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플

51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 어린시절 즐겨보던 MBC 테마극장처럼 주인공들은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만난다.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고, 서로 다른 일에 기뻐하고 슬퍼하며 살아가지만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느끼지 못할 뿐.

작가가 남긴 마지막 문장.

한사람이라도 당신을 닮았기를, 당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바랍니다. 바로 옆자리의 퍼즐처럼 가까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닮음에 기뻐하되 다름에 실망하지 않는 내가 되기를, 다름을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좋았던 부분을 아래 남긴다.

“나중에 하나도 기억 못하겠지? 니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의진은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을 했다. 우리가, 한사람 한사람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랑의 기간들이 얼마나 길까.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더니 눈물이 조금 고였다.

“어떤 사람이었어요?”
“좋은 사람, 늘 제정신인 사람.”
“그건 너무 단순한 설명인데요.”
“그런데 잘 없어요.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각자 세우게 되잖아요? 제 기준은 단순해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정신줄을 잘 붙잡느냐 확 놓아버리느냐. 상대방을 고려않고 감정을 폭주시키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선하면서도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 드물고 귀해요.”

“나이 들어 물렁해진 건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지요. 당사자니까, 끄트머리에 서 있으니까. 그래도 오만해지지 맙시다. 아무리 젊어도 그다음 세대는 옵니다. 어차피 우리는 다 징검다리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하는 데까지만 하면 돼요. 후회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