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시무식

오늘은 잠실 롯데호텔에서 2008년 시무식이 있었다. 덕분에 생활패턴이 각자 다른 사택 입사 동기들과 같은 시간에 함께 집을 나서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7시에 일어나 다들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7시 45분쯤 함께 사택을 나섰다. 사람들로 가득한 전철을 타고 잠실역으로 향하는 길, 우리가 함께 느낀 한가지는 10분 걸어서 출퇴근 하는 일상에 대한 고마움이였다.

롯데호텔에 도착해서 준비된 다과를 음미한 후,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대우증권 파견 시절 내 인생의 첫번째 사수였던 이대리님을 찾아 해맸으나 1500명이 넘는 사람들 중에 이대리님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행사는 샌드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되었다. 모래를 펼쳐놓고 손가락으로 모래를 쓸고 다듬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 난 처음에 동영상인줄 알았다. 옆에 있던 건호형이 알려주어서 단상 위를 보았더니 어떤 남자분이 직접 모래로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있었다. 2008년의 해가 떠오르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우리회사의 주제가라고도 할 수 있는 인순이의 “거위의 꿈”에 맞춰  모래는 사람의 손에 의해 생명을 얻고 움직였다. 

대체로 10주년을 맞았던 작년의 시무식에 비해 성대하게 치뤄지진 않았지만, 1500명이 넘는 전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년의 단 하루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수 많은 사람들을 한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움직이게 하는 것이 경영진의 역할이기에 역시 쉽지 않겠다는 생각과 경이롭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결국 시무식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도 이대리님을 찾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조만간 전화 한번 드려야겠다.

2008년을 맞이하며

몇년전만해도 해가 넘어가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하며 기념했었는데, 요즘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 순간을 지나쳐 버리곤 한다.  2007년을 보내고 2008년을 맞이하는 순간에 나는 사이버강좌의 토론과 과제를 마무리 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그동안 못했던 mp3 파일의 태그를 정리하며 임동혁이 연주한 쇼팽 발라드 1번을 듣고 있었다.

특별히 그 순간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 까닭은 지금의 삶이 나에겐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그 연속성을 깨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 했다는 것을 핑계로 매일 해야 할 다짐들을 글로 정리해 보려 한다. 삶의 조건에 대한 만족과 삶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별개의 문제니까.

2008년에는 평범한 나라는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에 물들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아야겠고 옳은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삶이 바람직한 삶인지를 항상 고민하며 살겠다.

무엇보다도 올해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까지 내가 보이는 선의의 그 무엇은 그 것이 바람직한 가치라는 이성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것일뿐.

2007년의 독서목록

입사 첫해를 보낸 2007년에는 총 51권(만화책 4권 포함)의 책을 읽었다. 84권을 읽었던 작년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가진 모든 취미생활(마라톤, 독서, 피아노)를 동시에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따지고 보면 책 읽을 시간은 충분했다. 업무의 효율이 낮았고, 저녁식사 후 쉬는 시간, 퇴근 후 시간을 잘 활용했더라면 충분히 작년만큼 독서를 할 수 있었을 것 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2008년 목표는 다시 100권을 읽는 것. 이제 회사생활에 충분히 적응한만큼 요령껏 틈틈히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책은 밑줄을 그어 두었다.

1. 공중그네
2. 이라크의 역사
3. 카네기 행복론
4. 만행
5. 헌법의 풍경
6.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7.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8. 새로운 미래가 온다
9. 천개의 공감
10. 서른의 당신에게
11. 7막 7장 그리고 그 후
12. 네이버 스토리
13.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14. 단 하루만 더
15. 나이스 포스
16. 빨간 신호등
17. 학문의 즐거움
18. 자기설득파워
19.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20. 백만불짜리 열정
21. 책력
22. 오 하느님
23. 네 꿈에 미쳐라
24. 남한산성
25. 퇴근 후 3시간
26. 패턴리딩
27. 김병기의 펀드투자는 과학이다
28. 마법에 걸린 나라
29. 독재자 리더쉽
30. 가시고기
31.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 하지 않는다
32.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33. 누구나 홀로 선 나무
34. 대한민국 개조론
35. 그래, 우리는 싱글맘 싱글대디다
36.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37. 내일도 나를 사랑할 건가요?
38.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39. 만화 박정희, 만화 전두환
40. 일 분 후의 삶
41.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42. 카이스트 MBA, 열정
43. 삼국지 경영학
44. The Secret
45.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46. 젊은 날의 깨달음
47.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상세보기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펴냄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으로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의 신작 에세이. 이 책은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으로 병원을 주무대로 하여 병원에서 만난 이웃들의 고단함, 눈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는 진료비를 깎아드렸더니 답례로 생 닭을 선물한 노부부, 잠이라도 편히 자게 해달라며 진통제를 구하러 온 말기 암 환자, 태어나기도 전

