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여행

지난 월요일 집을 출발하여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시작하였다. 최초의 목적지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나의 청소년기를 보낸 경상남도 창원!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을 향하는 KTX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기분좋게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기차여행의 운치를 즐기고 있었는데, 광명역에서 부터 알수없는 냄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옆좌석을 보니 이슬람교도의 복장을 한 이국인 두명이 앉아 있었는데, 땀냄세인지 인종특유의 냄세인지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 30분 정도 지나니 코가 마비되어 괴로움(?)이 덜하였다.

동대구역

난생 처음 기차 환승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동대구역에서 다음 무궁화 열차를 기다리며 초코바를 먹고 있는데, 얼마전 사진으로 본 초등학교 동창인 동희가 사진의 바로 그 옷을 입고 내 눈앞에 나타났다! 서로 알아보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서울에서 부터 같은 열차를 타고온 것이였다. 창원역 내려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역시 초등학교 동창인 원준이가 마중나와서 함께 아버지가 계시는 동서식품 창원공장으로 갔다. 회사 내부로 들어가 휴게실에서 아버지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공장장님께 인사드렸더니 여행에 충분한 용돈을 주셨다. 회사에서 나와서 예전에는 5일장이 열렸지만 지금은 엄청난 유흥가가 되어버린 상남동에서 등갈비를 먹으며 지역 소주인 화이트를 한잔 걸쳤다.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가 끝나고 아버지는 사원아파트로 돌아가시고 원준이와 나는 잠깐 산책하면서 빨개진 내 얼굴을 식혔다. 그리고 난 후 몇년만에 원준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변함 없이 그대로이신 원준이 부모님께서 반겨주셨다. 나중에는 동희까지 놀러와서 원준이 어머니와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난 중간에 학원 수강신청한다고 영 정신이 없었지만 ^^;

동희를 집에 보내고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고, 5시 30분에 일어나서 창원을 출발했다. 지리산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코스로 홈페이지 안내상으로는 총 8시간 30분으로 천왕봉을 정복(?) 할 수 있는 것이였다.

아직 한 참 멀었구나 ;;

5.4km를 오르며 들었던 생각은,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을까? 역시 앉아서 공부하는게 제일 편해. 살면서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을텐데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등등. 오를때는 꽤나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면 다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 오를 때는 잠시후에 느끼게 될 성취감을 생각하며 기대를 갖게 되는데 내려오는 것은 그렇지가 않다. 지루함과 피곤함을 견뎌내야 한다.

천왕봉 임박! 마지막 고비!

차에서 출발한 시간이 8시, 등산을 마치고 차로 돌아온 시간은 5시! 산행이 끝나고 나서 한발짝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설악산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함께 한 원준군도 같은 생각. 정상에서 보여준 멋진 풍경이나 내려오면서 보았던 계곡의 비경이나 설악산이 더 아름다웠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지리산은 바위가 크고 많아서 내려오기가 수월치 않았다.

그렇게 힘들었던 산행을 마무리 하고 남해로 향했다. 가까이 보이는 모텔에 짐을 풀고 맥주와 안주를 사와서 먹고는 9시에 골아 떨어졌고 10시에 일어났다. 무릎 주변과 허벅지의 근육들은 너무나 알차게 뭉쳐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밖을 보니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었다. 약간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바다를 보며 잠깐 상념에 잠겼다가 창원으로 일찍 돌아왔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한 후 시외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옴으로써 짧은 휴가를 하루 더 일찍 마무리 했다.

비오는 남해 바다

지리산이 약간 실망을 안겨주기도했지만, 산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기분전환이 제대로 된 것인지 정신적으로 충만해진 것 같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야겠지. 차분히 연구실에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홍구공원, 임시정부청사

상해에서 그리고 중국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의 일정은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 투척에 성공했던 장소인 홍구 공원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들르는 것이다.

상해는 황포강을 사이로 푸동과 푸서로 나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기에 푸동과 푸서지역은 큰 차이가 있다. 마치 대전역 근처의 구 시가지와 둔산근처의 신시가지를 보는 듯 한 느낌이다. 푸동지역은 서울보다 화려하고 높은 건물이 많은 반면, 푸서지역에 오면 아직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많이 못산다는 느낌을 준다.

