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편지

Before 시리즈의 주인공 에단 호크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기사 토머스 레뮤얼 호크 경이 자녀들에게 교훈을 남기기 위해 쓴 편지글의 형식을 빌어, 자신이 살면서 얻은 지혜를 자녀들에게 전하고 있다.

가상의 이야기를 가져와 교훈을 전하는 방식을 좋아하진 않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교훈이 많아서 꽤 많은 내용을 위키에 옮겨 적었다.

겸손에 관련된 교훈만 추려서 여기에 남긴다.

네가 기사라는 걸 절대 밝히지 마라. 그저 기사답게 행동해라.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하고 있다. … 자신이 주위의 모든 것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기사는 친절한 태도를 중시한다.

기사의 친절함, 공감, 겸손은 주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그의 깃발이다. … 겸손은 자기를 더 큰 세계라는 맥락 속에 놓고 보는 능력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따라가다, 어떤 이유로 계획을 놓치면, 계획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기를 반복하는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이다. 반복된 실패는 다시 계획을 세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한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일관되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무엇을 할까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지금 하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르니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을 해보자고.

저자의 경험을 포함해 수 많은 사례들이 책의 주제를 뒷받침 하고 있다. 인터넷과 다른 책에서 접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라 특별하진 않았지만 오랜기간 이 책을 준비하면 저자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이제 그만두기로 했다. 다만 에너지가 남아 있는 한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없도록 흥미가 생기는 작은 일부터 행동에 옮길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 했던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는 점을 부지런히 찍어 나가야겠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대학원생이었던 11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재밌다는 것이 나의 주된 감상이었다.

10년차 직장인인 지금의 내가 다시 읽었을 때 이 책은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재미보다는 고민과 위로를 안겨주었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아무런 의심없이 세상이 시키는대로 필요 이상으로 바쁘게 살고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스스로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아내와 나는 평일에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 가끔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필요 이상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면서 필요 이상의 돈을 버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인생의 모든 날이 휴일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쉬고 싶을 때 쉬어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삼미 슈퍼스타즈 덕분에 갖게 되었다.

국립세종도서관

최근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휴가를 내고 나홀로 여행 아닌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1,000km도 주행하지 못한 320i의 길들이기도 겸해서.

가는 길은 거의 막히지 않았지만 교통량이 적은 것은 아니어서 시원하게 달릴 수는 없었다.

처음 방문한 세종시는 미완의 느낌이 강했다. 아직 한창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시내에 덤프트럭이 많이 보였다.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예상대로 도서관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도서관 대각선 방향의 텅빈 호수공원 3주차장 구석에 조심스럽게 주차를 했다.

도착하면 도서관 건물 사진을 멋지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왔는데, 하필 외벽공사를 하고 있었다.

매점에서 헛개수를 하나 사들고 차분히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도서관의 이모저모를 직접 눈으로 둘러 보았다. 안타깝게도 명당이라는 노트북 열람석을 포함해서 빈 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계단 사이에 위치한 책마루라는 공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딱딱한 나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곤욕이었으나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시야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앉아서 머신러닝 강의를 듣고, 가져간 3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었다.

점심은 4층 식당에서 4,000원짜리 식권을 구입해서 먹고, 도서관 맞은편 세종호수공원을 산책하려 했으나 너무 더워서 입구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제대로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집 앞 광교호수공원보다 많이 못한 느낌이었다.

돌아가는 길 차가 막힐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조금 더 일찍 출발할껄 하는 후회가 남을 정도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많이 막혔다. 가면서 벌어놓은 연비를 돌아오면서 다 까먹었다.

근처에 괜찮은 숙소가 있다면 며칠 휴가를 내고 도서관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독서 습관이 영 만들어지지 않아서 고민이 많은데, 6시간 정도 낯선 장소에서 오로지 책을 읽은 경험이 조금은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블랙박스 설치 @ 모토파크

고민 끝에 상시녹화를 위해 보조배터리도 함께 설치했다.

  • 블랙박스: 아이나비 QXD950 mini
  • 보조배터리: 셀링크B

보조배터리를 포함해 2채널 블랙박스를 제대로 설치하는 것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인터넷에서 성지로 불리는 업체를 미리 예약하고 찾아갔다. 오전 근무를 포기하고 수원에서 영등포까지 막히는 길을 뚫고 1시간 반을 운전해 갔는데,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꼼꼼히 작업해 주셔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설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전문가에게 맡기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이패스 단말기도 조수석 다시방에 매립해 주시겠다고 했는데, 케이블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굉장히 아쉬웠다.

블랙박스 설치 후 상시로 녹화하도록 해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운전하는 것도 점점 익숙해지고 이제는 마음 편히 운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