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1 소원을 말해봐

딸: “아빠 소원은 뭐야?”
나: “하루에 시간이 6시간만 더 많았으면 좋겠어.”
딸: “다른 소원은 없어?”
나: “회사가 집 근처로 옮겨졌으면 좋겠어.”
딸: “……”

뭔가를 해주고 싶은 것 같은 눈치인데, 다른 게 생각나지 않았다. 두 번째 소원도 따지고 보면 첫 번째와 다르지 않다.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하고 싶은 건 많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나이가 들고 은퇴를 하면 반대의 상황이 올까? 시간은 넘쳐나는데 정작 하고 싶은 건 없는, 더 끔찍한 상황 말이다.

한편으로는 부족한 게 ‘시간’밖에 없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진짜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조각난 시간을 허투루 보낼 때가 많다. 뭔가를 제대로 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나마 몇 년째 꾸준히 이어온 달리기와 영어 공부가 나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다. 여기에 한두 개를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지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한다.

260620 Kirari

스톤의 도쿄 러닝 플레이리스트의 첫 번째 곡 Fujii Kaze의 Kirari. 이 플레이리스트를 MP3로 만들어 러닝 워치에 넣고, 수 많은 달리기를 이 노래와 함께 시작했다.

마라톤 대회에서 이 노래와 함께 출발할 때마다 느꼈던 감성이 요즘엔 몹시 그립다. 글로 표현하기가 참 쉽지 않은데, 그래도 가장 어울리는 단어를 굳이 찾아보자면 ‘환희’라고 해야할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리듬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이 노래가, 제법 잘 달리고 있다는 감각과 만나는 순간, 레이스 초반부터 ‘러너스 하이’를 선사한다.

느린 달리기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제법 잘 달린다는 감각은 4분대 후반, 5분대 초반의 페이스로 달려야만 느낄 수 있다. 3월 29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번의 대회를 DNS 하고 두 달 넘게 느린 달리기만 이어오다 보니, Kirari와 함께 빠르게 달렸던 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

어제는 퇴근길에 Fujii Kaze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았다.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라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나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J-Pop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당분간은 Fujii Kaze의 1, 2집을 열심히 들어볼 생각이다.

2026년 17주차 달리기 (feat. 루디 스핀쉴드 에어, 서하마 DNS)

지난주는 완전히 쉬었고, 이번 주부터 햄스트링 부상 이후의 복귀 플랜을 다시 가동했다. 주간 약 20km를 소화했고, 최장 거리는 7km까지 늘렸다. 페이스도 다시 6분대로 안정적으로 돌아온 상태라, 현재까지의 흐름은 비교적 성공적인 복귀라고 볼 수 있다.

260425 여우길 트레킹

토요일에는 여우길 약 11km를 트레킹했다. 중간에 햄스트링 부근이 조금 뻐근해지긴 했는데, 스트레칭을 다소 과하게 한 영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의자에 앉아 마사지볼로 햄스트링을 풀어주니, 긴장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요일 아침,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아 오랜만에 호수공원으로 달리러 나갔다. 햄스트링의 감각과 자세에 집중하며 7km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부상 이전에 14만 원대에 구입해 두었던 루디 스핀쉴드 에어를 이번에 처음 착용하고 달렸다. 가볍고 흘러내림이 없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아직 4월인데도 아침 8시 햇빛이 꽤 강해, 러닝 고글은 이제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지금은 다시 6분대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클로드와 ChatGPT와는 서하마(4/26) 출전 여부를 두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이렇게 물었다. JTBC 서울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28분에 달리는 것이 목표라면, 서하마는 어떤 의미를 갖는 대회냐고.

240428 서울하프마라톤 10km

서하마는 2023년 8월, 달리기를 다시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참가했던 대회라 더욱 특별하다. 2024년에는 10km 코스를 달리며, 언젠가 하프 코스에 도전해보겠다는 목표를 품게 되었다.

2025년에는 하프 코스 참가 신청에 성공했지만, 동생 아들의 돌잔치와 일정이 겹치면서 아쉽게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2026년, 다시 한 번 하프 코스 참가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부상으로 인해 DNS를 하게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260225 서하마 그룹배정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A그룹으로 배정되었다가 추가 기록 제출 기간 이후 B그룹으로 강등되었다는 점이다. 아프4를 신고 A그룹에서 출발해 1시간 39분대에 들어오는 것이 나름의 청사진이었다.

6분대 페이스로 완주하는 것 자체는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더 중요한 건 JTBC 서울마라톤이기에 깔끔하게 DNS를 선택했다. 너무나 달리고 싶었던 대회이자 코스였지만,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결국 내 몫이니 그 부분은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2026년 4월 20일 – 26일 · 주간 러닝 리포트

거리

19.98 km

4월 누적 36.29

시간

2:04

4월 누적 4:17

상승

44 m

4월 누적 133

평균 페이스

6’16”

4월 평균 6’48”

평균 심박

140.8 bpm

4월 평균 130.2

칼로리

1,504 kcal

4월 누적 2,667

활동 상세

4/20 월 러닝 회복
거리2.27 km
시간16:24
상승3 m
페이스7’14”
심박126 bpm
칼로리164 kcal
4/21 화 러닝 회복
거리2.91 km
시간18:16
상승3 m
페이스6’16”
심박136 bpm
칼로리219 kcal
4/23 목 러닝 가벼운
거리3.61 km
시간22:18
상승3 m
페이스6’11”
심박139 bpm
칼로리273 kcal
4/24 금 러닝 가벼운
거리4.03 km
시간23:52
상승4 m
페이스5’56”
심박143 bpm
칼로리299 kcal
4/26 일 러닝 가벼운
거리7.16 km
시간44:06
상승31 m
페이스6’10”
심박147 bpm
칼로리549 kcal

일별 거리 (km)

8 7 6 5 4 3 2 1 0 2.27 2.91 3.61 4.03 7.16

일별 상승 (m)

35 25 15 5 0 3 3 3 4 31

일별 평균 페이스

5’30” 6’00” 6’30” 7’00” 7’30” 8’00” 7’14” 6’16” 6’11” 5’56” 6’10”

260425 여우길 트레킹

날씨가 너무 좋아 도저히 집에 머물 수가 없었다. 다리를 쉬게 해줘야 하는 날이었지만, 지난주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여우길 트레킹에 나섰다.

집 근처 혜령공원에서 출발해 여우길 표지판을 따라 걸었다. 길이 헷갈릴 때는 네이버 지도를 확인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인적이 드물고 날씨와 경치도 좋아, 평화로운 마음으로 걸으며 치유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평탄한 구간을 만날 때마다 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가 쉽지 않았다. 한여름에는 혜령공원에서 봉녕사, 연암공원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달려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대학교에 처음 가봤는데, 공간이 넓고 탁 트여 있어서 걷는 내내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광교카페거리부터 광교호수공원, 그리고 다시 혜령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익숙했다. 광교호수공원에서 마지막으로 달린 날이 3월 30일이었으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기분이 묘했다.

오늘 2시간 넘게 광교를 둘러싼 여우길을 걸으며, 광교가 참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이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고, 앞으로는 이 주변의 자연과 풍경을 더 자주 즐기고 싶어졌다. 물론, 오늘은 날씨가 다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