은 이번 안식년에 우리 회사 연구소에 계시는 중)

이번 강의가 나에게는 리눅스 커널을 위시하여 프로그래머에게 필요한 기본 지식들을 실습과 함께 공부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이브러리의 구조 및 생성 방법, shell, make, cvs, process image 등의 실용적인 주제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출석은 기본에 시험, 과제까지 주어지는 진짜 수업으로, 평가된 점수가 인사평가에 참조될 수 있다하니 더욱 열심히 들어야겠다. 문제는 다음주 화요일 저녁에 몇달을 기다려온 임동혁의 공연을 가야하기에 수업을 하루 째야 한다는 사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임동혁이 아니기에…

피아노, 다시 시작!

3주 정도 레슨을 쉬었다가 오늘 다시 시작했다. 한달전부터 다소 지루함이 느껴지고, 억지스럽게 연습하는 것 같아서 구정을 포함한 전후의 (피아노를 연습할 수 없는) 애매한 시간들을 아예 푹 쉬어버릴 요량으로 레슨을 구정 이후로 미뤘다. 구정 연휴가 끝나고 회사에 돌아와서 갑자기 준비해야 할 집중회의 발표 때문에 레슨을 한 주 더 미루게 되어, 어제는 대략 2, 3주일만에 디피가 아닌 진짜 피아노의 건반을 눌러볼 수 있었고, 오늘은 레슨을 받았다.

오랜만에 눌러 보는 진짜 피아노의 건반은 건반은 어찌나 무겁던지! 하농 몇 번 쳤더니 금방 손가락에 피로가 몰려왔다. 그리고 크게 울리는 소리에 처음에는 흠칫 놀라기도 했다.

오래 쉰 것 치고는 그럭저럭 자연스럽게 레슨을 받을 수 있었다. 체르니 30번은 드디어 3번의 악보를 봐오라는 반가운 말씀을 들을 수 있었고, 소나티네는 역시나 16분 음표 레가토를 고르게 연주하지 못해 지적을 받았다. 그리고 복잡한 화음부분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처음 배웠던 곡에서도 8분음표 레가토를 고르게 연주하지 못해 빨랐다 느렸다 엉망이였는데, 지금은 여유있게 고르게 칠 수 있는 것 처럼, 이 곡도 연습을 거듭하다보면 언젠가 여유있게 고르게 칠 수 있을 것이다.

레슨이 끝나고 소나티네 곡중에 하고 싶은 곡의 악보 읽어 오라고 하시는 선생님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생기 발랄한(?) 소나티네만 치니까 조금 지루해서, 감미로운 곡 하나 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그리하여 드디어 다음주에는 감미로운 곡을 배우기로 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나로서는 감미로운 곡을 연주하며 스스로 느끼고(?) 싶었다. 선생님이 다음주에 어떤 곡을 가지고 오실지 기대가 된다! 

인사동

쌀쌀하긴 했어도 정말 쾌청했던 어제 인사동에 다녀왔다. 룸메이트 양전임이 그렇게도 극찬했던 ‘라땡’, ‘먹쉬돈나’ 중 한 곳에서 식사를, ‘토토의 오래된 물건’, ‘쌈지길’에서 구경을 하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우선 배고팠던 관계로 식사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라땡’과 먹쉬돈나가 있는 풍문여고 옆 돌담길을 올랐다. 조금 걸어 올라가자 운치 있는 아담한 찻집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가던 길에 10명 남짓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집이 있었으니 바로 그 유명한 ‘먹쉬돈나’! 먹고 쉬지 말고 돈내고 나가라는 바로 그 곳. 즉석 떡볶이를 파는 집인데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라땡’을 찾아 나섰다.

몇 걸음 안가 드디어 ‘라땡’발견!

CIMG2082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라땡에 들어서니 역시나 10명 조금 안되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20분 가량 기다려서 드디어 자리를 잡고, 나는 양전임이 강추했던 짬뽕라면을, 묘령의 아가씨는 치즈라면을 시켰다.

CIMG2081

CIMG2080

뚝배기에 끓여서 그런지 면발은 쫄깃해서 맛이 있었지만 잠뽕라면은 너무 매워서 먹기 힘들 정도였다. 다음에는 다른 라면만 먹어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생길 정도로…

잠깐 정독 도서관에 들른 후, 다시 돌담길을 따라 내려와 인사동 구경을 시작했다. 안국에서 종각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먼저 발견한 것은 ‘토토의 오래된 물건’! 1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별 기대는 안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볼 것도 많고 재미 있었다. 오랜 기억 저편에 있던 물건들을 발견할 때의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

CIMG2109

CIMG2108

CIMG2111

CIMG2119

CIMG2136

다음으로 찾은 곳은 쌈지길! 안으로 들어서자 묘한 건물 구조에 놀라고, 수 많은 인파에 또 한번 놀랐다. 한번 쭉 걸어 올라가며 구경하고 다시 내려 왔다. 아가씨들이 좋아할만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의 집합소라고나 할까.

CIMG2165

시간 관계상 여유있게 인사동의 가게를 들러 이런저런 물건을 구경하거나, 찻집에 들러 운치있게 차를 한잔 마시고 하지는 못했지만, ‘토토의 오래된 물건’, ‘정독도서관’, ‘라땡’, ‘쌈지길’을 찾아 본 것만으로도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였다. 다음에 인사동을 찾게 된다면 여유있게 거리를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마음가짐

사택에선 가장 먼저 일어나서 출근하는 편이긴 하지만, 지친몸을 겨우 달래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끌려가듯 시작하곤 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새벽 6시에 일어났다. 오늘 9시에 집중회의 발표가 있기 때문. 반드시 6시에 일어나서 마지막 준비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이런 저런 꿈에 시달리며 중간에 여러번 깼다. 새벽 1시, 3시, 5시, 그리고 알람이 울리기 직전인 5시 56분에 일어나서 알람을 끄고 자리에 앉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새벽의 고요함과 적막함이 스스로의 존재를 온전히 느끼게 한다. 수능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2, 3학년때는 새벽 4시에 하루를 시작했고, 대학원을 준비하던 3, 4학년때는 첫차를 타고 학교 도서관을 향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대학원 입학 이후의 여유로운 혹은 나태한 삶의 모습이 부끄럽다.

평소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있으니,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앞으로는 새벽에 일어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독서하는 시간을 갖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