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 Race

오늘은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린 NB Race에 참가하였습니다. 여자친구와 함께!

7시 30분쯤 일찌감치 도착하여 공원을 둘러보는 등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8시 30분 정도가 되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래 인천대공원! 그 노래가 울려퍼지자마자 무대 근처로 정신없이 달려갔습니다. 놀랍게도 유세윤이 사회자더군요. 재치있고 짖꿏은 입담으로 재밌게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레이스 후 축하공연에서 데이브레이크, 10cm, 이적, UV가 노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곤 했는데 오늘은 여자친구도 함께고 좋아하는 가수들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어, 달린 후에 공연을 즐기기로 하였습니다.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와 함께 스트레칭을 한 후, 9시 경에 도전런, 팀런 그룹이 출발하였고 우리가 속한 드림런, 미팅런 그룹은 9시 20분 경에 출발하였습니다. 5km까지는 지난번 11번가 마라톤의 악몽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로 무난히 잘 뛰었습니다. 좋은 기록은 아니였으나 1시간 안에는 들어올 수 있는 페이스였습니다.

뛰면서 2명의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면서 뛰고 있는 션을 만났습니다.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혼자 뛰는 것도 이렇게 힘이든데, 유모차를 밀면서 뛰면 얼마나 힘들까요? 멋진 가장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혼자 뛰기도 힘에 부치는 스스로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유모차를 밀고 뛰었던 그는 우리보다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였습니다.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하프마라톤 완주 경험이 있는 여자친구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일부 구간은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그래서 기록은 1시간 5분으로 좋진 않았지만,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만으로도, 처음으로 10km 코스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달리기는 조금 아쉽게 되었지만, 레이스 후 공연은 우리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주었습니다. 10cm의 노래는 정말 매력적이었고 특히 “아메리카노”는 모든 사람들이 신나게 따라부르며 즐겼습니다. 그리고 나온 이적은 분위기 종결자! 이적 다음에 나온 UV의 존재감이 다소 묻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는 10km를 완주한 피곤함을 완전히 잊고 미친듯이 날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전 11시에 땡볕 아래서 콘서트장에 온 기분을 만끽하였습니다.

오늘 NB Race는 여러가지로 훌륭했습니다. 옷부터 품질이 좋아 보였고, 신선한 과일 도시락을 포함한 간식도 다른 대회의 그것에 비해 퀄리티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공연팀, 공연 중 편히 기댈 수 있도록 종이로 만들어진 등 받침대까지 제공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단 돈 2만원의 참가비로 가능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혼자 하는 마라톤에 비해, 여자친구와 함께한 이번 마라톤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 축제를 다녀온 기분입니다.

기록이 다소 아쉽지만 올해안으로 함께 1시간 이내로 완주할 수있다고 믿습니다!

 

11번가 11km 건강 달리기

지난 3월 18일 회사 건강 관리실에서 인바디 체성분 측정 결과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신청한 마라톤이 바로 11번가 11km 건강 달리기였습니다. 월, 수, 금 밤 늦게까지 학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일정 때문에 운동은 별로 못하였으나, 식이요법으로 6kg 정도 감량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먼 상태에서 4월 23일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저는 여러가지 기록을 남겼습니다.

최장 거리를 뛰었고, (11km)
처음으로 마라톤 중에 걸었고, (약 30% 구간)
그래서 최장 시간을 뛰었고, (1시간 15분)
그래서 가장 안좋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7시 30분에 도착하여 배번호를 받고, 옷을 갈아입은 후 7시 45분부터 9시까지 추위에 벌벌 떨어야 했습니다. 9시에 출발 할 줄 알았다면 8시 30분 쯤 도착했을텐데… 혼자가서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도 참 뻘쭘하더군요. 

9시가 되어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출발! 시작부터 약간의 오르막 길이 이어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추월해갔고 도착할 때까지 그 흐름은 꾸준했습니다. 서울대공원 외곽을 도는 코스는 평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 생각은 완벽한 오산이었습니다. 참가자가 아닌 분들은 등산복에 지팡이를 쥐고 계시더군요. 그야말로 등산 길이었습니다.

