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20 Kirari

스톤의 도쿄 러닝 플레이리스트의 첫 번째 곡 Fujii Kaze의 Kirari. 이 플레이리스트를 MP3로 만들어 러닝 워치에 넣고, 수 많은 달리기를 이 노래와 함께 시작했다.

마라톤 대회에서 이 노래와 함께 출발할 때마다 느꼈던 감성이 요즘엔 몹시 그립다. 글로 표현하기가 참 쉽지 않은데, 그래도 가장 어울리는 단어를 굳이 찾아보자면 ‘환희’라고 해야할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리듬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이 노래가, 제법 잘 달리고 있다는 감각과 만나는 순간, 레이스 초반부터 ‘러너스 하이’를 선사한다.

느린 달리기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제법 잘 달린다는 감각은 4분대 후반, 5분대 초반의 페이스로 달려야만 느낄 수 있다. 3월 29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번의 대회를 DNS 하고 두 달 넘게 느린 달리기만 이어오다 보니, Kirari와 함께 빠르게 달렸던 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

어제는 퇴근길에 Fujii Kaze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았다.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라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나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J-Pop은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당분간은 Fujii Kaze의 1, 2집을 열심히 들어볼 생각이다.

260617 불안을 다스리는 법

언제나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서, 불안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론을 갈고 닦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한다.

1시간 이내로 타이머를 설정하고, 그 이후의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지금 눈앞에 있는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이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불안을 불러온다. 행복은 몰입에서 오는 것이지, 결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감에 집중한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코로 느껴지는 냄새, 피부에 닿는 감촉, 혀에 느껴지는 맛에 집중한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한다. 한 음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클래식 음악에 집중한다.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아름다운 지구에 살고 있는 것, 몸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불안은 설 자리가 없다.

260422 수영학원 로드매니저

아이가 다니는 수영 학원이 집에서 꽤 거리가 있다. 그렇게 로드매니저 역할을 맡은 지 어느새 1년이 됐다.

한두 달 전부터 아이 친구가 같은 시간대로 수업을 옮기면서 둘이 함께 다니게 됐다. 한동안은 친구 아버지와 나란히 로드매니저를 했는데, 지난주부터는 격주로 품앗이를 하기로 했다.

덕분에 여유가 좀 생겼다.

아직은 솔직히, 아이가 부모보다 친구를 더 찾게 되는 데서 오는 아쉬움보다 생겨난 개인 시간에서 오는 만족감이 더 크다.

언젠가는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던 때가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

260419 Claude Design 사용해보기

Claude Design(https://claude.ai/design)을 사용해 개인 영어 표현 학습 서비스 Memento의 디자인 개선을 시도해봤다.

데모 영상 몇 분 본 상태에서 일단 부딪혀 봤다.

로컬에 있는 소스코드 폴더를 입력으로 넣고 다짜고짜 디자인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

작업이 끝난 후 메인 패널에서 변경된 디자인을 사용해보면서, 특정 UI 컴포넌트를 지정한 상태에서 디자인을 세부 조정하거나 클로드에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개선된 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당장 서비스에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Export 메뉴에서 Claude Code 적용을 위한 압축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memento
├── project
│   ├── handoff
│   │   ├── App.css
│   │   ├── index.css
│   │   ├── Login.css
│   │   ├── Login.jsx
│   │   └── README.md
│   ├── Memento Redesign (Standalone).html
│   └── Memento Redesign.html
└── README.md

Prompt를 사용해서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Fetch this design file, read its readme, and implement the relevant aspects of the design. https://api.anthropic.com/v1/design/h/hx0HKDRsN03rtc4utkcYgQ?open_file=Memento+Redesign.html
Implement: Memento Redesign.html

그러나 아쉽게도 잘 되지 않았다. 변경된 디자인의 일부만 반영되었다. 아직 Research Preview 상태여서 그럴까? handoff 폴더의 파일들은 완전하진 않은 듯 하다.

완성도는 빠르게 좋아질 것이다.

일단 시도하고 부딪혀보는 사람이 기회를 얻는 세상이 왔다.

2026 MBN SUNSET MARATHON

아이와 함께 3K 코스를 완주했다.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진 쉽지 않은 코스였는데 한 번도 걷지 않은 아이가 대견했다. 걷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달릴 수 없었다. 다음에는 앞에서 출발해야겠다.

가는 길에 인천 차이나타운에 들렀다. 인천 중구청 주차장 지하 3층 구석에 겨우 주차하고, 일본풍 거리를 지나 삼국지 벽화거리를 구경하고, 연경에서 점심을 먹었다. 20~30분 줄을 선 보람이 있을만큼 모든 음식의 맛이 좋았다.

대회장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대회 장소인 송산공원에는 주차가 불가하다고 하여, 영종역 근처에 주차한 뒤 3시 30분까지 셔틀을 타야 했다. 그런데 주차 자리를 찾아 헤매는 사이 어느새 3시 30분이 지나버렸다. 결국 셔틀 승차장에서 약 700m 떨어진 곳에 불법주차를 하고,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는데, 운 좋게도 마지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버스에 무사히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보았던 아이의 즐거운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계획이 없거나 좀 허술해서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 어쩌면 그런 식으로 사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는 첫 번째 마라톤 대회로 평생 기억에 남겠지만, 이 대회에 다시 참가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코스도 아쉬웠는데, 영종도까지 왔는데 바다는 보이지 않고 아파트 옆 도로를 달리는 게 전부였다. 마지막으로 황당했던 건, 3K 메달이 부족해서 Half 메달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부상에서 회복 중인 나로서는, Half와 10K 코스를 달리는 주자들을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던 아이는, 완주 후에는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했다. 하반기 서울 대회를 알아봐야겠다.

중고등학교 때 체력장에서 1,600m 달리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3,000m를 25분 동안 쉬지 않고 완주했다니 정말 대단하다. 1년에 한두 번 단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체력과 자존감을 함께 키워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