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첫째 날

아내와 나의 여름휴가는 점점 정적으로 변해 가는 듯 하다. 2년 전엔 제주도에 가서 차도 빌리지 않고 한동네에서 7박 8일을 보냈고, 작년엔 네스트 호텔에서 말 그대로 그냥 쉬었다. 올해는 경리단길 근처 에어비앤비 숙소를 빌려 3박 4일을 자유롭게 보내고 있다. 배고프면 먹으러 가고 졸리면 자고 몸이 찌뿌둥하면 산책하러 간다.

휴가지로 떠나는 방법은 5007번 버스. 3박 4일 일정이라 작은 캐리어를 들고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남산체육관 정류장에 내려 달동네의 가파른 언덕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우리가 묵을 그랜마 스테이에 도착했다.

숙소는 마음에 들었다. 큰 창문 옆 원형 테이블에 앉아 턴테이블(TEAC LP-P1000)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짐을 풀고 동네를 둘러 보았다. 숙소에서 녹사평역 입구까지는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아 보았던 맛집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 중 하나였던 홍콩 음식점 완차이야에서 완치이야 플래터를 먹었다. 솔직히 기대만 못했다. 다음에 온다면 새우탕면이나 마카오볶음면을 먹어보고 싶다.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어렸을 때 다녔던 유성유치원을 둘러 보았다. 건물의 형태만 흐릿한 기억속에 남아 있을 뿐이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경리단길에서 숙소로 향하는 경사는 어마무시하다. 지인들에게 어렸을 때 이태원 달동네 살았는데 경사를 뛰어 내려가다 멈출 수 없어 넘어졌고 그 때 가난을 알았다는 이야기를 우스게 소리처럼 하곤 했는데, 정말로 나는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다.

숙소에 돌아와 코세라 머신러닝 프로그래밍 숙제를 하다가 입이 궁금해 다시 길을 나섰다. 어디 맥주 한 잔 맛있게 할 수 있는 곳 없을까 고민하다가 찾은 곳은 크래프트웍스 남산점.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손님이 거의 없어 조금은 쓸쓸한 분위기였지만, 맥주도 음식도 연애하던 그때처럼 맛이 좋았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방향으로 나란히 손을 잡고 걸었다.

중간에 숙소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걸었다. 복잡한 달동네지만 신기하게 하루만에 금방 적응이 되었다. 어렸을 때 살던 동네라 그런걸까.

국립세종도서관

최근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휴가를 내고 나홀로 여행 아닌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1,000km도 주행하지 못한 320i의 길들이기도 겸해서.

가는 길은 거의 막히지 않았지만 교통량이 적은 것은 아니어서 시원하게 달릴 수는 없었다.

처음 방문한 세종시는 미완의 느낌이 강했다. 아직 한창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시내에 덤프트럭이 많이 보였다.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예상대로 도서관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도서관 대각선 방향의 텅빈 호수공원 3주차장 구석에 조심스럽게 주차를 했다.

도착하면 도서관 건물 사진을 멋지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왔는데, 하필 외벽공사를 하고 있었다.

매점에서 헛개수를 하나 사들고 차분히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도서관의 이모저모를 직접 눈으로 둘러 보았다. 안타깝게도 명당이라는 노트북 열람석을 포함해서 빈 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계단 사이에 위치한 책마루라는 공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딱딱한 나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곤욕이었으나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시야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앉아서 머신러닝 강의를 듣고, 가져간 3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었다.

점심은 4층 식당에서 4,000원짜리 식권을 구입해서 먹고, 도서관 맞은편 세종호수공원을 산책하려 했으나 너무 더워서 입구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제대로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집 앞 광교호수공원보다 많이 못한 느낌이었다.

돌아가는 길 차가 막힐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조금 더 일찍 출발할껄 하는 후회가 남을 정도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많이 막혔다. 가면서 벌어놓은 연비를 돌아오면서 다 까먹었다.