홍구공원에서

처음으로 들른 곳은 홍구공원이다.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투척했다는 장소! 설명을 들어보니 윤봉길 의사는 물통으로 위장한 폭탄으로 의거에 성공했고 도시락 폭탄은 자살용이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체포되어 총살 후에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는 수모를 당하셨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가 쓴 글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안내해주는 아가씨가 비장한 표정으로 읽어주어 감동적이였다.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다짐하였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 한층 강의(剛毅)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雨露)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하였다.

임시정부청사 앞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상해 임시정부청사이다. 독립을 이루기 까지 중국 전역을 이동하며 독립운동의 중추가 된 곳들 중 하나로, 그 당시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관람해야만 했다.

여행내내 타고 다녔던 버스 안에서

임시정부청사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에 들어올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참으로 고요하다는 것이다. 역마살이 전혀 안끼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다 …

이강, 관암동굴 그리고 상해

계림의 비경

어제는 계림의 시내를 구경했다면, 오늘은 계림의 산수를 구경하는 날이다. 버스타고 40분 이동한 곳에서 부터 유람선을 타고 신선놀음을 시작했다. 이강을 따라 유유히 유람선을 타고 산수를 구경했다. 돌산으로 첩첩산중에 안개가 적당히 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관암동굴

관암동굴에서

유람선에서 내려 도착한 곳은 관암동굴! 가본 곳 중 가장 거대한 동굴이라 생각된다. 조명을 잘 해놓아서 보기에 아름다웠다. 재밌었던 것은 동굴 탐험 중간중간에 꼬마기차도 타고, 배타고 어두컴컴한 동굴속 물길도 지나고, 마지막으로는 요산에서 탄 것과 유사한 2인용 썰매를 정한형과 함께 신나게 타고 다시 입구로 나오는 것이였다. 바로 뒤의 썰매에 석우형이 타고 있었는데 브레이크가 고장이라 상당한 속도로 나를 들이 받으셨다. 엉덩이가 매우 아팠다.

관암동굴을 빠져나오는 전동썰매에서 운전에 열중하시는 정한형

오후에는 어제와 달리 신비한 경치를 보여주었던 계림을 떠나 다시 상해로 향했다. 몇일 전에 상해에 왔을 때는 경유지에 불과해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는데, 오늘은 버스로 시내를 다니며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시내 중심가는 정말 서울보다 크고 화려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역시 우리나라가 잘 사는 것 같았다.

동방명주타워에서 느끼하게

처음 들른 곳은 상해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잇는 동방명주였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순식간의 260여 미터를 올랐으니 안그래도 비행기 타며 멍멍해졌던 귀가 다시 말썽이다. 동방명주위에 오르니 상해의 모든 시가지가 비온 직 후라서 선명하게 보였다. 내려와서는 동방명주의 야경이 멋있어 정한형과 석우형과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외탄에서 바라본 상해시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외탄이다. 뒤로는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건물들이 보이고, 앞으로는 상해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동방명주에 올랐을 때 안개 없이 깨끗했는데, 그 사이에 안개가 엄청나게 껴서 형용할 수 없이 멋진 경치를 보여주었다. 아마도 잊지 못할 풍경이 될 듯 하다. 똑딱이의 한계에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내일의 상해관광을 끝으로 드디어 고국으로 돌아간다. 한국이 그립다.

계림

게임 삼국지에서 산이 많은 지형으로 그다지 효용가치가 없었던 땅 계림을 여행하는 날이다. 시내를 흐르는 이상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유람선에서 계림시내를 구경중

올해는 비가 너무 안왔다는 가이드의 이야기처럼 정말 강물이 얕아서 배가 속력을 내지 못했다. 기대했던 것 만큼 경치가 좋은 것은 아니였다. 하류라서 그런지 물이 다소 지저분하기도 했고 기온이 높아 안개가 많이 껴서 시야도 흐렸다. 그렇지만 허름한 유람선 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시내에 간간히 서있는 작은 돌산들을 구경하는 정도의 운치는 있었다.

코끼리가 이강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의 바위

물이 너무 얕아 유람선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복파산에 도착했다. 복파산 입구에서 부터 중국인이 기념품을 팔아보려고 필사적이다. 무조건 중국어로 말을 걸어오던 항주의 상인들과 달리 이 곳에서는 적어도 물건을 팔 수 있을 정도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아저씨 한국돈 몽땅 오천원!” 버스로 다가갈 수록 가격은 절반씩 뚝뚝 떨어진다.

