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빅픽처

bigpicture

리디북스 구입 후 처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사피엔스’ 였는데, 늦게 읽기 시작한 ‘선대인의 빅픽처’를 먼저 다 읽게 되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투자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은 솔직히 ‘사피엔스’ 보다는 좀 더 쉽고 흥미로웠다.

2015년 2학기 ‘증권시장과 금융상품’이라는 과목을 공부하면서 주식투자의 방법론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top-down 방식이었다. 요약하면, 경기변동, 이자율, 물가, 환율 등의 거시경제 동향을 분석하여 지금이 주식투자에 참여해도 괜찮은 시점인지 판단한 다음, 어떤 업종, 산업이 투자하기에 유망한지 분석한다. 특정 산업까지 범위를 좁힌 다음 재무제표 분석 등을 통해 투자할 회사를 선택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도 지난 학기에 배운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이자율이 너무 낮아 예금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힘든 상황에서 개인들은 투자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데, 거시 경제의 흐름에 대한 이해없이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평소에 거시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투자자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그리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자신의 이론이 맞는지 증명하기 위해 투자 실험을 했고 그 결과가 5장에 담겨있다. 저자는 가치 투자가 옳은 방향이나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없는 개인이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성장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가치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결함한 것인데, 상당히 괜찮은 가치를 지닌 ‘성장형 우량주’가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할 때 투자하면 일반인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뽑고 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을 뽑아서 다음해의 수익률을 보았더니 12.2%
  • 30개의 종목 중 최근 3개월~6개월 사이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14종목만 선택했을 때 다음해 수익률은 47.1%

이 책에서 제안한 투자 방법이 타당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여러 나라가 함께 불어대는 현재 시점에서 주식투자는 참으로 위험 천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하기에 실제로 적용해 보는 것은 미뤄두기로 했다. 투자에 대해서 공부할수록 투자를 더 망설이게 된다. 아직 한참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