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그 동안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첫 출근을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좋은 기분으로 길을 나섰으나 오랜만에 겪는 혼잡한 서울에서의 출근은 역시 예상대로 피곤했다. 8시에 집을 나서 9시 35분이 되어서야 삼성역 근처의 교육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빨리 사택에 입주하여 연구실에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대학원 동문들이 많아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 중에 절반은 서로 안면은 있지만 인사를 나눈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친해질 수 있었다. 조편성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분들도 좋은 분들이였고, 나와 같은 Core실에 가게될 신입연구원들도 다들 좋은 분이라 연구실 생활이 기대가 된다.
 
6시까지 회사생활에 대한 교육을 마치고 저녁식사는 삼겹살에 소주를 함께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인지라 1병정도에 한계치에 도달하여 집에 오는 길이 적잖이 고생스러웠다. 다시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겠다는, 언젠가는 또 잊어버릴 다짐을 하는 나 …

대기업이 아닌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도전적인 연구를 해볼 수 있다는 것과 실력있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엔지니어로 성장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능력에 비해 잠재력을 인정해 주고 좋은 대우를 해주었다는 측면도 크게 작용했다.

빨리 3일과정의 교육이 끝나고 연구소에서 내 책상, 내 컴퓨터를 가지고 생활할 날이 오길. 서울의 출퇴근을 경험하며 벌써 부터 한적한 대전생활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