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10 달리기 부상과 훈련에 대한 생각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부상을 입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그 어떤 힘든 훈련도 감당할 수 있을텐데…’

이번에 부상을 당해보니 그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부상으로 인한 훈련 공백이 길어지면서, 부상을 잘 관리하는 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계속 달릴지 쉬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러너임바가 알려주는 기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1. 대칭인가? 한쪽만 아프면 위험 신호. 양쪽이 비슷하면 괜 찮을 확률이 높다.
  2. 움직이면 나아지는가? 뛰기 시작하고 5~10분 안에 통증이 완화되면 일시적인 피로일 수 있다. 하지만 달릴수록 아프면 멈춰야 한다.
  3. 일상생활에서 불편한가? 걷기, 계단 오르기, 앉았다 일어 설 때에도 아프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260407 수원화성, 팔달산 걷기 여행

장기근속휴가로 4/7~4/9을 쉬고, 4/10은 창립기념일이라 쉰다.

조직 책임자로서 길게 휴가를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날씨 좋을 때 더 바빠지기 전에 과감하게 쉬기로 했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대신 챙겨줄까?

등교 시간에는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 사거리에서 녹색학부모회 활동을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연무대까지는 11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이후에는 수원화성 성곽을 따라 팔달산까지 걸었다.

용연은 처음 가봤는데,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아내와 연애 시절의 추억이 있는 장안문 보영만두에 들러 찐만두와 김밥을 먹었다. 정확히 그 시절의 그 맛이라 더 반가웠다.

작년 여름에 러닝하러 왔던 팔달산 둘레길에서는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와 연애 시절의 추억이 있는 수원중앙도서관에도 잠시 들렀다.

돌아오는 길에는 조금 더 걷고 싶어 버스를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왔다. 그렇게 2시간 39분 동안 11.65km를 걸었다. 총 상승 고도는 225m. 실제로는 12km 넘게 걸었을 것 같다. 실수로 가민 워치를 정지 상태로 둔 채 꽤 오래 걸었기 때문이다.

부상당한 왼쪽 햄스트링의 상태를 계속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경사를 꽤 오르내렸음에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미세하게 뻐근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내일 아침 상태를 보고 문제가 없다면 천천히 조깅을 시작해봐도 좋을 것 같다.

실컷 걷고, 음악을 즐기고, 자연을 눈에 담았다. 날씨 좋은 날 반나절만 투자하면 누릴 수 있는 호사인데, 이게 뭐라고 1년에 한 번 누리기도 이렇게 어려운 걸까?

혼자서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과 귀에 들리는 것을 온전히 느낀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던 휴가 첫째 날이었던 것 같다.

260404 요즘 읽는 책들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

생계목적의 회사원의 삶에서 벗어나, 도전하고 싶다 아니 도전해야한다는 내 안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찾게 된 책들이다.

마라톤 풀코스에서 예전에는 꿈도 못꾸던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것은, 본업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함이다. 그것은 도전 정신, 자신감, 인내심, 절제, 끈기, 꾸준함, 건강, 체력과 같은 것들.

260328 금주 2주 경과

술을 입에 대지 않은 지 2주 정도 지났다.

같은 일정을 소화했을 때 몸이 느끼는 피로는 줄었고 활력은 늘었다.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금주를 하기 전에는 자려고 누울 때 거의 탈진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렇게 좋은 걸 알았으니, 다시 술을 마시는 일은 없지 않을까?

요리를 한다는 것

흑백요리사 시즌2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최강록 셰프가 남긴 말은,

“저는 특출난 음식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국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요리사분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더 열심히 음식에 대해 소중히 여기면서 살겠습니다.”

겸손과 진정성이 드러나는 우승 소감에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게 되었다.

회사를 오가며 운전할 때, 밀리의 서재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우승 소감이 빈말이 아니구나.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돌이켜봐도, 요리사로 살면서 후회되는 일은 없다. 그동안 했던 선택들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대단한 요리사가 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손을 잘 씻자는 원칙만 있다. 내가 만드는 음식은 최소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어야 하니까.

인생도 요리사라는 직업 경력도 중반기를 지나고 있다. 전반기는 요리를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구로 써왔다. 그만큼 치열했고 쫓기듯 불안하기도 했다. 후반기에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겠지만 요리사로서 일탈하지 않고 꾸준하게 갈 길을 갔으면 한다. 그 길에 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었으면 좋겠다. 큰 업적을 이루지 않더라도 요리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에 한 송이, 후회가 남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또 한 송이, 내 숙제를 다 해냈다는 성취감에 또 한 송이 꽃이 피길 바란다.

먼 훗날에 내가 굳이 기억될 일도 없겠고, 기억되고 싶지도 않지만, 누군가 어떤 계기로 문득 나를 떠올린다면 그 사람, 요리하는 사람이었지, 최강록은 요리사였어, 정도가 좋겠다.

2007년부터 이어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생각할 때마다, 최강록 셰프의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