    <br />내가 시골의사 박경철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 아니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라는 경제학 서적이었다. 해박한 지식과 맛깔나는 글솜씨에 반해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을 사서 읽게 되었고, 지금은 그의 블로그의 팬이 되어 RSS를 등록해두고 자주 방문하고 있다. <br /><br />시골의사 블로그.. (<a href="http://blog.naver.com/donodonsu" target="_blank">http://blog.naver.com/donodonsu</a>)<br /><br />얼마전 그가 새 책,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를 출간했다는 소식을 블로그에서 접하고 바로 예약구매했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서 접했던&nbsp; 감동적이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br /><br />그 동안 그의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한 덕분에 절반이상의 글은 이미 그의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이었지만('인생' 카테고리 참조),&nbsp; 다시 읽는&nbsp; 것도 나쁘진 않았다.  <br /><br />안동에서 시골의사로 일하면서 그가 만났던 이웃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부족함 없이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도시사람들인 우리가 느끼지 못한 그들의 삶의 애환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치료비 문제로 경제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국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라는 이슈와 맞물려 더 큰 안타까움을 주었다. 무상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히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br /><br />책을 읽고, 눈물지으며 내내 했던 생각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피어나는 온정과 행복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것이다. 사람 냄세가 물씬 나는 이야기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아픔없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어 본다.<br />

젊은 날의 깨달음

읽은지 몇 주는 지난 것 같은데 게으름 때문에 이제서야 리뷰를 쓰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오래전부터 읽고 싶어하던 책이다.

조정래, 장회익, 홍세화, 박홍규, 김진애, 고종석, 손석춘, 정혜신, 박노자

특히나 조정래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며, 홍세화님은 사회를 마주하는 나의 가치관 정립에 상당한 영향을 주신 분이라, 책의 순서와 상관 없이 그 분들의 글을 먼저 읽고 싶은 유혹을 참아가며 책을 한장 한장 넘기게 되었다.

한분 한분마다 젊은날의 고민과 성찰이 훌륭한 문장으로 잘 드러나있어 읽는 중에 깨달은 바가 많았던 것 같다. 정혜신님의 글에서는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전공에 대한 애착과 열정, 그리고 정신분석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 인상적이였고, 고종석님은 ‘섞인 것이 아름답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기셨는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잘 포용하지 못하는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글로써 큰 깨달음을 주었다.

역시나 나에게 가장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준 것은 조정래 선생님의 글이였다. ‘인생은 단 1회의 연극이다’라는 제목으로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시절로부터 생겨난 치열한 그의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나는 늘 개인이 생각하는 꿈과 성공이라는 것을 이루는 원리는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꾸준히 성실히 기울이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작심삼일을 경험해본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조정래 선생님은 수십년을 글감옥에서 지내면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탈고하셨다. 한 번 마음을 정하면 세월의 길고 짧음을 가리지 않고 어김없이 실천해 나갔던 치열한 삶의 자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였을 것이다.

이렇듯 인생에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계속 확인하면서 어찌 한 번 마음먹은 것을 지켜 나가지 않을 수 있는가. 내가 대하소설을 연달아 세 편씩 써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마음먹음의 실천일 뿐이다. 그런 미련스런 노력 말고 무엇이 우리 인생을 책임질 수 있고, 우리 인생에 빛을 줄 수 있겠는가. 나는 내가 타고난 재능보다는 미련스러운 노력을 믿고자 했다. 타고난 작은 재주도 치열한 노력을 바치면 커진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그리고, 실패한 인생을 용납할 수 없었고, 더욱이 가난에 원수를 갚아야 했던 것이다. 남들이 의아해하는 나의 의지, 열정, 실천, 그런 것들의 뿌리에는 가난이 있었다. 나를 키운 건 가난이었고, 가난이 나의 힘이었다.

난 이 구절을 읽고 나태한 스스로의 삶의 모습이 부끄러워 눈물이 날 지경이였다. 미련스런 노력을 들이기도 이전에 능력의 부족함을 탓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