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2주 달리기

지난주 일요일 하프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월~목을 쉬었다. 더 빨리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오른쪽 발바닥 물집의 통증이 심해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1080은 다 좋은데 열감이 좀 아쉽다. 10km 이상을 달리면 꼭 물집이 잡힌다.)

다음 대회는 내년 3월 서울마라톤 10km다. 까마득히 멀어서 다음 대회는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따라서 대회 준비모드가 아닌 일상의 달리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 다음주부터는 일상의 달리기로 주 마일리지 25km를 채워볼 생각이다.

하프마라톤 완주를 통해 21km 정도는 뛰어도 좋을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있다는 사실이 자신감을 준다. 부상에 대한 우려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월 마일리지 100km 이상을 달려볼 수 있을 것 같다.

241013 SEOUL RACE 하프

지난주 토요일 밤 18km를 달리면서 쓸수 없게 된 오른쪽 발목 상태가 어제 밤까지 호전되지 않아서 어쩌면 완주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밤 두 가지 선택이 완주를 가능하게 했다. 첫 번째 선택은 발목에 파스를 붙이고 잠들었고, 아침에 새 파스를 붙이고 레이스에 임했다. 두 번째 선택은 대회에서 카본화 SC트레이너 대신 쿠션화 1080을 신었다.

고민 끝에 코로스 시계의 가상 페이서 기능에 2시간 15분, 평균 페이스 623을 목표로 설정하고 출발했다. 발목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나도 모르게 페이스가 빨라질 때마다 보폭이 커질 때 마다, 속도를 늦추기를 반복했다.

초반에 광화문, 경복궁을 지나 청와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제외하곤 오르막길이 없었다. 그마저도 짧고 완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발목을 쓰지 않기 위해서, 지면접촉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PB 맛집이라 불릴만 했다. 경사가 거의 없고, 주로는 정체없이 쾌적했다. 다만 스펀지를 나누어주는 구간이 짧아서 이용하기 힘들었던 점은 아쉽다.

대회에서 하프를 처음 뛰어보니 ’10km까지는 그냥 깔고 가는 거구나, 여기서부터 시작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10km를 이렇게 편안하게 달려온 자신에게 조금 놀라기도 했다. 21km를 달릴 결심을 하고 있어서 그랬을까?

14km 지점에서 처음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15km 지점에서 바나나를 1/4 정도 먹었고, 17km 지점에서 에너지젤을 먹었다. 이때부터는 꽤 힘들었지만, 내 이름을 부르며 응원해주신 분들의 호의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결승지점에 당황하며, 2시간 5분 22초로 피니쉬. 대단한 기록도 아니고, 정신력을 바닥까지 끌어다 쓴 최선의 레이스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성실한 레이스였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달리는 것이 내가 꿈꾸는 레이스였고, 2시간의 긴 여정을 머릿속에 그렸던대로 이끌었기 때문에 오늘의 레이스에 만족한다.

그렇게 하프 주자가 되었다.

2024년 40주차 달리기

월요일부터 환절기 감기로 컨디션이 완전히 망가져서 평일에는 달리지 못하고 회복에만 집중했다.

이번 주말은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전 마지막 주말이어서,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프마라톤 예행연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시간을 목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힘이 남아 있으면 하프를 완주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8km를 넘었을 때에 더 이상 달릴 수 없을정도로 다리 상태가 나빠서 멈춰야했다. 왼쪽 종아리는 쥐가 나기 직전이었고, 오른쪽 발목은 피로가 누적되어 거의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달리면서 몇 번을 멈췄다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콧물이 호흡을 방해할 때마다 공원 개수대에 들러 코를 풀었고, 10km 지점에서 화장실에 들렀고, 14km 지점에서 편의점에 들러 에너지젤과 이온음료를 섭취했다.

멈췄다 다시 달릴 때마다 다리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심박수를 잠시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계속 달리는 게 더 나을거라 생각한다.

SC트레이너 V3를 신고 지금까지 가장 멀리 달린 것은 2주 전 10km 였는데, 갑자기 18km를 달렸고, 광교호수공원 입구쪽 오르막길을 6번을 포함해서 달렸으니, 이래저래 다리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전에 16km를 달릴 때는 쿠션화 1080을 신고 오르막길이 없는 코스를 선택했다. 일부러 다리에 무리를 주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계획대로 잘 진행된 셈이다.

2km를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행히 많이 회복되었다. 1주일 동안 리커버리를 잘 하면, 더 강해진 몸으로 서울레이스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레이스 하프코스는 경사가 거의 없고 물 보급이 수시로 있으니까,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달리면 힘들겠지만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행연습을 통해서 정한 대회 심박수는 150, 페이스는 610. 예상 기록은 2시간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