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드 포 디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주인공 비니는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halo를 착용한 채로 다시 링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훈련 중 잘못되면 영원히 걷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지만, 권투를 할 수 없는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는 다시 살아가기 위한 선택을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것,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을 나는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해보자고 그렇게 생각했다.

아래는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기자와 인터뷰 내용이다.

본인이 들었던 거짓말은 뭔가요?
권투를 하면서 깨달은 건 또 뭐죠?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왜죠?

아뇨. 그게 제가 들은 가장 큰 거짓말이에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이 말을 끝없이 듣게 되죠.

간단하지 않은 게 뭔데요?

뭐든지요.
모든 게요.
그래서 사람들을 포기시키는 거죠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그러면 진실은 뭐죠?

간단하다는 거에요.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어느 순간 끝이 나고
얼마나 간단한지 알게 돼요
처음부터 불가능은 없었던거 거죠.

링컨

남북전쟁중 노예해방 13차 수정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지켜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링컨과 공화당은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 의원을 매수하기도 하고, 의회에서 발언할때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소신발언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노예해방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작은 부정을 저지른 것이지요. 예외없이 항상 옳바른 절차를 고집하고 소신을 지키는 선택을 했다면 노예해방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는데에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흑인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채 노예로 살아가야했겠죠. 링컨은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힘이 가장 강한 순간 승부수를 던졌던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2급수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1급수를 고집했다면 그 자리에 올라 자신의 뜻을 펼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상적인 사회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기에 자신의 이상을 펼치기 위해서 때로는 존엄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할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할 일이 없도록 조금 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웜 바디스

오늘 아침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웜 바디스”라는 좀비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좀비가 나오면 으례 공포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영화의 장르는 로맨틱 코메디에 가깝습니다.

한 여자와 사랑의 빠지고 마침내 그녀와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꿈을 꾸게 되는 좀비 R을 보면서 가슴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영화에서 그려지는 좀비는 사랑도 꿈도 없이 하루하루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묘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꿈꾸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소명

지난 주말에는 ‘소명’이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아마존에 파견된 선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서,기독교의 색체가 너무 진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만, 종교를 떠나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삶을 온전히 바친 사람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왔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아마존에 거주하고 있는 한 부족을 찾아가 그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글을 읽히고, 그들의 글로 씌여진 성경책을 만들어내는 선교사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종교를 떠나서 그들의 삶이 정말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에 창원 양곡교회를 다닐때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보통 사람은 사과 장수에게 사과를 사러 가거든 가장 좋아보이는 사과만 고르겠지만, 크리스찬은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사과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는…
지금은 교회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지용수 목사님의 설교는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섬기는 형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형식이나 교리는 역사적, 정치적인 이유로 많이 변질되었을테니까요.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을 보여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쁜 사과를 고를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