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좌표

생각의 좌표10점
홍세화 지음/한겨레출판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로 알려진 홍세화님은 저에게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해 주신 분입니다. ‘나는 빠리의 택시의 택시 운전사’ 이후로 그가 쓴 책은 거의 다 읽어보았습니다. 최근에 발간된 ‘생각의 좌표’도 예외는 아니였죠. 

한국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여러 글들을 묶어 놓은 책입니다만… 생각의 좌표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어 내면서, 특히 우리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우리의 생각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고, 그렇게 형성된 생각으로부터 생겨나는 사회적인 문제점은 무엇인지 고찰해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형성이 될까요? 교육, 책, TV, 신문. 경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책을 많이 읽던 예전에는 그래도 비교적 사색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회가 많았습니다만,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로부터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에는, 그렇게 흘러 들어오는 정보를 비판 없이 받아 들이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럼 생각을 형성하는 다른 요인으로서의 교육은 어떨까요? 흔히 우리나라의 교육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학생들에게 사형제도에 대하여 사색하고 토론하고 글쓰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던져 줍니다. 다음 중 사형제도가 가장 먼저 실질적으로 폐지된 나라는? 1. 한국 2. 프랑스 3. 미국 …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소소한 예를 하나 들자면,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골목길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담배피는 사람도 물론 많습니다. 십중 팔구도 아니고 십중 구십은 담배 다 피우면 땅에 꽁초를 내던집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겠지요. 
지배층은 그들이 원하는 의식을 우리에게 주입하고 있고, 우리는 그렇게 그들이 주입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부자를 위한 정당에 투표를 하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무상의료, 무상교육에는 삐딱한 시선을 보냅니다. 사람들마다 중요시 하는 가치가 다르겠지요. 하지만 그 가치라는 것을 스스로 형성한 것인지 누가 만들어 준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을 생각한다8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아주 오랜만에 독서후기를 남깁니다. 그 동안 새 직장에 들어가서 적응하느라 책을 읽을 여유가 없었네요. 
삼성을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지 상당히 오래 되었고, 아직도 다 읽지 못하였지만, 비슷한 이야기,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80% 정도 읽은 상태에서 손에서 책을 놓으려 합니다. 가끔은 지루한 책으로 인해 독서의 흐름이 끊어지기도 합니다. 저의 게으름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서론이 길었네요. 저자인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에서 검사로 재직하다 삼성으로 자리를 옮겨 구조본에서 재무팀, 법무팀에서 일했습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적용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회사인줄 알고 삼성에 합류한 그는 많은 고심끝에 삼성을 퇴사한 후 양심고백을 하게됩니다. 
그가 삼성에 재직하는 동안, 많은 혜택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몸 담았던 조직을 고발하는 것에 사람들은 배신자라고 손가락질 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면서까지 옳지 않은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한 그의 용기를 높게 사고 싶습니다. 
오히려 그는 반문합니다. 자신의 양심고백이 진정 삼성을 위한 길이라고… 정치, 경제, 언론 등 분야를 따지지 않고 뻗치는 전방위 로비와 노조의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보다 더 치밀하고 광범위한 감시망… 이성, 합리, 정도라는 단어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바로 잡아야…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삼성의 모습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조직을 위해 비리를 저지른 임원이 승승장구하는 모습, 삼성에서 주는 돈은 뒷탈이 없을꺼라며 꺼리낌 없이 받는 정부관료들…
대세를 따르라… 곧 다수가 옳다고 하면 그 것이 진리가 되는 사회… 옳고 그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는 사회는 힘있는 자의 부조리를 견제할 힘이 없습니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크다고 해서, 크고 작은 비리를 눈감아 준다면, 누가 정정당당하게 승부할 용기를 가질 것이며, 누가 열심히 일할 의욕을 가져 볼 수 있을까요? 
김용철 변호사를 위시한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면 아마도 삼성의 부조리함을 바로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최소한 문제의식이라도 가져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삼성의 구성원들이 의식을 갖게 된다면, 차츰 좀 더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8점
신경숙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가족들의 아픈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점으로 이야기를 서술해 가는 것이 아니라, “너는…” 혹은 “당신은…”으로 주어를 서술함으로써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끔 한다는 것입니다. 
이 소설을 읽고 아주 조금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자식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행복이 무엇인지, 자식을 모두 떠나보냈을때 어머니가 느꼈을 공허함은 어땠을지…
이제는 어머니께서도 가족에 얽매이기보다 어머니의 인생을 사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몰랐습니다. 자식들이 배불리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머니는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어머니의 행복과 보람을 위해서라도 좀 더 바르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가져봅니다.

