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양떼목장 & 경포대 벚꽃축제 & 경포 해수욕장

지난주 일요일 여자친구와 400일을 기념하여 강원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제품 릴리즈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하마터면 못갈뻔 했습니다. 회사 일이라는게 제 마음대로 일정을 조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보니 일요일에도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토요일 밤 참담한 심정으로사택으로 돌아와 잠을 청해 보았지만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잠이 잘 오질 않더군요. 여자친구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저 역시도 기분전환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결국 다음날 새벽 6시에 출근하면서 비장한 각오로 일단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강원도를 못 가더라도 오전에 일을 마무리 하고 다른 곳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렌트카를 예약해둔 시간이 다가왔지만 일의 진척도를 보니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예약을 취소했습니다.
우울한 마음으로 일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10시쯤 되었을때의 상황을 보니 월요일 새벽에 나와서 일을 하면 어느정도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속도로 소통상황을 확인해봤습니다. 영동고속도로가 동해까지 뻥뻥 뚤려 있더군요! 바로 렌트카 회사에 전화해 11시 예약을 잡고 10시 30분까지 일을 마무리 한뒤 11시에 정자역에서 렌트카를 인수받았습니다. 오래전부터 꼭 운전해 보고 싶었던 아반테 HD였습니다. 
수원으로가 여자친구를 태우고, 바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 신나게 달려 2시간만에 대관령 양떼목장에 도착했습니다! 입장권에 실린 사진과 실제의 풍경의 땟갈이 매우 다르긴 했지만, 도심을 벗어나 평화로운 풍경 속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쉽게도 양은 5월부터 방목한다고 하네요. 여유있게 목장 주변을 한바퀴 산책하고 양들에게 건초를 먹여주었습니다. 양을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였는데, 정말 순한 동물이더군요. 그런데 먹성이 어찌나 좋던지, 서로를 밀쳐내면서 건초를 얻어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더라구요. 손에 양의 침이 좀 묻긴 했지만 나름 즐거웠습니다.
양떼 목장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경포대로 향했습니다. 꼬불꼬불 산길을 조금 내려오니 금방 도착하더군요. 아쉽게도 벚꽃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더군요. 한주 전에 W호텔 갔을때는 벚꽃이 안펴서 그냥 왔는데, 올해는 벚꽃과 인연이 없나봅니다. 
경포호를 처음 가봤는데, 고즈넉하니 평화롭고 좋더군요. 마음이 잔잔한 호수만큼이나 편안했습니다. 경포호 주변을 적당히 산책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놀다가 초당 순두부 집에서 저녁을 먹고 경포 해수욕장을 들러 동해 바다를 만끽하고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용인 근처에서 조금 막혔지만 그런데로 무난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경포 해수욕장 근처에 바다가 보이는 야외에서 조개구이를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닥 맛이 별로 였던 초당 순두부 전골을 배불리 먹은 덕분에 조개구이를 먹고 오지 못한게 내내 아쉬워서 조만간 한번 더 가보고 싶네요.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에 여자친구와의 400일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과 일 모두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성실히 하루하루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주말 야근을 합니다…

Goldberg Variations Bwv 988

[수입] J.S Bach – Goldberg Variations Bwv 988 (1981version) / Glenn Gould10점
바흐 (J. S. Bach) 작곡, 글렌 굴드 (Glenn Gould) 연주/소니비엠지(SonyBMG)

몸도 마음도 정신없이 바쁜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음반입니다.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거든요. 지친 영혼을 위로 받는 기분입니다. 
특히 저는 Aria를 참 좋아합니다. 악보를 읽어보니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서 열심히 연습하면 어설프게 흉내를 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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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만들어내는 아련한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이 음악을 듣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요즘이네요.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8점
리처드 용재 오닐 지음, 조정현 엮음/중앙books(중앙북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고, 피아노로 클래식을 연주할 수 있기를 갈망하다보니, 클래식 연주가는 늘 저의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인 연주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이가게 됩니다. 클럽발코니의 회원으로 홈페이지에서 공연을 찾다가 리처드 용재 오닐이라는 비올리스트를 알게 되었고, 그의 음악을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그에 대해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전쟁 입양 고아인 어머니와 미국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미국의 시골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더군요. 항상 바른 삶, 성실한 삶,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랬던 그의 할머니와 어머니의 바램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의 할머니는 그의 교육을 위해 매일 엄청난 거리를 운전하셨다고 합니다. 손자에 대한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에 감동했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용재 오늘의 가슴 절절한 그림움이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를 알아 갈수록 참 맑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좋은 음악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매일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리처드 용재 오닐. 공연장에서 곧 그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삼성전자, 출·퇴근 자율근무제 도입