마라톤 중에는 절대 걷지 않는다는 원칙을 포기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km 지점부터 걷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계속 뛸 수가 없었습니다. 오르막은 부분적으로 걷고 내리막은 뛰는 일을 반복하였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고 있었습니다. 숨이 너무 차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짧게 목표를 가져가는 전략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저 나무까지만 뛰고 조금 쉬자”라는 식으로… 그렇게 정한 단기 목표조차도 계속해서 포기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뛰었습니다. 참담하더군요. 잘 뛰지 못하는 몸상태도 문제지만, 정신력이 형편 없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힘든 달리기를 하면서도 한달 정도 후에 마라톤에 참가해서 잘 뛰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5km 지점에서 기록은 36분, 11km 결승점에서 기록은 1시간 15분. 상당히 많이 걸은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긴 하지만, 애초에 목표로 했던 1시간 10분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저는 실패하였습니다.

힘들었지만, 준비도 부족했지만, 이 대회에 참가하길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으니까요. 정말 오랜만에 참가한 마라톤 대회였고, 그 동안 몸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덕분에 저는 더 분발할 것입니다.

철저히 준비해서 5월 말에 다시 10km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이미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경험이 있는 여자친구와 함께 뛰려고 합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레이스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서울대공원도 벚꽃이 참 좋더군요! 

나는 달린다

나는 달린다10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궁리

정식으로 독서 후기를 남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실은 여러번 읽은 책입니다. 앞으로는 5권중에 한권 정도는 그 동안 읽었던 책들 중에 괜찮았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책으로부터의 배움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제가 가진 이 책에 마지막 장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이 도서는 베텔스만 북클럽 회원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제가 산 책도 아니요, 가족 중 누가 산 책도 아닌 이 책이… 우연히 집에 있었고… 그렇게 우연히 이 책을 접한 이후로… 대학생이였던 당시 101kg이였던 저의 체중은 두 달만에 80kg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지요.
이혼이라는 인생의 위기에 112kg이라는 거대한 체구를 지닌 독일 외무부장관 요쉬가 피셔, 1년 9개월 뒤 75kg의 균형잡힌 몸으로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의 과정이 솔직하게 쓰여 있습니다. 달리기를 결심하기까지의 정신적 고민의 흔적이, 마라톤을 준비하는 체계젹인 훈련 과정이,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의 환희가 감동적으로 그려집니다. 한마디로 마음에 와닿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 스스로의 나태한 모습이 부끄러워서인지, 그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여서인지 몰라도, 마라톤을 완주하는 순간의 환희를 접할 때, 내안에 뜨거운 무언가가 가득한 것을 느꼈습니다. 50세의 피셔도 의지로 해내는 것을… 나는 몇년 동안 미루고만 있었다는… 부끄러운 현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바가 한가지 있다면, 삶의 프로그램에 대한 통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특정한,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하루를 살아간다. 그 프로그램은 상황마다 표현되는 개인의 인격적 특성과 자신이 살아온 삶의 우연과 주어진 환경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또한 의식적인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대부분 개인과 집단을 둘러싼 생활환경에서 나타나는 많은 우연의 결과다. 우리는 모든 행동에서 매일같이 이런 프로그램을 따르게 된다. 어떤 변화된 생활 환경에서는 부분적으로 그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통찰의 결과로, 피셔는 다이어트를 위해 삶의 프로그램 전체를 완전히 새롭게 작성하기로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거죠. 
나를 지배하는 삶의 프로그램은 과연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에 대하여 자문해 봅니다. 그 것이 잘못된 혹은 의미없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도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못된 습관으로, 환경의 영향으로 혹은 우연의 결과로 빚어진 프로그램이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이 상황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새롭게 짜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프로그램으로 삶을 영위하던 시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기가 있습니다. 근래에는 부끄럽게도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언젠가 인터넷을 통해 요시카 피셔가 재혼 후 다시 살이 쪘다는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실망한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다시 살이찐 요시카 피셔처럼 대학원 시절 꾸준한 달리기로 73kg까지 감량했던 체중이 불어나 최근엔 85kg에 육박한 상태입니다. 그에게 실망할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 소중한 내 인생의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달리기를 쉬어야겠다는 나약한 생각을 버리고, 지금 쌓인 눈이 녹는대로, 겨울에 적합한 트레이닝복이 준비되는대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나를 변화시켰던 요쉬가 피셔가 지금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달리기를 통해 ‘정신과 육체가 하나로 되는 자아여행’을 하고 있기를 바랍니다.