육일약국 갑시다

육일약국 갑시다10점
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경영사례 배우기를 목표로 2월달 선택한 3권의 책 중 마지막은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김성오 대표의 “육일약국 갑시다” 입니다. 표지를 보았을 때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 교육 업체의 대표인데, 책 제목은 “육일약국 갑시다”? 
책을 읽어보니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의 열정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경험으로 그를 이끌었더군요. 약대를 졸업하고 육일약국 약사로 시작하여, 청소기의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를 운영하기도 하였고, 현재는 온라인 교육업체의 CEO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당시 그는 “경영학 원론” 서적을 10회독하면서 독학했다고 합니다. 졸업후 마산의 변두리에 4.5평 남짓한 약국을 시작하면서 그는 독학으로 익힌 경영지식을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마다 기지를 발휘하여 약국을 성장시켜나갑니다. 그의 경영철학은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바탕으로 하기에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항상 남을 도우며 살으라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약국에서 고객을 대할때나,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을 대할때나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장의 손해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4.5평의 작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남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벽을 헐어 유리벽으로 교체하고, 조명을 25개 설치하고, 마산에서 두번째로 자동문을 설치하였습니다. 약국을 시작하면서 600만원의 빚을 내야했던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황에서 좀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인 결과 더 큰 빵을 구워 타인과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약 10일동안 경영사례 관련 책을 3권 연이어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성공한 경영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의 교집합을 도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세가지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윤리경영 
2. 사람에 대한 이해 
3. 차별화 전략
일에 대한 열정은 경영자에게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기에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정도를 지키는 윤리경영만이 기업의 영속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 직원과 고객을 포함하는 사람에 대한 통찰과 그 것을 바탕으로 하는 따뜻한 배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번 독서를 통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소중한 가치인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의 인생을 경영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만한 훌륭한 교훈일 것입니다.

일본전산 이야기

일본전산 이야기10점
김성호 지음/쌤앤파커스

일본전산은 아마도 많은 분들에게 생소한 회사일 것입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구요. 이름만 보고 S/W 개발 회사인줄 알고 이 책을 구입했는데, 읽어보니 ‘돌아가는 모든 것을 만든다’는 모터개발 회사였습니다.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회사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은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마디로 평범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모터 업체가 즐비한 일본 시장에서 모터 사업을 시작하면서 ‘남들이 어려워 하는 일’, ‘남들이 꺼려 하는 일’을 맡아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는 정신으로 밤을 새워가며 노력합니다. 나가모리 사장은 안되는 이유를 찾을 시간에 되는 방법을 찾으라고 호통을 칩니다. 일에 착수할 때는 전직원이 ‘할 수 있다’라고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함께 외치며, 할 수 있다는 바이러스를 각인 시킵니다. 회사 초창기에 밥을 빨리 먹는 사람, 오래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 목소리가 큰 사람을 선발하여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인재로 키워냅니다. 
나가모리 사장이 중요시 하는 핵심 가치는 구성원들의 ‘의식’입니다. 어설픈 정신상태의 일류보다 하겠다는 삼류가 낫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일본전산은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소위 말하는 스팩을 전혀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개인의 능력은 크게 차이 나봐야 5배 정도가 고작이지만, 열정이나 의지는 100배까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나가모리 사장의 믿음은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특히나 어설픈 정신상태에 놓여 있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경영사례, 경영자들이 소개 되고 있는 가운데, 나가모리 사장의 일본전산 이야기는 참으로 유별나고 재미있습니다. 비슷비슷한 경영자들의 이야기가 조금 식상하게 느껴지신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