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버그의 단순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설계에서 이 둘 사이의 인터페이스(디바이스 드라이버, and so on)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우리 연구실에서 채택한 Heterogeneous Modeling 방법에서 이는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졸업하신 춘호형이 개발한 Hinge를 현재 우리의 개발환경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내가 할 일 중에 하나였고, 그에 앞서 꼭 기존의 Hinge가 만들어낸 인터페이스가 동작해야만 했다. 졸업을 해야하니까! 문제는 쉽게 동작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하드웨어를 포함한 실험이라 무엇이 문제인지 좀처럼 찾아낼 수 가 없다는 것.

매일 이 것에 매달린 것은 아니지만 2,3주 동안 여러가지 가설을 세워가며 문제가 될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생전 나와 관련이 없어보였던 Verilog HDL도 공부했다. 결국 문제는 그동안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블랙박스로 여겼던 디바이스 드라이버에 있었다!

버그는 단지 little-endian 으로 인한 것이였다. 16비트 1을 쓰게 되면 이 때 1이 위치한 비트가 내가 생각한 위치와 달랐던 것이 문제였다! 덕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걸쳐서 각종 다양한 지식을 섬렵할 수 있었으나 지나간 세월은 …

자랑스럽게 빛나는 LED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가는 신호가 인가되었을 때, LED를 켜지게 만들었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불을 내뿜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고안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이 원하는 바 그대로 동작되었을 때 느끼는 쾌감! 개발자들은 이 맛에 힘든 개발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전태일 평전


고등학교 시절이였던 것 같다. 학급문고에서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었고 너무나 감명 깊게 읽었다.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도 했거니와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여서 다시 읽을 요량으로 아니 두고 두고 읽을 요량으로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며 일하는 불쌍한 여공들과 평화시장의 노동자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불태웠던 전태일 열사의 삶과 사상을 인권변호사인 조영래씨가 옥중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집필한 책이다. 그가 스스로의 몸을 산화하여 뜻을 이루고자 한 이유는 가히 성인이라 불리울 수 있을 정도로 사람에 대한 큰 사랑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결심한 후 그의 일기를 보면 사람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크나큰 지 느껴볼 수 있다 …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너희들은 내 마음의 고향이로다.

– 전태일의 일기 중에서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리더스북

월급쟁이 생활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돈을 효과적으로 잘 모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따라서 경제관련 서적을 빼놓지 않고 간간히 읽게 되는데 …

이 책은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 결코 쉽게 쓰여진 책이 아니다. “시골의사의” 라는 제목의 시작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경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현상의 본질을 꽤뚫고 있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모르는 개념이 많아 스스로의 무지몽매함에 여러번 좌절해야했다. 허나 조금이라도 이해가 닿았던 부분에서 내가 얻은 지식과 지혜는 상당했다.

책의 결론만 말하자면 이자율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며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건 자신의 분야에서 일류가 되어 스스로의 몸값을 늘리는 것이 최고의 재테크다!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일확천금을 위해 얄팍한 공부를 하는 것 보다는 하고 있는 일에서 경쟁력을 갖춰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 훨씬 현명하지 않을까? 

EUC 2006

이번주 수,목,금요일에는 EUC 2006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머물렀다. EUC가 열리는 건국대학교 호수에 숭실대가 빠진다는 우스겟소리를 확인해보았으나 숭실대가 빠질만큼 거대하지는 않았다 ^^;

새천년기념관에서 등록을 하고 식사를 했다. 학회가 시작할 시간에는 거의 커미티와 스태프가 참석인원의 80%정도 되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2시간에 육박하는 기조연설은 정말 지루했다.학회에서의 진기한(?) 경험은 내가 석사생활하면서 읽었던 논문에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콜롬비아 대학의 스테판 에드워드 교수를 보았다는 것!

둘째날 그의 발표를 들어보니 최선을 다해서 빨리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뒤에 이어진 중국, 일본인의 알 수 없는 영어보다는 듣기에 아름다웠다. 우리의 논문은 정한형이 멋지게 발표해주셨다.

재밌었던 건, 대만학생이 논문저자 대신 발표하러 와서는 스크립트를 줄줄 읽는데 슬라이드와 싱크가 안맞는 어처구니 없는 시츄에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