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강남 교보문고 구경하다 우연히 건진 책. 이 책을 읽고 영어 공부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Grammar in Use Intermediate를 두 번째로 공부하면서 영어회화 학원을 다녀볼까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구입해서 기초 영어회화를 암기하고 있다. 오늘로 9일차.

저자 김민식 PD는 참 재밌는 분이다. 그래서 책도 참 재밌다. 예정된 길만 안전하게 걸어온 나에게 이런 분들은 경외의 대상이다.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마음속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삶에 변화를 추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 방법도 배웠지만, 삶의 자세를 더 많이 배웠다.

저자의 삶을 요약할 수 있는 수식이다. 우스게소리를 던지듯 책이 쓰여졌지만, 무수한 노력의 시간들이 보일 듯 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작은 표현을 하나하나 모으는 일입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는 별것 아니지만 그것이 모여서 영어의 틀을 세웁니다. 인생은 결국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요?

Grammar in Use Intermediate를 한 번 공부하고 나서 영어를 조금 알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실전에서 적합한 표현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결국 필요한 표현을 외우지 않고서는 영어를 제대로 말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100일 동안 자주 사용하는 표현부터 외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그 다음부터는 영어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개인 우분투 서버에 Confluence 설치

회사에서 협업 문서 도구로 Confluence를 사용하고 있다.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Confluence만한 도구가 없다고 생각해서, 주말 시간을 활용해 이 블로그가 운영되고 있는 우분투 서버에 평가판을 설치해 보았다. 첫 시작이 느리긴 해도 사용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어서 10달러를 주고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사양이 낮은 서버에 설치하다보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초기 데이터베이스 생성할 때 자원이 부족해서 아파치 등 각종 서비스를 모두 종료해야만 성공할 수 있었다. MySQL 데이터베이스 생성할 때 COLLATE를 잘못 지정해서 처음부터 다시 설치하기도 했다. 리눅스용 인스톨러가 제공되므로 메뉴얼만 잘 따라가면 설치는 어렵지 않다.

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자신만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꿈을’ 꾸는 것과 ‘꿈만’ 꾸는 건 완전히 다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몸이 자라면 새 옷으로 바꿔 입듯,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 환경, 그리고 용기다. 여러분이 삶의 변화를 꿈꾼다면 자신에게 ‘시간, 환경, 용기’를 선물하기 바란다.

한국갭이어 안시준 대표가 쓴 책으로,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무전여행, 일본여행, 세계여행을 통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그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갭이어는 학업이나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한국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영국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은 부모가 설정한 삶, 사회가 요구하는 삶을 고민 없이 받아들이고, 다른 삶을 생각해볼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갭이어가 문화로 정착된다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많아 질 것이고, 불필요한 경쟁은 해소될 것이며, 다양성은 사회에 활력을 더할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보고 살아가려는 친구들이 많았다. 마치 과거에 입은 옷은 평생 벗지 않고 살아가는 듯했다. 열일곱 살 때 입은 옷으로 서른 살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기 울타리 안을 제외한 모든 곳이 낯선 곳이었다. 울타리 안에서 바깥세상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걱정한 채 머물러만 있다면 변화는 없다. 깨지고 아프더라도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가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저자의 여행기를 읽으며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두려움 없이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 용기를 나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미리 계산된 경로로만 움직인다. 이런 특성이 주는 장점도 있지만, 발전의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행자를 인터뷰했던 TV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여행자는 말했다. 일상을 떠나야 일상을 볼 수 있다고. 최근 몇 년동안에는 너무 일상에 파묻혀 살아온 것 같다. 올해는 2주의 안식휴가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갭이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갭위크를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고, 다가올 삶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릿

지금까지 살면서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처음에는 그들이 나보다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재능은 그저 평범한 수준 혹은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했으니까.

선천적 재능으로 신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

시간을 두고 그들을 관찰했을 때,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나보다 뛰어난 그들이 지금 나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내가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나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공부를 소화하면서 노력했었다는 것을.

내가 말하는 열정은 단순히 관심 있는 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동일한 최상위 목표에 변함없이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을 둔다는 의미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환경적인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하나의 최상위 목표에 대한 것이다. 평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는 하나의 최상위 목표가 없다면, 서로 방향이 다른 하위 목표들은 단발성에 그치기 쉽다.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나에게 최상위 목표가 무엇일까 스스로 화두를 던졌지만 아직 답을 구하지 못했다. 살아오면서 반드시 이루어하는 절실한 목표를 세웠을 때,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릿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상위 목표가 없다보니 단기 목표가 있을 때는 열심히 살다가, 목표를 잃었을 때는 생동감을 잃고 살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면담한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고, 처음에는 평생의 운명이 될 줄 몰랐던 일이 결국 깨어 있는 매 순간과 종종 잠들었을 때까지 차지하는 일이 됐다고했다.

평생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최상위 목표를 찾는 일 역시 노력을 요구한다. 안정을 추구하고 호기심이 적은 나에게 더욱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의식적으로라도 스스로를 가둔 틀을 깨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시야를 넓히고 도전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최상위 목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2월 회고

올해는 종종 회고라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지나간 시간을 기록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 오늘을 살기 위해서…

2017년 2월은 오롯이 회사에 바쳤고 솔직히 힘들었다. 2016년 12월부터 PL(파트리더) 역할을 담당하면서 부담을 많이 느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고민했다. 소프트웨어 조직의 리더 혹은 관리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오래전부터 고민했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을 감안해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서버 개발이었지만, 작년에 하던 앱 개발 프로젝트의 연장선 상에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동기부여를 끌어내기 어려운 여러 프로젝트의 개발을 맡아 홀로 진행하다보니 PL이 된 이후 개발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어떤 날은 2~3개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하면서 Android-Java, AWS-Python을 오갔다.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졌고 마음의 여유를 찾기 어려웠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는 구성원들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누구나 PL을 맡아도 즣을만큼 성숙한 mindset과 attitude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며 어려운 시기를 잘 해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프로젝트가 정리되는 3월 말, 4월 초부터는 구성원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성장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상상을 종종 한다. 3월에는 여유가 허락되면 좋겠다. 아무튼 따뜻한 봄이 다가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