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서울로의 전학을 앞둔 고등학교 1학년 막바지에 나는 친구들과 해운대에서 겨울바다를 보고 왔다. 끝 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감상에 잠기기도 하고, 부산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내겐 아련히 남아 있다.

그러한 기억을 더듬으며 이번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이였던 지난 일요일에는 창원집에서 분당으로 올라오는 길에 부산에 들러 묘령의 아가씨(?)와 해운대에 다녀왔다. 창원 터미널에서 겨우 30여분만에 부산 서부 터미널에 도착! 생경한 부산시내와 부산사람들을 마주하며 전철을 타고 해운대 역에 도착! 바다로 걸어나가는 길에 해운대 필수 아이템 새우깡을 구입! 드디어 바다에 도착하자 수평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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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따뜻한 날씨에, 따뜻한 햇볕이 우리를 감싸주어, 날카로운 바다바람이 시원하게만 느껴졌다. 해운대의 정취를 잠시 감상한 후, 부산 갈매기와의 교감을 위해 새우깡 봉지를 뜯었다.

주변에 갈매기가 없어 갈매기가 꽤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한 후, 시험삼아 새우깡 하나를 공중에 던졌고, 공중에서 새우깡은 사라졌으며, 일순간에 주변 갈매기들이 우리에게로 모여 들었다.처음에는 공포가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에.

몇 번 새우깡을 뭉탱이로 던져 줬더니 내 앞에 모여 서서 내 손을 응시하며 다음 새우깡 턴을 기다리는 귀여운 녀석들. 생긴 것도 참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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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봉지에 손을 넣어 새우깡을 꺼내는 척 하고 빈손을 휘둘렀더니, 이 녀석들이 잠깐 날다가 다시 내려앉는다. 몇 번 반복했더니 절반은 미동도 안하는 것이 제법 똑똑하다.

한조각씩 공중으로 던져 주면 정말 잘 받아 먹는다. 그럴때면 내 앞에서 공중부양을 하며 다음 새우깡을 기다린다. 다음 사진은 공중에서 새우깡을 받아 먹는 장면을 순간 포착 한 것! 예쁘게 생겼는데 다리가 하나 없어 왠지 마음이 안좋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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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시간이 빠듯해서 두어시간만에 떠나야 했다. 다음에는 여유있게 차를 가져가서 달맞이 고개, 해월정에도 올라가 보고, 광안대교 드라이브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