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MP 롱런 중 왼쪽 무릎 바깥쪽 통증이 있어서 이번 주에는 레이스 전에 4일이나 완전히 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덜 되어 레이스 도중 같은 부위에 통증이 있었다. 완주가 걱정될 정도였으나 다행히 잘 달래서 완주는 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더 열심히 몸을 관리하고 훈련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상태로는 다음 주에 달릴 수 없을 것 같다. 왼쪽 다리를 들 때 통증이 있다. 회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작년보다 기록이 후퇴했음에도 골인했을 때 무척 행복했다. 두 팔 벌려 웃으며 골인했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뭉클함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애썼다”, “수고했다” 그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과정, 평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달렸던 날들, 안락한 휴식을 포기하고 러닝화를 신었던 주말의 아침들이 떠올랐다. 기록과 상관없이 그런 날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날들이 모여 언젠가는 원하는 기록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두 번째 풀코스여서 비교적 마음에 여유가 있었고 대회 준비는 순조로웠다. 목요일부터 탄수화물 위주로 먹었고 소화도 잘 되었고, 전 날 잠도 6시간 이상 잘 잤다. 다만 갑자기 당겨진 수면 시간과 최근 한 주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인지 심박수, HRV, 호흡은 이상치를 가리켰다. 풀코스는 화장실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짐 맡기기 전 후로 화장실도 2번 다녀왔다. 다행히 레이스 중에 화장실에 다녀오는 불상사는 없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비가 꽤 많이 왔다는 것. 짐을 맡기고 화장실 다녀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D그룹에 합류하자마자 출발했다는 것.
아무튼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안고 출발했지만, 출발하자마자 물웅덩이를 밟고 러닝화가 다 젖어버렸다. 올해 3월 우중런이었던 2026 NB RYW Half Race Seoul가 떠올랐다. 경험이 있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경험의 힘은 세다.
클로드와 상의한 레이스 전략은 초반에 300~310W, 중반은 315~320W, 후반은 310W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30K까지 이븐하게 290~300W로 달렸다. 그리고 35K 이후는 완전히 무너졌다.
일주일 전 원천리천을 달릴 때 다리 밑으로 진입하면서 어둡고 고르지 않은 노면을 잘못 디뎌 왼쪽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생겼고 이 상태로 MP런을 지속했다. 7K 지점에서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수요일부터 4일을 완전히 쉬었지만 회복이 되지 않은 것이다. 완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속도를 살짝 낮춰서 회복하니 또 괜찮아져서 다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지만 보수적으로 레이스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힘들게 달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있었다. 즐겁게 달리고 싶었다. 적어도 30K까지는. 웃으면서 달리려고 노력했다.
30K에 왔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7K 지점에서 발생한 통증은 23K 지점에서 재발했지만 한번 더 잘 다스렸고, 왼쪽 햄스트링도 피로는 느껴졌지만 통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35K 정도 되니까 어디가 피로하고 아프고 하는 논의는 의미를 잃었다. 다리 전체 상태가 엉망이었다.
달리기가 너무 힘들어졌을 때 걷는 선택을 했다. 훈련이 부족해서 달릴 수가 없는데 고통을 참으면서 달리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부상을 입으면 잃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대신 걸으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 1km는 천천히라도 달려서 들어왔다.
월별 마일리지 · 2025 vs 2026 (1~10월, km)
월
2025
2026
증감
1월
163 · 20회
203 · 22회
▲ +25%
2월
116 · 12회
201 · 22회
▲ +73%
3월
214 · 26회
214 · 21회
– -0%
4월
217 · 25회
47 · 13회
▼ -78%
5월
240 · 22회 30K+ 1회 · 30
122 · 18회
▼ -49%
6월
248 · 20회 30K+ 1회 · 30
125 · 13회
▼ -49%
7월
252 · 24회
151 · 14회
▼ -40%
8월
254 · 23회
195 · 18회
▼ -23%
9월
250 · 18회 30K+ 3회 · 31 / 34 / 37
213 · 18회 30K+ 2회 · 30 / 30
▼ -15%
10월
149 · 18회
149 · 15회 30K+ 1회 · 32
– -0%
합계
2,103 · 208회 30K+ 5회 · 최장 37
1,619 · 174회 30K+ 3회 · 최장 32
▼ -23%
데이터: Strava
올해 서브4 페이스로도 35K 이상 달려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장 길게 달려본 게 32K였고 서브4 페이스보다 느렸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깨끗이 인정했다. 작년에도 같은 교훈을 얻었지만 올해는 3월 말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충분히 훈련할 수 없었다. 작년에는 쥐가 나서 걸으면서 분하다는 생각을 했다면, 올해는 그냥 덤덤이 받아들였다. 훈련이 부족했으니까. 그게 다였다.
‘나는 왜 이렇게 정신력이 약할까?’, ‘최선을 다 하지 않았구나’ 레이스 중에 그런 생각을 계속했지만, 지금 왼쪽 다리를 들때마다 통증이 심한 것을 보면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가민 데이터상으로도 걷기 시작한 지점에 체력이 바닥 나 있었다.
