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세계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지음/푸른나무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라는 책을 읽고 유시민이 글을 참 재밌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했던 책이다. <WHY NOT?> 이라는 책과 함께 구입했는데, 조금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이 책을 선택했다.  그 책을 이해하기에는 내가 가진 배경지식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를 공부할 때면, 정말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첫장의 “드레퓌스 사건”을 읽으면서 상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이나 의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아직은 역사를 평가하는 그의 견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특히,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주의가 정착하게 된 역사를 살펴보는 일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분쟁이나 대공황등 현대사에서 의미를 던져주는 굴직한 사건들을 알게 된 것이 큰 소득이였다.

다음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유시민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시간이 나면 다른 역사책을 읽으며 같은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겠다.

우리 민족의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 공산집단의 적화야욕 망상”도 아니요 “천문학적 통일 비용”도 아니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귀를 막고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사회 분위기와 정치풍토와 법제도야말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이며, 이런 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북한은 닮은 꼴이다. 남북한이 제각기 안으로 열리지 않는다면 하나로 합치는 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

소설 정약용 살인사건

소설 정약용 살인사건
김상현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구매한 책이다. 딱딱한 책만 계속 읽다보면 독서에 대한 흥미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 유희를 위한 소설도 간간히 읽어 줄 요량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책 표지가 정말 멋진, 그래서 첫 인상이 좋은 책이였다.

조선 실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약용과 그를 둘러싼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작가의 허구가 더해져 쓰여진 소설이다.  소설의 초기 장치는 사실에서 가져왔으나, 그 전개는 모두 작가의 상상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작가는 소설에 방점이 찍힌 역사소설이라고 평가한다.

저자가 정약용에 대해서 자료를 찾아보던 중,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살고 있는 정약용이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를 벌인 기록이 있어,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살을 붙여  이야기를 엮어냈다.

모든 의문의 실타래가 풀리는 마지막 몇 장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감동을 준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처럼 큰 재미를 느낀 것은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책 읽는 책

책 읽는 책
박민영 지음/지식의숲(넥서스)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 듯, 진정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독서법을 제시하는 원론적인 실용서라기 보다는 실제 저자가 독서를 통해 지적 성장을 이룩하기까지 부딪친 문제와 극복 사례를 제시하여 초보독자를 책벌레로 이끌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좋은 책을 선택하는 방법 그리고 책 읽는 지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모든 사람은 이미 독서법을 알고 있다는 제목의 장에서 그 이유는 ‘연애편지’에 있다고 한다. 연애편지를 받아본 사람은 최고 수준의 글 읽기가 무엇인지 스스로 경험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데, 행간을 읽고 여백을 읽으며 애매함에 민감해지고 암시와 함축에 예민해진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설명이다.

언젠가 문득 글을 읽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다소의 의무감을 가지고 3월부터 다른 취미를 모두 버리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16권을 향해가는 지금 점차 독서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는 듯 하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사색하면서 나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 일텐데, 앞으로 많은 책을 읽어나가며 노력해보아야겠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푸른숲

오래전에 우연히 한비야님의 책을 잠깐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물론 그때는 책을 즐겨읽을 때가 아니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소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여행기가 아니였기에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마라”에 이어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얼마 전 “TV, 책을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서 보았던 등장한 한비야 팀장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화이팅 넘치는 건강한 미소가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였다. 삶을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직접경험하는 데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왔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비야 팀장의 글이 잘 읽히는 것은 거짓없는 솔직한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는 그녀의 글솜씨 덕분이다. 여행가였던 그녀가 월드비젼의 긴급구호 팀장으로 변신하여 5년동안 활동하며 초보시절 부터, 현지직원에게 교육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 잠비야, 이라크, 네팔, 북한 등지를 쉼없이 돌아다니며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있다. 서울가는 버스에서 바보처럼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나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에는 정말로 인간적인 삶조차 영위하기 힘든 어려운 이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또한 그러한 어려움을 가져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은 소득이라면 소득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세상에는 따뜻한 인류애를 지니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그녀를 따라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쉽지 않겠으나, 다른 방법으로(?) 그녀의 행군에 동참하리라 다짐해본다.

‘정말 힘들어 죽겠군. 무쇠로 만든 사람이라도 녹고 말겠다’ 이렇게 입이 댓발이나 나와 죽겠다고 아우성치면 내안의 내가 곧바로 튀어나와 이렇게 묻는다. ‘누가 시켰어?’ ‘그렇게 힘들면 그만두면 되잖아’ ‘아니 누가 그만 두겠대? 말이 그렇다는 것지’ ‘그럼 왜 계속하고싶은 건데?’ 답은 아주 간단하다. 이일이 내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다. 내피를 끓게 하기 때문이다. 몸은 고생하지만 하고 싶던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지식의 힘

지식의 힘
박종현.이보연 지음/삼진기획

27명의 CEO를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 만들어진 책이다. 그들의 인생관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파하긴 목적으로 쓰여지긴 했지만, CEO들은 하나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쓰고, 행동하며 나아가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소신을 이야기 한다.

물론 배움에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직접 경험에 의한 것일 것이며, 두 번째는 좋은 사람으로 부터의 것 이겠지만, 책만큼 작은 비용으로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소득은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히 다질 수 있었다는 것과, CEO들의 추천서적목록을 통해 나의 독서리스트를 풍부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서에 대한 초점을 떠나서라도, 여러 CEO들의 삶의 경험과 철학을 이야기 하고 있기에 책장에 두고 여러번 다시 꺼내 읽을만한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