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자살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를 재밌게 읽어서 도진기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성도서관에 있는 『정신자살』을 상호대차하여 읽게 되었는데 계속 손이 갈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끝까지 읽고 나서는 too much라는 느낌이 강했다. 오답률 100%에 도전한다는 책 소개 문구가 책을 덮은 후에 더 와닿았달까.

소설을 읽을 때 인물을 파악하는 것이 여긴 귀찮은 게 아닌데,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 만났던 변호사 고진과 형사 이유현이 등장해서 처음부터 읽기가 편했다. 이 두 사람과 미녀가 등장하는 점이 도진기 작가 작품의 공통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재미로 읽기에 나쁘진 않았지만 남는 건 그다지 없는 것 같아서 추리소설에는 당분간 손을 대지 않을 생각이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추석 연휴를 위해 빌린 4권의 책 중 한 권. 제법 두꺼워서(484쪽)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재밌어서 추석 전날에 다 읽어 버렸다.

현직 판사가 쓴 법정 추리소설로 법정 공방의 묘미를 잘 살렸다. 도진기 작가는 변호사 고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연달아 내고 있고 이들을 엮어 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판사라는 본업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상상하고 유려한 글로 풀어낼 수 있을까 감탄했다.

이 작품에서는 청부살인의 가능성은 처음부터 배제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론 아쉽게 다가왔지만, 독자들을 미궁에 빠지게 국제적인 스케일의 트릭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는데 당분간 변호사 고진 시리즈를 찾아 읽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