레이스에서 극기를 할 게 아니라 준비를 잘 해야한다. 오늘의 레이스를 통해 나는 그것을 배웠다. 극기를 통해 원하는 기록을 얻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진 힘의 80~90%로 즐겁게 레이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기록을 얻기 위해서는 100%를 키워야 하고, 100%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몸 관리와 훈련이 유일하다.
파워 막대는 320W(계획 파워)를 100%로 한 상대 길이입니다. 케이던스는 양발 기준입니다. 구간 상승은 랩 단위 계산이라 활동 전체 상승(138m)과 합이 다릅니다. * 손목 광학 심박입니다. 5~30K 구간의 심박은 케이던스(약 182spm)와 거의 같아 케이던스 락일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2026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 준비를 마무리 하는 달. 계획대비 훈련을 꽤 줄여야 했지만,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나에게 주어진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까.
10/4에는 오전에 32km를 달리고 오후에 행궁동에 가족 나들이를 다녀온다고 10km를 추가로 걸었다. 하루에 풀코스 거리를 뛰고 걸은 것이다. 이때의 피로가 10/11 서울레이스 하프까지 이어졌는지 햄스트링 상태가 악화되어 10/17 MP 롱런 26km를 달리지 못하고 14km 이지 롱런으로 변경했다.
10/25에는 오전에 MP 롱런을 하다가 내리막길에서 왼쪽 무릎근처를 살짝 삐끗했는데 오후에는 에버랜드에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후에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마지막 주는 화요일 이지런을 마지막으로 대회 전까지 완전히 쉬기로 했다.
오늘 아침 체중은 71.5kg. 목표했던 71.0kg을 맞추진 못했지만, 작년보다 1.5kg 가벼운 상태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되었다.
기록과 상관없이 만족스러운 레이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레이스가 끝나고 스스로에게 ‘잘했어, 수고했어, 넌 참 괜찮은 사람이야’와 같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러너는 “이번에는 이 정도 시간으로 달리자”라고, 미리 개인적 목표를 정해 레이스에 임한다. 그 시간 안에 달릴 수 있다면, 그 또는 그녀는 ‘뭔가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으며, 만약 그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뭔가를 달성하지 못했다’라는 것이 된다. 만약 시간 내 달리지 못했다고 해도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실력을 발휘했다는 만족감이라든가, 다음 레이스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면, 또 뭔가 큰 발견 같은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하나의 달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끝까지 달리고 나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혹은 프라이드와 비슷한 것)을 가질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장거리 러너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지난주에는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량을 크게 줄였는데, 이번 주에는 어느 정도 회복하여 계획했던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주 4회, 총 38km를 달렸고, 목요일에는 1km MP런 4회, 일요일에는 4km MP 구간을 포함한 14.5km 롱런을 진행했다.
지난주에 충분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요일 아디다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4를 신고 달린 MP런에서 햄스트링에 부하가 느껴졌다. 결국 JTBC 서울마라톤에서는 카본화를 신지 않기로 결정했다.
카본화를 신고 싶었던 이유가 꼭 기록 때문만은 아니었다. 최상의 조건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제는 카본화를 신고 풀코스를 달릴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내 수준에서 카본화 착용 여부가 기록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카본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쉬웠다.
일요일에는 최근 두 번째로 구입한 아디다스 EVO SL을 신고 14.5km를 달렸다. 그중 4km를 MP로 달렸는데, 햄스트링뿐 아니라 발바닥과 발목에도 부담이 적어 편안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지금 내 몸에 더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지 않고 달리면서 최대한 자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단전이 앞으로 이동하며 몸을 이끌고, 다리는 그 아래에서 바퀴처럼 가볍고 빠르게 돌아간다고 상상하면서 달렸다. MP 구간에서 320W 안팎의 파워가 쉽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힘들지도 않았다. 평균 심박도 150대 초반으로 낮게 유지되어 무척 고무적이었다.
이 강도로 42.195km를 달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햄스트링에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적어도 30km 정도는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었다. 남은 거리를 어떻게 버텨낼지는 그날의 몸 상태에 달려 있겠지만, 일주일 전보다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일요일에는 레이스 당일 아침 계획도 예행연습해 보았다. 전날 잠들기 전에 전기밥솥을 예약해 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따뜻한 흰쌀밥에 계란국과 김을 곁들여 아침 식사를 했다. 계란국은 끓는 물만 부으면 되는 간편식으로 준비했다.
체중을 고려하면 밥을 300g 정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평소보다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 200g만 먹었다. 그랬더니 달리기 전부터 허기가 느껴졌다. 실전에서는 밥의 양을 늘리거나 바나나 하나 정도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화장실 문제도 중요한데, 오늘은 아쉽게도 실패했다. 레이스 시작 1시간 전부터는 물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깨달았다. 사소해 보이는 문제들이 긴 레이스에서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예행연습을 통해 미리 점검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느덧 JTBC 서울마라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훈련 계획도, 목표 기록도 여러 차례 수정해야 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남은 일주일 동안 컨디션을 잘 관리해서, 후회 없이 만족스러운 레이스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