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에서 만난 도인들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당산역 앞에서 또 그들(?)을 만났다. 서울에 살때는 꽤 자주 만났는데 대전 생활을 하면서 만난 것은 오늘이 두번째(만남의 장소는 물론 모두 서울).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이루마의 연주곡을 들으며 유유히 버스 정류장을 향하는데 어떤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서 좋은 운이 보입니다. 잠깐만 …”

나는 손사레를 치며 지나쳤다. 그를 뿌리치고 난 후 10초후에 또 다른 사람이 나를 잡으며,

“좋은 기운을 타고나셨네요. 잠깐만 …”
“관심 없습니다.”

두번째 도인(?)도 매정히 뿌리쳤다. 평소 같으면 호기심에 몇 마디 들어봤겠지만, 오늘은 빨리 들어가서 <하얀 거탑>을 봐야 하기에 자제의 미덕을 발휘했다.

난 유난히 도인(?)들에게 잘 찍히는 편이다. 정말 내가 비범한(?) 인물이여서 그런건지, 잘 속을 것 같아 보여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으나 전자였으면 좋겠다. 작년 말에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만난 여자도인(?)은 나를 보고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뭔가(?)가 기운을 막고 있어서 능력발휘를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형편없는 집중력에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면 가끔 이 여자도인의 말이 신경쓰이는 것을 보면 나도 참 …

지인의 지인의 경험담에 의하면 그들을 따르게 되면 어깨들이 지키고 있는 장소에 가서 절 하고 돈 내고 온다고 하는데 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비슷한 경험 다들 가지고 계신가요?

“당산역에서 만난 도인들”에 대한 11개의 생각

  1. 전에도 말했지만 단한번도 없어요~ -_-;; 아무도 안 잡더라구요 지금까지…
    비범한-_-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봐요. ㅋㅋ

    1. 희진양이 서울의 번화가를 돌아다닌 빈도가 나보다 훨씬 적을 것이므로 나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 같아. 서울에 계신 분의 경험담이라면 비교할만하지. ^^

  2. 생각해보니까 나도 4번이나 되네 벌써 =ㅁ=ㅋㅋ
    작년엔 학교가려는 버스정거장에서 한번, 학교앞에서 한번
    올해는 퇴근하고 가는길에 한번, 그냥 길 걸어갈때 한번.
    처음엔 좀 들어줬는데 이젠 그냥 무시하고 가버림ㅋㅋ
    내가 만만해보여서 그런 사람들이 꼬이나~ㅜ_ㅜㅎㅎ

  3. 문자로도 얘기했지만 웬지 니 글을 읽었던게 문제였던듯;;
    야밤에 중앙동에서 남자 둘이 접근하기에 괜히 쫄았었다ㅋ
    직업이고 계급이고 다 필요없다니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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