여자친구가 속해 있는 부서에서 몇 일전부터 자율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원하는 시간에 퇴근하되 근무시간(8시간)만 준수하면 되는거죠. 점심시간 1시간을 포함해서 6시에 출근했다면 3시에 퇴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회의나 업무상의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출퇴근 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문제를 일단 제쳐두고, 제가 자율근무제 하에서 근무한다면 6시에 출근하고 3시에 퇴근하고 싶습니다. 3시에 퇴근한다면… 피아노 학원에 가서 문 닫을때까지 연습하고 레슨받고, 저녁시간 이후에는 독서, 자기개발, 운동 등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처지에 꿈같은 이야기죠.
저희 회사는 제가 입사했을때부터 거의 (암묵적인) 자율근무제였습니다. 7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12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문제 삼지 않지만 분위기상 업무시간은 신경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 저의 하루를 보아도 7시 10분에 출근해서 9시 30분에 퇴근했습니다.) 물론 연구소 특성상 굉장히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졸리면 잠깐 잠을 청해도 되고, 운동을 다녀와도 되고, 산책을 다녀와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장 일단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선호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이 어디에 더 맞느냐…
그러나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다면 지금과 같은 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집중해서 일하고 되도록 많은 시간을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입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는 습성이 오히려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근무시간으로 눈치보지 말고 성과를 당당히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피아노 삼매경

피아노 학원을 옮긴지 2달이 다 되어갑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야마하 음악교실을 다닐때보다 훨씬 성장한 기분입니다. 레슨 받는 시간은 전보다 4~5배 늘었구요, 혼자 연습하는 시간도 2배는 늘은 것 같습니다. 역시나 공부나 일이나 음악이나… 정직한 노력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평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을 피아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책을 못 읽고 있지만…) 점심먹고 바로 사택에 가서 1시간 연습하고, 저녁먹고 학원에 가서 1시간+ 연습하거나 레슨을 받습니다. (새로산 삼익피아노의 건반이 무거워서 낮에 삼익피아노로 연습하고 밤에 학원에서 영창피아노로 레슨을 받으면 건반이 가벼워서 좋습니다.)
회사 저녁밥을 못 먹거나 팀회식에 빠지거나 혹은 늦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학원은 빠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데, 그러한 열정과 정성이 계속되려면 저 역시 성실히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꿈에 그리던 쇼팽… 그의 야상곡 2번…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끝까지 진도가 나갔고, 잘 안되는 부분을 다듬는 중입니다. 6월에 있을 회사 동호회 연주회에서 이 곡을 연주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쇼팽 야상곡 2번은 강약의 대비가 생명이라고 흔히들 이야기 합니다. 어떤 부분은 강하고 격렬하게, 어떤 부분은 고요하고 감미롭게 연주해야 하는데, 그 세밀한 차이는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낭만음악이기 때문에 루바토(연주자의 의도에 따라 곡의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를 표현하는 것도 연주자마다 다를 것 입니다. 임동혁의 야상곡, 윤디리의 야상곡,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야상곡이 다 다릅니다. 아직은 선생님께 배우는 중이라 선생님의 야상곡을 흉내내고 있긴 하지만… 혼자 연습할때는 저만의 감성으로 연주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재미없던 피아노가 어른이 되어서야 이렇게 재밌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나만의 감성으로 나만의 피아노를 치는 것이 주는 행복감… 좀 더 멋지고 아름다운 곡을 나만의 피아노로 연주하기 위해서 테크닉을 배워야 하는데, 어렸을때는 아무런 생각도 느낌도 없이 테크닉을 배우는 것에 치중했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었겠죠.
쇼팽 발라드 1번을 향해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