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레슨

매주 화요일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는데, 지난 2주간 연속으로 화요일이 공휴일(크리스마스, 신정)인 덕분에 오늘 3주만에 레슨을 받게 되었다. 오랜만의 레슨이라 조금 더 긴장이 되는 한편, 똑같은 곡의 똑같은 부분을 지겹도록 연습했기에 매주 레슨 받을때보다는 조금 나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명료한(?) 소리를 내기 위해 평소에도 버릇처럼 손가락의 끝에 힘을 모아 책상 위를 두드리는 연습을 했더니, 하농을 연주할 때 내가 느끼기에도 전보다 명확히 건반을 누르고 때는 느낌과 함께 선명한 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는 부작용으로 레가토가 레가토스럽지 않게 되어버렸지만. 뭉개짐과 선명함 사이에서 정확한 느낌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느낌을 찾을 때 까지 배우고 노력하는 것 뿐.

몇 주 동안 혼자 연습하면서 혼자 너무 느꼈기 때문인지, 선생님이 겉멋이 들었다는 지적을 하셨다. 그래도 체르니 30번 역시 평소보다 무난히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가장 즐거운(?) 소나티네를 배우는 시간. 소나티네가 가장 재밌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한 편이라 비교적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었다. 몇 군대 지적 받긴 했지만 무난히 첫번째 연주를 끝냈다. 템포를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겠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미스가 나겠지만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선생님이 중간정도까지는 템포를 빠르게 하여 리드해 주셨고, 생각보다 무난히, 스스로에게 놀라며 연주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꼭 배우고 싶어했던 바로 이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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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이 콘서트에서 장난스럽게 대략 2배속으로 연주한 듯한데, 화려하면서도 경쾌한 것이 연주하는 맛이 쏠쏠 할 듯 하여 예전부터 꼭 배워보고 싶었다. 그동안 연주해보려고 몇 번 시도해 봤는데 그전에 배웠던 곡들 만큼 쉽게 소화가 안된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이제 정식으로 배우게 되었으니 될때까지 노력해봐야겠다.

이번주의 레슨 분위기가 좋았던 덕분에, 다음주 레슨까지 새로 악보를 봐야 하는 부분이 몇 십 마디는 되는 것 같다. 퇴근 후에는 부지런히 악보를 읽어야 할 듯.

p.s.
오늘 레슨을 끝낸 Kuhlau Sonatine Op.55 No.1 1st 역시 전처럼 블로그에 올리려고 레슨 후에 몇 번 녹음을 시도했는데, 레슨 직후라 피곤했는지 미스가 남발하여 다음으로 미루었다. Coming Soon!

2008년의 라흐피협2번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의 인상이 워낙 강했는지,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이 곡을 좋아한 이후로 생긴 바램은 직접 공연장에서 연주를 듣고 싶다는 것. 기회가 금방 찾아올지 몰랐는데 올해는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라흐피협2번의 공연이 세번이나 열린다.

1월 22일 피아니스트 서혜경 & KBS 교향악단의 2008년 신년음악회 (피아노 서혜경)
2월 15일 성남시립교향악단 49회 정기연주회 (피아노 김재희)
5월 28일 랑랑&차이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피아노 랑랑)

서혜경님의 공연은 이미 예매해놓고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며, 2월 15일의 성남시향 공연은 당연히 가볼 생각이다. 요즘 DVD로 자주 만나고 있는 랑랑의 공연은 비싸서 약간 고민이 된다. 아직 티켓 오픈도 하지 않은 상태라 좀 더 고민해볼 생각.

2008년 시무식

오늘은 잠실 롯데호텔에서 2008년 시무식이 있었다. 덕분에 생활패턴이 각자 다른 사택 입사 동기들과 같은 시간에 함께 집을 나서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7시에 일어나 다들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7시 45분쯤 함께 사택을 나섰다. 사람들로 가득한 전철을 타고 잠실역으로 향하는 길, 우리가 함께 느낀 한가지는 10분 걸어서 출퇴근 하는 일상에 대한 고마움이였다.

롯데호텔에 도착해서 준비된 다과를 음미한 후,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대우증권 파견 시절 내 인생의 첫번째 사수였던 이대리님을 찾아 해맸으나 1500명이 넘는 사람들 중에 이대리님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행사는 샌드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되었다. 모래를 펼쳐놓고 손가락으로 모래를 쓸고 다듬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 난 처음에 동영상인줄 알았다. 옆에 있던 건호형이 알려주어서 단상 위를 보았더니 어떤 남자분이 직접 모래로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있었다. 2008년의 해가 떠오르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우리회사의 주제가라고도 할 수 있는 인순이의 “거위의 꿈”에 맞춰  모래는 사람의 손에 의해 생명을 얻고 움직였다. 

대체로 10주년을 맞았던 작년의 시무식에 비해 성대하게 치뤄지진 않았지만, 1500명이 넘는 전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년의 단 하루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수 많은 사람들을 한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움직이게 하는 것이 경영진의 역할이기에 역시 쉽지 않겠다는 생각과 경이롭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결국 시무식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도 이대리님을 찾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조만간 전화 한번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