복파산에서 만난 무술 수련중인 할아버지

15분 정도 계단을 올라 복파산 정상에 도달했으나, 안개때문에 시내를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다. 사진 몇 장 찍고 내려와 지질학 박물관으로 갔다. 한국어로 안내해주는 설명은 전혀 듣지 않고 생각없이 구경하다, ruby 보석이 나오자 연구실 생각이 났다.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쇼핑 코너에서는 몇 몇 일행분들이 옥으로 된 배게를 구입하여 가이드의 체면을 살려주었다.

잠깐 들른 박물관에서

점심식사로 계림식 한식을 먹었는데, 자라가 들어간 용봉탕을 정한형은 삼계탕 같다며 맛있게 드셨다. 가이드는 사람들이 먹지 않을까봐 나중에서야 용봉탕이였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저녁식사에 또 용봉탕이 나왔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지 않았으나, 정한형과 석우형은 너무 맛있게 드셨다.

리프트 타고 요산을 오르는 내 뒤의 정한형과 석우형

점심식사 후에 계림의 유일한 흙산이라는 요산에 갔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 위험천만해 보이는 리프트였다. 10 ~ 20분을 매우 긴장하며 요산에 올랐다.

산 오르내리는 리프트와 그 밑으로 봅슬레이(?) 코스

겨울에는 온도가 낮아 안개가 끼지 않기 때문에 열의 여덟은 계림의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일행은 불행히도 나머지 둘의 경우의 속해버렸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산에 설치된 썰매(?) 혹은 봅슬레이(?)를 타고 내려왔는데 너무 재밌어서 교수님, 학생들 모두 어린아이 처럼 즐거워하였다.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몸을 눕히면 시속 80km까지 속도가 난다고 하는데 앞사람이 천천히 가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그 다음 코스는 나라에서 지었다는 한약방이다. 조선족 한의사가 나와 병원 설명을 하고 젊은 중국인 의사를 통해 몸에 전류를 흘려 치료하는 것을 보여주었으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 하고 아무도 약을 사지 않았던 것 같다.

한약방을 나와 저녁전 마지막 코스로 발마사지를 하는 호텔로 갔다. 왠지 부담스러워서 내키지 않았는데 괜찮았던 것 같다. 한가지 안타까웠던 것은 정한형을 맡았던 아가씨만 예뻤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석우형을 맡았던 아가씨는 행님아의 김신영을 닮았었기에 나름 만족한다. 정한형과 석우형은 전신마사지까지 2시간 마사지를 받으시고 나는 아플까봐 발마사지에서 그만두었다. 발마사지가 끝나고 등, 허리, 목까지 해주는데, 아가씨가 힘들 것 같았고 왠지 미안해져서 다른 사람보다 팁을 두배이상으로 주었다.

저녁식사 후, 정한형과 석우형과 함께 시내 백화점과 거리를 구경하고 PUMA 매장에서 옷을 한벌 구매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유럽에서와 달리 영어는 더 안통하지만 같은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거리를 돌아다니고 물건을 사기에 마음이 비교적 편했다.

내일 오전 관광이 계림의 마지막이다. 내일은 멋진 경치를 보여주었으면 …

서호

학회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서호 근처의 학회장으로 이동하여 마지막 세션을 들었다. 역시나 네트워크 분야는 재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세션이 끝나자 마자 잠깐의 시간의 남아 정한형, 석우형과 함께 서호에 다녀오기로 했다.

석우형과 함께

서호가 관광지다 보니 많은 중국상인들이 우리를 유혹하였으나 하나같이 불친절하게도 중국어 일색이다. 무슨 생각으로 들리지도 않을 중국어로만 호객행위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없었기에 무시하고 빠르게 걸어 서호에 다달을 수 있었다.

항주의 서호에서

중국에 와서 처음 보는 멋진 경치에 취해 신나게 사진찍고 돌아다녔다. 아주 짧은 시간이였지만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관광다운 관광을 할 수 있었기에 모두들 마음이 들떴다.

학회가 끝나고 마르코 폴로가 다녀갔다는 마르코 호텔 식당에서 가장 무난했던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계림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상해로 이동했다. 상해 푸동공항에서 다시 비행기를 2시간 30분을 타고 계림공항에 도착했다. 인천 ~ 상해 보다 더 먼 거리였다. 현지온도가 15도로 한국에서의 늦가을 날씨라 춥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내일 부터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될 듯 하다.
어떤 장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