제6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시간 : 2008년 4월 6일
장소 :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달린 시간 : 58분 36초
달린 거리 : 10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302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51km

제4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50분 25초)
제5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1시간 1분 20초)
제6회 코리아오픈 마라톤 (58분 36초)

제5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TmaxSoft 단체로 참가했다. 비록 늦게 도착해서 회사 조끼도 입지 않고 혼자 뛰게 되었지만…

대회 당일 새벽 6시 5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는데 정신이 몽롱하고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배탈, 설사로 시달리면서 몸상태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2주 연속 대회 참가 자체도 나에게는 무리인데다가 컨디션 마저 최악이다 보니 대회를 참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끝없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나도 모르게 집을 나서고, 버스를 탔다. 과연 이게 현명한 행동일까 확신하지 못한체…

강남역에 내려, 전철역 화장실에서 다시 한번 자연과의 대화를 나누면서, 무리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현명하지 못한 처사였음을 인정하고, 대회장소에 가서 칩을 반납하고 동호회 분들께 말씀 드리고 돌아오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도착한 종합운동장에서, 컨디션은 여전히 안좋았지만 배가 아프진 않아서 나는 그냥 뛰기로 마음 먹었다. 예상치 못한 자연과의 긴 대화시간으로 인해 늦게 회사 동호회 분들이 계신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는데다 작년과 달리 옷을 갈아 입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출발시간이 1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급히 주최측이 제공하는 탈의실과 물품보관소를 찾았다. 작년과 달리 보조 경기장이 아닌 주 경기장 안에 탈의실을 설치해 놓아서 허둥대가 풀코스가 출발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옷을 갈아 입고, 가방을 맡기고 10km 코스 참가자들이 있는 곳을 향했다. 50분 이내 목표 그룹의 마지막에 끼어 출발! 출발부터 다리의 피곤함이 몰려왔고, 사람들이 많아서 빨리 뛸 수가 없었다. 최악의 컨디션으로 포기하지 않고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중요했기에 기록에는 욕심을 내지 않기로 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달리기를 즐기려고 애썼다. 이번에는 아이팟 셔플을 가지고 있었기에, 딱 12곡만 듣자는 생각으로 고통스러운 몸상태 대신에 노래에 귀기울였다.

달리는 중에 어떤 소녀가 앞사람의 등에 손을 대고 달리는 것을 보았다. 그 손이 닿아 있던 등에는 시각 장애인 마라톤 도우미라고 써있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이였던지, 나는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느끼며 한참 그들을 바라보며 달렸다. 다른 사람의 눈이 되어준 다는 것, 다른 사람이 힘들지 않게 함께 호흡하고 배려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4km를 넘어서야 TmaxSoft 주황색 조끼를 입은 분들이 반환점을 돌아 뛰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제일 앞쪽에서 출발 하신 듯. 5km에서 시계를 보니 30분 15초가 지났다. 이대로라면 1시간안에 들어오는 것이 힘들것 같아 조금 더 빨리 뛰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1km…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천천히 뛰면 고통없이 달리기를 마칠 수 있지만, 한계를 넘나들며 고통을 참아내면 좋은 기록과 커다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 두번째를 선택하며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짰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서 트랙 한바퀴 뛸 체력을 감안하며 달렸는데,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보니 결승점이 눈 앞에 있어 허탈했다. 비축해둔 체력을 가지고 전속력으로 달려 골인했다. 기록은 지난주 보다 조금 저조한 58분 36초.

‘결국은 해냈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마라톤은 극한의 고통이 있어야 제 맛(?)인데, 이제 10km 단축 마라톤은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마라톤으로서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는 6월 정도에 하프마라톤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80kg 정도 나가는 체중도 75kg 정도로 줄이고 체력을 향상시켜 반드시 다음에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해 낼 것이다.

40분 시간주

시간 : 2008년 3월 18일
장소 : 분당 탄천
달린 시간 : 39분 36초
달린 거리 : 약 6km
2008년 누적 달린 시간 : 약 130분
2008년 누적 달린 거리 : 약 21km

40분을 뛰기에는 부족한 체력과 부적합한 몸상태를 감안하여 아주 천천히 달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숨차서 힘든 것 없이 달릴 수 있었지만 마지막 10분에는 무릎이 조금 아팠다. 돌아 오는 길에 탄천변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찌나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