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시프코와 함께하는 가을밤의 낭만 콘서트


논문작업으로 지친 영혼을 치유하기 위하여 음악공연에 다녀왔다. 평소 같았으면 미리 공연하는 곡들을 들어보고 갔을텐데 공연이 오늘이라는 것도 상운이가 말해줘서 알게 되었을 정도로 요즘에는 마음에 여유가 없다. 7시에 연구실에서 출발하여 대강당에 갔는데 이미 앞자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선애누나, 윤서누나, 건철형이 앉아계셨다.

모차르트 / 소나타 C장조 작품330
쇼팽 / 폴로네이즈 C sharp 단조 작품26의 1번, 론도 작품16
리스트 / 헝가리 랩소디 제12번
차이코프스키 / 발레 호두까기 인형 中, 1. March, 2. Dance of Fee Drazhe., 3. Andante Maestoso.
라흐마니노프 / 3개의 전주곡
프로코피에프 / 소나타 제2번 D단조 작품14

피아노 연주곡은 사실 오케스트라에 비해서 좀 난해하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아직은 잘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사실. 오늘 공연은 특히 그의 현란한 연주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곡들이 많아서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피아노 연주의 한계를 시험하려 했던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 제12번 연주는 단연 압권이였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잔상이 남을 정도로 분주했던 그의 손가락의 움직임 만큼이나 내 마음도 논문생각으로 분주했던 것. 더욱 아쉬운 것은 일부 관객들의 무지. 연주하는 동안 터졌던 몇번의 플래시를 무엇으로 설명해야할까? 

브람스와 쇼스타코비치


실로 오랜만에 찾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일찍 도착했는데 불이 환하게 켜진 건물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표를 확보한 후 상운이와 은정이와 함께 비아로마에서 교양있게(?) 저녁을 먹고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왔다. 오늘의 공연은 브람스와 쇼스타코비치의 곡들로 짜여있었다. 대전시향으로 다시 돌아온 지휘자 함신익 아저씨와 미리 들어본 쇼스타코비치의 축전서곡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자리에 앉았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 / 페스티발 서곡
Dmitri Shostakovich / Festive Overture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 / 첼로 협주곡 제1번 작품 107
Dmitri Shostakovich / Cello Concerto No. 1, Op. 107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 교향곡 제 4번 마단조, 작품 98
Johannes Brahms / Symphony No. 4 in e minor, Op. 98  

이미  여러번 들어서 익숙한 페스티발 서곡은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실제로 듣는 것은  컴퓨터로 듣는것과는 천양지차.  우렁차고  기운이 넘치는 곡이였는데  평생 이 곡의 연주를 다시 들어볼 수 있을까? 두번째 곡은 유명한 첼로 연주자인 콜린 카(Colin Carr)가 협주를 맡았는데, 그의 연주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하고 어려워보였지만 곡이 난해하여 졸음이 쏟아졌다. 마지막 브람스의 교향곡은 1악장과 3악장을 미리 들어보아 익숙해서 그런지 괜찮았다. (악장이 끝날 때 마다 박수치는 무리들이 있어 흐름이 깨지긴 했지만.) 

아직은 클래식을 제대로 들을 줄 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곡에 대한 좋고 싫음이 너무 극명하게 대비 되는 것 같다. 어떤 곡은 감동적인데 어떤 곡은 너무 지루한 느낌. 우선은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미리 몇번 들어두면 공연 관람시에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역시 클래식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타짜


오랜만에 대전에서 보내는 일요일 아침 괴물이후로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기숙사에서 뒹굴기 쉬운 시간을 잘 활용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남자친구(?)와 영화보는 것은 고등학교 이래로 처음. 별상관없겠지라는 생각과 다르게 뭔가 어색하고 알싸한 기분이 드는건 왜인지 모르겠으나 분명 영화에 집중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었다.

영화는 재밌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손에 물집이 잡히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과 노름하면 패가망신한다는 통렬한 진실(?)까지 알려주었으니 유익함의 측면에서도 훌륭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혜수가 너무 예쁘게 나온다며 감탄하던데 글래머는 내 스타일이 아니므로 패스! 다만 캐릭터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보여주었다는데에는 전적으로 공감!

영화속의 캐릭터 고니를 보면서 무모하기도 하지만 정말 남자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마초의 부정적인 느낌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남자라면 어느정도의 배짱과 자신감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면에서 나는 너무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재밌고(?) 자상한(?) 컨셉을 유지하는 수 밖에.    

이승철 8집 – Reflection Of Sound

이승철 8집 – Reflection Of Sound
이승철 노래/티 엔터테인먼트

어렸을 때 초등학교 초입에 위치한 문방구 벽에 붙어 있던 포스터가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포스터에는 ‘마지막 콘서트’라고 적혀있었다. 상당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코흘리던 어린시절부터 보컬(?)에 심취했던 고등학교시절까지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가수 이승철.

어디서 주워들은 그에 대한 한가지 일화는 다음과 같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가수들이 바이브레이션을 어떻게  궁금해했고 혼자 연구하고 연습했다고 한다. 재밌는건 나도 그랬다는 사실. 안타까운건 나는 몇번 시도해보다가 포기했다는 사실. 나중에 고등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배우긴 했지만.

아무튼 결론은 그는 노래를 매우 잘한다. 감동적일정도로. 그런 그의 음반을 처음 구입했고 크게 만족하는 중이다. 우울한 딱 한곡을 빼고는 모든 곡이 처음부터 귀에 착착 붙는다. 개인적으로는 “나를 믿어줘”라는 곡을 베스트로 꼽고 싶다.

1리터의 눈물


지난 주말 이틀동안 한번에 몰아보았던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 드라마 내용이 슬퍼서 1리터까지는 아니였지만 11화를 보면서 내내 울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 마음이 아팠다. 시간이 지날 수록 소뇌가 부서지면서 운동능력을 상실하여 점차 걸을 수도 말할 수도 없게 되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게되는 15세의 소녀가 이 병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인정하면서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아야가 25세에 숨을 거두기까지 썼던 일기들이 모여 책으로 출판되었고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드라마보다도 감동적이였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15세의 아야가 의사에게서 자신의 병을 듣고 나서 이런 질문을 한다.

“왜 제가 병에 걸린거죠?”

그 누구도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운명으로 받아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공평하다고 믿고 싶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불공평한 일들을 나는 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한 것은 자신의 의지로 장애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에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열심히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