근처에 괜찮은 숙소가 있다면 며칠 휴가를 내고 도서관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독서 습관이 영 만들어지지 않아서 고민이 많은데, 6시간 정도 낯선 장소에서 오로지 책을 읽은 경험이 조금은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제주도에서 휴가를 시작하며

thumb_IMG_0388_1024

2015년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6박 7일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와 있습니다. 꽉 짜여진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던 그동안의 여행과 다르게, 이번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읽고 싶은 책 등 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적어 왔지만, 꼭 하고 돌아가야겠다는 의무감도, 언제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습니다. 6박 7일의 여유로운 시간을 준비한 만큼 그저 마음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실컷 쉬다가 돌아갈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진짜 휴식 가운데 얻고 싶은게 하나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면 재미있을까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흥미를 잃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어 과분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열정이 예전같지 않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대체로 즐겁고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인생의 이모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시대에서 다음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기에 자꾸 다음을 고민하게 됩니다.

thumb_IMG_0402_1024

월정리에 위치한 달나비 민박의 다락이라는 이름의 방에서 4박을 보낼 예정입니다. 작고 저렴한 방이지만 집주인의 감성이 뭇어나는 특별한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잘 쉬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가 이후에 펼쳐질 삶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조호프리미엄아울렛(JPO)에 다녀오기

싱가포르 여행 마지막 날에는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 위치한 Johor Premium Outlets에 다녀왔습니다. 인터넷에 잘 정리된 정보가 없어서 여기에 남깁니다.

출발하기 전에 여권과 싱가포르 입국할때 작성한 입국카드를 준비합니다.

부기스역 근처에 위치한 Queen Street Bus Terminal에서 티켓(현금 2.5 S$)을 구매 하고, CW2 버스에 탑승합니다. 170번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좌석버스 CW2가 빠르고 쾌적합니다. 티켓은 나중에 출국 심사 후 다시 탑승할 때 필요하므로 잘 보관해야 합니다.

30~40분 정도 달리면 Woodlands Checkpoint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출국심사를 해야하므로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출국심사대에서 싱가포르 입국시 작성했던 카드를 제출하게 됩니다. 출국심사를 마치면 다시 CW2 버스에 탑승해야 합니다. 티켓을 보여주면 추가비용없이 다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에 탑승하여 바다를 건너는 길을 지나면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게 됩니다. 국경을 넘자마자 도착하는 건물에서 말레이시아 입국심사를 받게 됩니다. 여권만 건네주면 질문도 없이 입국심사는 끝납니다.

IMG_20140923_124216

입국심사를 마친 건물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JB Central로 갈 수 있습니다. 표지판을 보고 잘 따라가시면 됩니다. 1층 버스 터미널에서 JPO로 가는 버스 JPO1을 타면 됩니다. 여기서 레고랜드로 갈 수 있는 버스도 탈 수 있는데 노선 정보는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IMG_20140923_130901

IMG_20140923_142751

JPO1의 배차간격은 2시간 30분이니 시간표를 잘 보고 일정을 짜야합니다. JPO1을 타고 가고 오는 길에 정류장이 꽤 많은데,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현지인들도 많이 타고 내려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말레이시아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IMG_20140923_183903

다시 JB Central에 돌아왔을때는 익숙해져서인지 나름 여유가 생겨서 말레이시아 스타일 봉지커피로 더위를 달랬습니다.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올때는 얼떨결에 CW5 버스를 탔는데 여행 첫날 칠리크랩을 먹었던 Newton Food Centre에 내려주더군요. CW2, CW5 등 Causeway Link 회사의 버스 노선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북쪽에 숙소를 두고 있는 분들은 CW2를 타고 멀리 부기스까지 갈 필요 없이 Newton까지 운행하는 CW5를 타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신혼여행에서 즐긴 음식들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푸치노

IMG_1491

핀초스

IMG_0238

샹그리아

IMG_0452

빠에야

IMG_0455

보케리아시장 해산물구이

IMG_1623

보케리아시장 컵과일

IMG_0489

El Rey De La Gamba

IMG_0649

English Breakfast

IMG_1664

프랑스 카르카손

IMG_0722

IMG_0720

IMG_0817

IMG_0818

IMG_0852

IMG_0855

IMG_0856

프랑스 아를

IMG_0894

IMG_0896

IMG_0897

IMG_1047

IMG_1056

IMG_1057

IMG_1058

IMG_1063

프랑스 고흐드

IMG_1135

IMG_1136

IMG_1923

프랑스 후쓸리옹

IMG_1194

IMG_1195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IMG_1268

IMG_1269

프랑스 니스

IMG_1310

IMG_1309

IMG_1330

IMG_1331

IMG_2071

IMG_2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