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스필만 지음, 김훈 옮김/황금가지

지난 금요일 서울에 올라가면서 새마을 호에서 1시간 30분, 친구를 기다리며 1시간동안 가져간 책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어쩌면 나도 활자중독증에 걸린걸까? 컴퓨터 게임도 지겨웠고 CSI를 보는 것에도 흥미를 못 느끼자 내가 집어든 것은 바로 이 책이였다. 이 책은 아마도 내가 대학생때 구입했던 것 같은데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그만두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왜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까?’와 같은 생각이 반복될 정도로 좋은 책이였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이 이야기는 폴란드 사람이며 유태인인 스필만의 기록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바르샤바의 방송국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작곡을 하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스필만이 독일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겪으면서 가족을 포함한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수 없이 많은 생명의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이야기를 담담히 전하고 있다. 이 이야기가 더욱 감동적일 수 있는 이유는 전쟁의 끝자락에 폐허가 된 텅빈 도시에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던 주인공이 양심있는 독일군 장교의 도움으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나쁜 사람 없다.” 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는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 많은 사람들이 비상식적으로 죽어간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몇몇 광기어린 인간들의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수십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이 이야기를 어떤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떤 이유에서든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의 의지와는 관계 없는)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피아니스트”에 대한 2개의 생각

  1. 영화 혹시 안보셨으면 꼭 보세요. >_< 명작이예요 (전 책도 있는줄 몰랐네요~) 근데 확실히 소재가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또 영화 러닝타임도 진짜 긴 편이고 두번 볼 엄두는 안 나는 영화네요 -0-; 중간에 스필만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쇼팽 발라드 1번 전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감동적이죠 ㅠ (개인적으로 발라드 1번이 주위에 치던사람이 많아서(전 못치고 ;; ) 좀 지겨웠었는데 이 영화에선 참 좋았어요.)

    1. 안그래도 영화도 찾아서 볼 생각이야. 체게바라 평전을 읽으면서 모터사이클다이어리라는 영화를 보니까 좋더라구. 책을 읽어서 그런지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는 영화속의 한 장면이 벌써 상상이 되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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