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없게 되어, 책장에서 나에게 의미가 컸던 책들을 꺼내 다시 읽고 있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평범한 두뇌를 가진 나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알려준 책이어서 평생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 읽은 시점이 석사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해였는데, ‘2년만 일찍 읽었더라면 석사과정에서의 성취나 진로가 바뀔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세 번째로 읽으면서 가져보았다.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누군가? 나 자신이다. 솔직히 나 자신이 볼 때 내가 뛰어난 재주를 가졌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노력하는 데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자신이 있다. 바꾸어 말해서 끝까지 해내는 끈기에 있어서는 결코 남에게 지지 않는다.

느긋하게 기다리고, 기회를 잡을 행운이 오면, 나머지는 끈기이다. 나는 남보다 두 배의 시간을 들이는 것을 신조로 하고 있다. 그리고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의식적으로 키워 왔다.

노력이란 말은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번에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어온 내용은 ‘배움’과 ‘지혜’에 대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배운 것을 잊어버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이유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실제로는 잊어버린 것이 아니다. 바로 꺼내 쓰기 어려울 뿐… 한 번 배운 지식은 작은 노력으로도 언제든 다시 꺼내 쓸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배움’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의 바탕을 쌓는다. 당장의 필요를 찾을 수 없는 주제라 하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목표한 수준의 공부를 해낸다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읽는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책에서 배운 교훈을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서, Notion에 옮겨적고 이렇게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행위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공부와 독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느낌이다. 고민할 시간에 노력하자.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김영란법”의 주인공, “김영란” 전 대법관이 지은 책으로 “정혜신의 사람 공부”와 마찬가지로 공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다. 평생 지식과 상관없는 책 읽기를 해왔고 그것이 쓸모없다고 생각했었지만 돌아보니 유년시절 사고관의 틀을 형성해 주었고, 법관으로 일할때도 도움이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한번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 법한 마음속 이야기를 꾸밈없이 솔직히 들려주셔서 책을 읽는 내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문학작품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문학작품으로부터 삶의 문제에 대해서 깊이 사고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그 어떤 장르의 책보다 문학작품이 삶에 더 큰 울림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나는 왜 경제학을 공부하는가?

2015년 2학기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으로 편입하여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경제학 공부에 대한 열정이 처음과 같지 않을 때 처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시작하는 지금의 동기를 여기에 남겨볼까 합니다.

왜 경제학이냐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먼저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보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중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정신적 소비 활동은 그 순간에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달리기, 걷기를 제외한 운동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해야하고 노년의 시기에는 즐기기 어렵습니다. 평생 즐길 수 있는 것 중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보람이 큰 것이 공부라고 생각했고 이를 취미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해야하는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공부는 새로운 기회를 선물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다음 두 권의 책이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thumb_IMG_0268_1024

전공(전산학) 이외의 여러 분야 중 경제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어떤 경제적 현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원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었습니다. 이는 경제주간지를 구독하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백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투자자로 성공하여 살아있는 전설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짐 로저스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랜드에 주목하라를 읽게 되었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와 다른 견해를 거침없이 주장하고, 자신이 주장한바대로 투자 포지션을 가져가 큰 수익을 얻는 모습에 매료 되었습니다. 그의 통찰력이 부러웠고 투자자로서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기본기를 체계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 같아서 경제학 공부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여유자금을 지혜롭게 운영하는데 경제학적 지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학기(2학년 2학기)에는 경제학과의 다음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 기초거시경제론
  • 수량경제분석입문
  • 경제사상과이론
  • 증권시장과금융상품
  • 세계지역경제론

증권시장과금융상품을 제외하고는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과목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경제학 공부를 시작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궁금했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쁜 마음입니다. 졸업을 위해서, 성적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로 공부하다보니 오히려 학창시절보다 더 제대로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처음의 흥미를 잃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정일의 공부

장정일의 공부
장정일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자신의 이름 석자에 당당히 공부를 더한 책의 제목은 나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독후감이다. 저자의 광범위한 독서의 결과인 독후감을 읽고 그 내용을 다룰 엄두가 나지 않아 간략히 느낀바로 독후감을 대산 할까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하여 너무나도 무지한 자신을 발견하고는 견딜 수 없어 공부를 시작했다. 최근 인문학 서적을 접하면서 왜 인문학에 대한 독서가 독서의 참맛을 알게 해주는지를 깨닫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서 말해주기 때문.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서 –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총량이 얼마나 보잘 것 없었던 것인가를 인지하게 되었다. 생소한 어휘를 만나 수없이 국어사전을 뒤졌고 생소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수없이 백과사전을 뒤졌다. 

사실 이 책은 무지렁뱅이인 나로서는 읽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이 책의 정수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다양한 분야에 스스로의 공부를 끊임없이 진행시켜나가는 저자의 열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아직까지는 책의 내용을 필터링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했다. 저자는 분명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사유를 통해 책의 내용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용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공부의 즐거움

나름 공부를 업으로 살아왔다는 30인이 공부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공부에 의한 자신의 삶을 밝힌 책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글에서 배울점은 분명 있었지만, 너무나 그 내용이 짧아서 단편적인 느낌밖에 전달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점, 삶의 모든 순간에 우리는 항상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사람답게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해 평생을 공부하며 살아가야한다는 것도 …

이리저리 책을 읽다보니 경영학이나 경제학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다. 다시 태어나면(?) 인문학쪽으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지금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고(?) 오래전부터 공부하고 싶었던 것이였지만 …

이번달은 학기를 마무리하고, ITRC 포럼을 준비하느라 책을 평소의 절반도 못 읽었다. 마지막 수업의 논문과제를 마치면 도서관에 상주하며 부족한 독서량을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