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셀프세차 체험

본넷에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음을 느끼며 운전하다 비를 맞은 어느 날 차가 달마시안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오랫동안 생각만 했었던 실내 셀프세차에 도전해봤다. 장소는 수원 영화 24시 셀프세차장.

  • 1시간에 15,000원
  • 2시간에 25,000원

평소에 셀프세차할 때 8,000원 ~ 10,000원은 사용하므로, 15,000원까지는 수용가능한 수준이어서, 1시간 안에 끝내기로 했다. 왁싱은 처음부터 포기.

아직 세차하는 데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1. 폼샴푸
  2. 고압수
  3. 카샴푸 + 미트질
  4. 고압수
  5. 드라잉 + 에어건

고압수, 에어건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고, 개수대가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는 상황은 실외 세차장에서 카드 찍으면서 할 때와 다르지 않았다.

시간에 쫓기며 마무리 했지만, 왁싱도 못했지만, 그래도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추운 겨울, 더운 여름에 한 번씩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1시간 내에 여유있게 세차를 끝낼 수 있는 스킬이 절실하다.

걷는 사람, 김건우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한겨울이지만 너무 걷고 싶어 패딩과 방한장갑을 구입했다.

따뜻한 옷 덕분에 요즘에는 미세먼지만 아주 나쁘지 않으면 점심시간에 양재천, 퇴근 후 밤에는 광교호수공원을 걷고 있다. 아침식사 후 지하 1층부터 17층까지 계단 오르기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주 천천히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느낀다. 작년 5월 딸이 태어난 후로 몸을 방치했는데, 돌사진에서 멋진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걸어야겠다.

초격차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언젠가 경영자가 되길 꿈꾸는 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지금은 중간관리자인 나의 상황과 꼭 들어맞진 않았지만, 리더의 자질, 역할, 지향점에 대하여 배울점이 많았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것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 중 인품이 상당히 중요하다. 새롭게 리더를 세울 때 자라온 환경을 봐야 할 정도로.
  • 지속성이 중요하다.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보고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경영자는 ‘똑게’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좋은 생각을 해야지, 많이 일하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
  • 실력이 중요하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첫 번째 할 일은 ‘하지 않아도 될 일’ 목록 만들기. 실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
  • 사일로를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3~4년마다 부서의 장을 교체해 주는 것.
  • 모든 의사 결정에는 구심점이 되는 근본 원칙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 리더에게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많은 일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

파트 리더 3년차인 올해에는 다르게 해보려고 고민 중이다. 가장 큰 차이는 구성원과 같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파트가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성과의 총량을 키우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세워 차례대로 해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실무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을것이다. 실무 감각을 놓칠까봐 두려울 때도 있고, 실무를 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 때도 있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역할의 무게를 엄숙히 느끼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을 걸을 때 좋은 지도가 되어줄 것 같다.

비커밍

미셸 오바마의 책을 읽고 버락 오바마의 팬이 되었다. 미셸의 눈에 비친 버락은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그는 부자가 되기보다는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고, 그 방법을 아직 궁리하는 중이었다.

그는 두려움과 나약함을 드러내는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으며, 진실함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일터에서 그는 겸손한 사람이었고, 더 큰 목표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흔쾌히 희생할 줄 알았다.

청중의 에너지는 짜릿했고, 함성은 귀가 멀 듯했다. 버락이 거시적인 안목과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지닌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은 비밀이 아니었다. 나는 그가 자랑스러웠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내가 그런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예전부터 익히 알았고, 그의 역량을 죽 보아왔다.

버락은 머리속을 구획하여 관리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인지라, 가족과 함께할 때면 일에 정신을 팔지 않고 감탄스러울 만큼 우리에게만 집중했다. 그것은 삶이 더 빨라지고 더 강렬해짐에 따라 차츰 몸에 밴 태도였다. 담을 쌓을 필요가 있었고, 경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가족의 저녁 식탁에 빈라덴은 초대받지 않았다.

버락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어떤 정치 경력을 거쳤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대통령의 자리까지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미셸이 언급했던 것처럼 그는 준비된 사람이었다. 자신만의 굴에 들어가 굉장히 많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썼으며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부모님은 세상 모든 사람은 저마다 비밀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점 하나만으로도 그들에게 관용을 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병원을 싫어하셨다. 불평에도 흥미가 없었다. 그저 닥친 일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의연히 감당하는 타입이었다.

부모님은 대화할 때 우리를 어른처럼 대했다. 가르치려 들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묻는 질문은 아무리 유치한 것이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대답해주었고 편의상 결론을 서두르는 일은 결코 없었다.

아버지에게 시간이란 타인에게 베푸는 선물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쓸모를 굳게 믿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자긍심이었다.

어머니가 부모로서 지킨 마음가짐은 아주 훌륭하고 나로서는 따라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어느 순간에도 동요하지 않는 선불교적 중용에 가까웠다. … 우리 어머니는 그저 한결같았다. 쉽게 판단하지 않았고, 쉽게 참견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기분을 면밀히 살폈고, 무엇이 되었든 그날 우리가 겪은 시련이나 성공을 자애롭게 지켜보는 증인이 되어주었다. 상황이 나쁠 때라도 동정은 아주 약간만 표시했다. 우리가 뭔가 잘 해내면 딱 적당한 정도로 칭찬하여 자신도 기쁘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그 이상 지나치게 칭찬하여 우리가 어머니의 칭찬을 바라고 무언가를 하게 되는 상황은 만들지 않았다.

어머니는 오빠와 나를 한결같이 사랑했지만, 우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지는 않았다. 어머니의 목표는 우리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늘 “난 아기가 아니라 어른을 키우는 거야”라고 말했다.

미셸의 부모님이 보여준 삶의 태도와 가르침은 미셸과 그녀의 오빠를 반듯하게 키워냈다. 우리 아이에게 나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했다.

버락의 거대한 비전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은 미셸은 예측 가능한 삶, 가족을 돌보는 삶을 누릴 수 없는 현실에 괴로워한다. 퍼스트레이디가 되고 나서는 자신에게 한정된 역할에 고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락 못지 않은 낙관주의로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영향력을 잘 활용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군인 가정을 도왔고, 어린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주어진 환경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했던 오바마 부부와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나오길. 나도 그 중 한 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