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5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면, 그래도 계속 회사를 다니게 될까?’

최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고 있던 터라 더욱 흥미롭게 본 드라마다. 로또에 당첨된 공은태 팀장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고, 이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궁금했다.

로또 당첨금 13억 원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금액이다. 하지만 자기 몸 하나만 책임지면 되는 미혼 직장인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돈이다. 적어도 당분간은 돈 때문에 억지로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일을 준비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줄 테니까.

든든한 뒷배를 얻은 공은태 팀장은 역설적으로 회사에서 더욱 과감해진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업무에서도 한층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때로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일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

양대리: 아니, 그럼 뭘 믿으세요? 팀장님은?
공은태: 제 과거요. 저는 제가 살아온 과거를 믿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 둘.

카페 사장님: 통장에 돈이 쌓여 있으니까 어때요?
공은태: 글쎄요. 돈을 하나도 안 썼는데 이렇게 많은 게 바뀔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 돈이 없어도 전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요?

첫 번째 장면을 보며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는 후회보다는 나름대로 애쓰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쌓아온 시간들이 모여 비록 부족한 점은 있어도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갈 힘을 얻었다.

두 번째 장면에도 깊이 공감했다. 투자로 얻는 현금흐름이 월급을 넘어서면서 나의 회사 생활도 조금씩 달라졌다. 무엇보다 공명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제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한다. 내 역량에 맞거나 조금은 벅찬 일을 맡아, 내가 가진 여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조급함이나 지나친 욕심 없이, 예전보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힘에 부칠 때는 스스로 판단해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은 적당히 하거나 아예 하지 않기도 한다. 이를테면 야유회가 끝난 뒤 이어지는 저녁 행사에 참석하는 것 같은 일들이다.

투자로 얻는 현금흐름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아마 나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회사생활을 이어갈 것 같다. 나만의 지향점을 가지고, 나만의 리듬과 색깔로 일하는 것. 오히려 그런 태도가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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