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한다는 것

흑백요리사 시즌2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최강록 셰프가 남긴 말은,

“저는 특출난 음식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요리사분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열심히 음식에 대해 소중히 여기면서 살겠습니다.”

겸손과 진정성이 드러나는 우승 소감에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회사를 오가며 운전할 때, 밀리의 서재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우승 소감이 빈말이 아니구나.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돌이켜봐도, 요리사로 살면서 후회되는 일은 없다. 그동안 했던 선택들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대단한 요리사가 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손을 잘 씻자는 원칙만 있다. 내가 만드는 음식은 최소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어야 하니까.

인생도 요리사라는 직업 경력도 중반기를 지나고 있다. 전반기는 요리를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써왔다. 그만큼 치열했고 쫓기듯 불안하기도 했다. 후반기에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겠지만 요리사로서 일탈하지 않고 꾸준하게 갈 길을 갔으면 한다. 그 길에 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었으면 좋겠다. 큰 업적을 이루지 않더라도 요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에 한 송이,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또 한 송이, 내 숙제를 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또 한 송이 꽃이 피길 바란다.

먼 훗날에 내가 굳이 기억될 일도 없겠고, 기억되고 싶지도 않지만, 누군가 어떤 계기로 문득 나를 떠올린다면 그 사람, 요리하는 사람이었지, 최강록은 요리사였어, 정도가 좋겠다.

2007년부터 이어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생각할 때마다, 최강록 셰프의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떠오를 것 같다.

2026년 2월의 달리기

구정 연휴 근처에 걸린 감기 때문에, 매주 하프 이상의 거리를 달리겠다는 한 달 전의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

감기가 나은 이후에도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몸상태를 너무 과신한 게 아닐까 싶다. 좋은 음식을 먹고 잘 쉬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다.

체중도 늘었다. 상체 근육량이 부족하니까 컨디션이 안좋으니까 일단 잘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도 체중이 75kg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할 것 같다.

불어난 체중 나쁜 컨디션을 극복하고 2026년 첫 번째 마라톤 대회를 잘 소화해서 다행이다. 2026 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에서 1년 전 같은 코스를 뛰었을때보다 8분 이상 단축한 기록을 남겨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 어느덧 세 번째 봄을 맞는다. 차가운 잿빛의 주로를 달리던 시간이 지나고, 따뜻하고 싱그러운 초록빛의 주로를 달릴 시간이 왔다.

2026년 9주차 달리기

2026 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의 피로가 남아 있는 상태로 시작한 한 주.

일주일 내내 수면이 부족한 상태로 화/목요일에는 11시간 넘게 근무했고 최근에 종합 비타민 섭취도 못해서 입술에 아프타성 구내염까지 생길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토요일까지 2월 마일리지 200km를 채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달려야했다. 컨디션이 안좋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 날도 있었지만 잘 이겨냈다.

일요일까지 잘 쉬어서 2026 NB RYW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하고 싶다.

260225 서하마 그룹배정

1시간 44분 49초 기록증을 제출했는데, A그룹으로 배정되었다. PB를 노리는 대회에서 상위 그룹을 배정 받아서 기쁘다.

작년 MBN 서울 마라톤에서 C그룹으로 출발한 덕분에 PB를 갱신할 수 있었다. 병목 없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빠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함께는 가능하다. 서하마에서 상위권 주자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달릴 순간이 기다려진다.

2026년 8주차 달리기

2026 경기수원국제하프마라톤을 포함해서 이번 주에는 55.2km를 달렸다.

이번주 만큼은 주간 마일리지 50km를 꼭 채우고 싶어서, 목요일에 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15km를 달렸고 이어서 금요일엔 12km를 달렸다.

시계 측정 오류인지 진짜 컨디션이 엉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심박수 150으로 달릴 수 있는 구간에서 170이 나왔다. HRV는 일주일 내내 불균형 상태였다.

다행히도 일요일에는 HRV 상태와 심박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대회에서 업다운 힐이 반복되는 코스를 평균 5’05” 페이스로 평균 심박수 161으로 달릴 수 있었다.

저녁에는 딸과 함께 1km를 7’40” 페이스로 달렸다. 지난번 500m에 이어 가장 긴 거리를 달린 날이었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들뜬 아이를 보면서 행복했다.

딸과 함께 3km를 달릴 MBN 썬셋 마라톤까지 48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