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근속휴가로 4/7~4/9을 쉬고, 4/10은 창립기념일이라 쉰다.
조직 책임자로서 길게 휴가를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날씨 좋을 때 더 바빠지기 전에 과감하게 쉬기로 했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대신 챙겨줄까?

등교 시간에는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 사거리에서 녹색학부모회 활동을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연무대까지는 11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이후에는 수원화성 성곽을 따라 팔달산까지 걸었다.


용연은 처음 가봤는데,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아내와 연애 시절의 추억이 있는 장안문 보영만두에 들러 찐만두와 김밥을 먹었다. 정확히 그 시절의 그 맛이라 더 반가웠다.


작년 여름에 러닝하러 왔던 팔달산 둘레길에서는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와 연애 시절의 추억이 있는 수원중앙도서관에도 잠시 들렀다.
돌아오는 길에는 조금 더 걷고 싶어 버스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왔다. 그렇게 2시간 39분 동안 11.65km를 걸었다. 총 상승 고도는 225m. 실제로는 12km 넘게 걸었을 것 같다. 실수로 가민 워치를 정지 상태로 둔 채 꽤 오래 걸었기 때문이다.
부상당한 왼쪽 햄스트링의 상태를 계속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경사를 꽤 오르내렸음에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미세하게 뻐근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내일 아침 상태를 보고 문제가 없다면 천천히 조깅을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실컷 걷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을 눈에 담았다. 날씨 좋은 날 반나절만 투자하면 누릴 수 있는 호사인데, 이게 뭐라고 1년에 한 번 누리기도 이렇게 어려운 걸까?
혼자서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을 온전히 느낀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던 휴가 첫째 날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