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휴가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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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6박 7일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도에 와 있습니다. 꽉 짜여진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던 그동안의 여행과 다르게, 이번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제주도에 왔습니다.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읽고 싶은 책 등 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적어 왔지만, 꼭 하고 돌아가야겠다는 의무감도, 언제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습니다. 6박 7일의 여유로운 시간을 준비한 만큼 그저 마음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실컷 쉬다가 돌아갈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진짜 휴식 가운데 얻고 싶은게 하나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면 재미있을까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흥미를 잃지 않고 노력한 덕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어 과분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열정이 예전같지 않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대체로 즐겁고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인생의 이모작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시대에서 다음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기에 자꾸 다음을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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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에 위치한 달나비 민박의 다락이라는 이름의 방에서 4박을 보낼 예정입니다. 작고 저렴한 방이지만 집주인의 감성이 뭇어나는 특별한 인테리어에 감탄하며 잘 쉬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가 이후에 펼쳐질 삶의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랜드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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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면 세계경제의 큰 방향을 예측하여 설명한 책인 것 같지만, 읽어보면 짐 로저스가 자신의 삶을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 회고하면서 투자자로서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에서는 세계 여행기를 중심으로 각국의 경제상황과 투자자로서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 책은 그의 전체적인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고향이야기로 시작하여 예일대진학,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시작하여 퀀텀펀드를 운영하고 그만두게 된 계기, 두 번의 세계여행, 자녀교육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주하고 현재까지 인생의 마디마디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고 무엇에 집중하였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가감없이 들려주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미국의 정치인, 경제인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 붓는 등 그의 솔직함과 담대함이 마음에 들었고, 항상 자신이 언론에서 주장한대로 투자 포지션을 가져가는 등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라 호감이 갔습니다.

짐 로저스의 책을 3권 읽으면서 완전히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구글 알림이에 짐 로저스를 등록해놓고 늘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투자에 참고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처럼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제적 기본 지식과, 통찰력을 갖추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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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짐 로저스의 팬이 되어 그의 책을 여러권 구입해서 하나씩 읽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그가 여자친구 타비사와 함께 90년 3월 28일부터 92년 8월 31일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여행 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하면서 이룩한 막대한 자산으로 37세 은퇴 후 편하게 지낼 수도 있었을텐데, 늘 호기심이 충만했던 그는 세상의 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이해하기 위해 무모한 여행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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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계여행 중 날카로운 투자자의 시선으로 각 나라의 상황을 돌아보고 투자여부를 판단하여 실제로 투자까지 합니다. 그가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제주체들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어 있느냐 혹은 준비되어가고 있느냐 였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주의의 실패를 인정하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국가 경제를 운용하느냐 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투자금을 언제든지 원할 때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도 직원 개개인의 자발성을 중시하고, 언제든지 사용자가 떠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구글의 전략을 확인하였는데, 짐 로저스가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야를 떠나서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꿰뚫어 보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지도앱을 켜 위치를 확인하고, 그가 방문한 지역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인터넷을 검색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좁고 나의 앎이 협소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여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외연을 넓힐 수 있었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그렇게 공부하기 싫던 세계사, 세계지리를 공부하고 싶어졌고,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본적 없는 경제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기간동안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 편입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제학 공부가 끝나면 또 다른 분야로 공부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의 첫 번째 세계여행에서 한국은 빠졌고, 지금으로부터 너무나 오래된 90년~92년의 이야기라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지체없이 두 번째 세계여행을 기록한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를 구입하였습니다. 이제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의 다음 여행기를 읽어볼까 합니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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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읽기 힘들었지만, 고생해서 읽은만큼 많은 것을 남겨준 책입니다. “모든 것을 공유하라”는 구글의 철학 그대로 이 책은 구글의 성공 요인들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다 공개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국내 대기업에서 중간 관리자로 일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실천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지시를 하거나 일정을 강요하는 대신에 스스로 의미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자유롭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전통적인 관리체계로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이런 방식은 허용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안에서 구글에서 배운 지혜를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구글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일관된 기준은 “형식과 절차를 배격하고 일이 잘 되는 방향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 개개인의 자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이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그 어떤 기업보다도 잘 알고 활용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직급이나 급여가 높은 사람의 아이디어가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의 질적수준이 힘을 얻게 되는 문화 역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전략도, 열정이 있고 학습하는 직원을 채용하려는 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겨난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저부터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구글에서 배운 지혜들을 적용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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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문이 열때까지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우연히 들른 분당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만났습니다. 70세가 넘은 나이로 고려대 사이버 대학 문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이야기, 평생의 공부 중 70세 이후 공부가 가장 재밌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져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습니다.

이화여대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를 돌보신 이근후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느낀바가 많았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식들과 한 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도 자식들 집을 방문하기 전 전화로 먼저 허락을 구하고, 며느리에게 거절하는 법을 먼저 가르쳤으며, 은퇴 후 제자들에게 이제는 스승이 되어달라고 이야기하는 등, 진짜 멋있는 어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배울점, 생각해볼 내용이 참 많았는데, “차선으로 살자”는 선생님의 인생관이 기억에 남습니다. 차선이라고 해서 적당히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에 매달리기 보다는 잘하는 정도에서 즐기고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다 쏟으면, 여유를 가지고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놓쳐 버리기 쉬울 것입니다. 욕심이 없는 편이라 적당히 잘하는 것에 만족하고 마는 자신이 아쉬울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 것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구나, 대신에 다른 가치를 누리고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시형 박사님은 이근후 선생님의 1년 선배입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시형 박사에게 질투를 느끼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하지만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인정하기에 그런 것은 없다고 합니다. 이시형 박사님과 이근후 교수님은 각자 좋아하고 잘하는 영역이 달랐던 것 뿐입니다. 단지 이시형 박사님은 대중적으로 성공할 요인을 충분히 갖추고 계셨던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질투와 경쟁심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상사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다른 사람보다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도, 성취감을 기준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차분히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에 집중합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내가 좋아서 살아가는 삶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