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시간주

어제는 50분 시간주를 뛰었다. 40분 시간주를 뛸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했는데 50분 시간주는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별 생각없이 출발! 자연스러운 속도로 뛰었고 서현 분당구청에서 출발하여 정자역을 넘어 처음으로 금곡동까지 다녀왔다. 달린 거리는 8km.

장시간을 달릴 때는 남은 거리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10km 대회를 뛸 때, 상당히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데 고작 3km밖에 안뛰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낭패감이란 뛰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에 집중하며 바람을 가르면 어느새 정자역 근처의 화려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더 달리다보면 예쁘고 날씬한 언니들이 눈에 들어와 지루함을 덜어준다.
 
50분 시간주이기에 25분이 될때까지 남쪽방향으로 탄천을 따라 뛰었다. 반환점을 돌때까지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반환점을 돌아나오는 30분 무렵 옆구리 근육이 당기고, 35분부터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45분부터는 발바닥이 아팠고 체력도 바닥이 나있었지만 뛰기를 시작했던 처음 그 위치에 51분여만에 돌아온 순간 터질 듯한 성취감으로 잠깐의 고통은 모두 잊었다. 배고픔과 탈수현상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틀거리긴 했지만, 스스로에게 던지는 나지막한 한마디로 나를 칭찬한다.

“건우야, 잘했어.”

그래, 우리는 싱글맘 싱글대디다

그래, 우리는 싱글맘 싱글대디다
정일호.박소원 지음/멘토르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싱글대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장가도 안간놈이 엉뚱하게 이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존재라고 믿기에 지울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적인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삶의 어려움, 부모의 이별을, 한부모의 부재를 받아들이며 자라나는 아들 딸 들의 성숙함, 새로운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는 너무나 조심스러운 그와 그녀들의 두려움이 잘 나타난다.    

나는 한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런지, 한 가정을 단단히 꾸려나갈 수 있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십수년을 달리 살라온 나와 다른 사람과 삶을 섞고 지낼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존재인지를 되돌아 보게 된다.

피아노를 시작하다

금전적인 문제로 혹은 의지부족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피아노 배우기를 드디어 오늘 시작했다. 어제는 용호형과 함께 창범이가 소개해준 피아노 학원에 알아보러 다녀왔고 본격적인 레슨은 오늘부터 시작!

선생님이 무엇을 연주하고 싶냐고 물으시길래 이루마나 이사오 사사키등이 작곡한 뉴에이지곡들을 연주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래서 클래식이 아닌 재즈피아노, 반주과정으로 배우게 되었다. 연구소와 같은 건물의 피아노 학원은 일주일에 2번 레슨에 연습할 때도 돈을 받는 반면에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매일 오면 매일 연습할 수 있고 레슨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저녁시간에 걷기 운동을 겸하여 다녀올 생각이다.

어렸을 때 체르니 100번까지 때고 30번을 조금 하다 말았지만 요즘에 악보를 보면 너무 어려워 보여서 손도 댈 수 없는 지경이라 두려움이 앞섰다. 특히나 머리는 하나인데 두 손으로 연주한다는게 참으로 신기하다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실제로 연주해보니 걱정도 팔자가 아니였다. 

성인이 된 후 나의 첫 연습곡은 “조개껍질 묶어”. 왼손 반주가 4, 5개 패턴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왼손이 움직이면 오른손이 따라가고, 오른손이 움직이면 왼손이 따라가는 삽질이 반복되었다. 왼쪽을 신경쓰다보면 오른쪽이 틀리고, 오른쪽을 신경쓰다보면 왼쪽이 틀렸다. 그래도 연습이 계속될수록 왼손의 패턴이 익숙해지면서 실수는 점점 줄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어렸을 때 배운 것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익숙해졌다. 애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이라서 내가 어설프게 연습하고 있는데 꼬마애들이 지나가면 식은 땀이 삐질삐질나면서 되던 것도 잘 안되니 난감하기도 하였으나 그도 몇번 반복되니 면역이 되어 나중에는 뻔뻔해 질 수 있었다.

오늘은 아주 위태위태하게 “조개껍질 묶어”를 끝까지 연주할 수 있을 만큼 연습하고 시간이 다 되어 서둘러 회사로 돌아왔다.  별 것 아닌 동요(?)인데도, 아주 어설픈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연주하면서 들으니 즐거움이 더하였다. 언젠가 이루마의 Chaconne를 감미롭게 연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할 것이다.

