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회

사택 식구 10명을 대표(?)하여 건호형과 같이 난생 처음으로 반상회에 참가했다. 아줌마들이 모이는 자리라서 현관을 통과하기가 영 쉽지 않았으나 쭈뼛쭈뼛거리며 들어서는 우리를 너무나 반갑게 맞아 주셔서 무리 없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참석 안하고 몇 천원의 벌금을 내면 그만이기도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한집에서 남자 10명이 득실대면 이웃들이 불안(?)해 할까봐 인사도 드릴겸해서 두달에 한번 있는 반상회에 참석하기로 사택 식구들과 합의를 보았고 입주한 후 두번째인 반상회에 건호형과 함께 참석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줌마들께서는 누구 집 딸이 몇살인가에 대해서 조사를 착수하기 시작하셨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소개시켜준다는 이야기도 오고 갔다. 다음에 또 보자는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시고 가신 분도 계시고…

이번 반상회에서는 별다른 안건이 없었고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박식한 어떤 분의 강연(?)이 거의 40분 동안 이어졌다. 사택이 분당의 중심가에 있고 55평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서민(?)인 나로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리모델링에 대한 그들의 욕구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아니면 부동산의 자산가치 상승을 통한 재산증식을 원하기 때문일까?

3년동안 월급의 80%를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스스로 1억을 모으겠다는 나의 계획과 아들에게 강남에 10억짜리 아파트를 사주고 싶은 자칭 중산층(?) 아줌마들의 바램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도 나는 모네타를 전전한다.

“반상회”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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