대한민국 개조론

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돌베개

보건복지부 장관을 그만두고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유시민의원이 25일만에 썼다는 책이다. 그가 집필한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를 읽으면서부터 현실사회의 부조리와 몰상식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그의 책은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었다.

유시민 의원은 이 책에서 대한민국이 선진통상국가이자 사회투자국가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급격하게 노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가 경쟁력을 재고하기 위해서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단순히 보조해주는 낡은 복지국가의 역할을 뛰어넘어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초반부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제시한다. 우리나라는 박정희 시대때 이미 불균형적 수출 주도형 경제 정책을 체택하여 지금까지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는 의견에 많은 공감이 갔다. 그러한 흐름을 받아 들이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읍소한다. 좌빨이라는 욕을 먹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세력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선도적으로 FTA를 추진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반부 이후에는 보건복지분야에 대한 문제점과 자신의 정책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정치나 사회 분야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기에 조금 아쉬웠다.

이 책에서 유시민은 등소평의 흑묘론 백묘론을 떠올리게 하는 견해를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의 저서 “Why Not?”에서 자유주의자임을 자처했던 그답게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시민 의원은 민주화 시대에는 국민이 왕이며 자신과 같은 사람을 신하라고 전제한 뒤 남명 조식 선생님의 단성소에 빗대어 국민에게 읍소한다. 이 책으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각오를 하면서 ……

“국민은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그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거대한 보수언론에 의해 국민의 총기가 흐려지는 상황인 경우에 더더욱 국민은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공은 공이요 과는 과다. 참여정부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의 비난의 근거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접해온 언론의 입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몇 십년을 내다보는 건실한 정책을 보수세력의 비열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착착 추진해온 참여정부의 공과 과를 계승하는 세력에게 우리나라를 맡길 것인지, 추진하는데 몇 조가 필요한 정책을 남발하면서 세금을 줄여주겠다는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고 기본적인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의원들로 가득한 세력에게 우리나라를 맡길 것인지는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40분 시간주

월요일 팀회식, 수요일 실회식으로 달리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한주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회식자리에서 피할 수 없는 술로 인한 컨디션 난조와 체중 증가를 어디에 하소연 할 것인가? 어제는 반드시 뛰어야 하는 날인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내렸으나 다행히도 퇴근 할 때 즈음에는 가랑비만 내리고 있어 달릴 수 있었다.

‘기분도 우울한 하루였는데, 비까지 맞으면서 꼭 뛰어야 해? 어제 술 마셔서 피곤하잖아!’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두어달 후에 뛰게 될 길고 긴 하프 마라톤의 레이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난 쉽게(?)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운동을 해서 좀더 준수한(?) 외모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어느때 보다 큰 요즘이기도 하고.

그리하여 사택에 도착하자마자 일절의 망설임 없이 팻다운 한병 원샷하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길을 나섰다. 요즈음에는 계속 30분 시간주를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숨이 차는 것은 없지만 다리가 피곤한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이번주는 40분 시간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 스탑워치를 켜고 겸손한 마음을 지닌체 의식적으로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거리는 신경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속도가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이어폰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며 달리기를 즐겼다. 아이팟 셔플이 골라주는 음악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다.

금세 20분이 지나고 반환점을 돌았다. 30분 시간주를 빠르게 달릴 때와 거리는 별 차이 없었고, 천천히 뛰어서 그런지 몸 상태는 훨씬 양호했다. 1시간 시간주도 당장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마지막 40분을 다 뛰어냈을 때에도 평소 30분을 뛸때보다 더 힘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직한 운동인 달리기를 할 때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속도를 줄이고 체력을 향상 시키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40분 시간주를 무난히 완주함으로써 이번주의 달리기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하였지만 두번의 회식과 한번의 저녁 약속으로 인하여 체중은 제자리다. 하지만 확실히 몸은 점점 발란스를 찾아가고 있어 뛰는 것이 자연스럽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다음주에는 79kg으로 뺄 수 있을 듯.

항상 달리기가 주는 최고의 기쁨은 목표한 만큼을 쉬지 않고 뛰어냈을 때의 성취감! 그 때 얻는 자신감!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