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08 심플리 피아노

60% 할인 링크를 이용해 오늘 심플리 피아노 프리미엄을 1년 구독했다.

한 때 회사에서 피아노 동회회를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피아노에 진심이었지만, 2010년 3월 LG전자 입사 후 피아노와 멀어졌다.

이사와서 안방에 자리잡은 카시오 PX-130은 옷 선반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당근마켓에 판매하고 그 자리에 옷장을 설치하려고 하였으나, 피아노에 관심 없던 아이가 갑자기 자기가 쓰겠다고 하여 조건을 달았다.

  1. 아이 방에 설치
  2. 피아노 학원 한 달 다니기

그렇게 피아노는 아이 방으로 옮겨졌다.

오래 전에 회사 동료가 추천해준 심플리 피아노가 문득 생각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후로 아이와 나는 시간만 나면 경쟁적으로 심플리 피아노를 하고 있다.

미술을 좋아하고 음악에는 관심 없던 아이는 한 번 피아노 앞에 앉으면 아이패드 배터리가 10%가 되어 경고가 울릴 때까지 피아노를 연습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집중력, 근성에 놀랐다.

심플리 피아노 덕분에 10년 넘게 잊고 있었던 피아노 치는 재미를 다시 찾았다. 유치원 수준의 연주라할지라도 좋아하는 노래를 (나름대로) 리드미컬하게 연주할 때의 기분만큼은 최고다.

시간이 되는대로 심플리피아노를 꾸준히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 이상이 되면 주말에 학원을 다녀봐도 좋을 것 같다.

1차 목표는 중급 4단계를 넘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는 것이다.

피아노가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평생 취미가 되면 좋겠다.

241204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 2호점 추첨

’24년 12월 4일 오후 7시에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 2호점에서 ’25년 입소할 초등학교 1학년생을 모집하는 추첨이 있었다. 9명 모집에 지원자는 25명.

간절한 마음으로 온가족이 총출동했다. 운이 좋아서 당첨이 되었지만, 당첨되지 못한 부모님들 앞에서 기쁜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수원시다함께돌봄센터 2호점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고, 아이가 입학할 신풍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어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25년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24년 12월에 미리 이사를 왔는데, 이사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학원을 알아봐야 하나? 학원은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곳만 보내고, 최대한 자유시간을 주고 싶다. 그래도 수영, 미술, 피아노 등 예체능 학원은 한 달씩은 다녀보게 할 생각이다. 평생 취미를 찾을 수도 있을테니까.

241122 뜻밖의 휴가

11월 22일 금요일에는 어린이집 등원에 실패했고, 그래서 계획에 없던 휴가를 사용했다. 11월 8일 금요일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엄마, 아빠 둘 다 일 욕심이 없는 편이 아니다 보니,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평소에는 잘 다니다가도, 금요일쯤 되면 몸과 마음이 지쳐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특히나 아이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배우는 나누기가 어렵다고 답답해 한다. 아내와 나는 못해도 된다고, 나중에 배우면 된다고 자주 이야기해준다.

등원과 하원을 합쳐 매일 1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에서 오는 피로도 한몫했을 것이다

회사에서 나의 포지셔닝은 왔다 갔다 한다. 어쩔 때는 ‘회사 일에 몰입해서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육아 이슈로 계획에 없던 휴가를 써야하는 상황이 되면 ‘가족이 우선이니까, 나는 여건이 안 되니까 그럭저럭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상사와 동료, 후배들이 나의 이런 사정을 이해해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다. 회사 일에 온전히 매진하는 주변 팀장님들처럼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58세 마이크 타이슨이 27세 유튜버 복서에게 완패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저 아닌 누구에게도 저를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 기쁩니다.”

어떤 결과를 추구하기보다는, 주어진 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경우일 것이다.

241121 무한의 농장

아이와 함께 하는 게임 “무한의 농장“.

예비초등인 딸에게 하루에 10-15분씩 게임을 하게 해준다.

오늘처럼 회식으로 늦게 들어가는 날에는 아이는 내 폰에 설치된 게임을 할 수 없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아이 대신 게임을 해서 게임 머니를 모아준다. 아이가 다음에 게임을 할 때 즐거울 수 있도록.

아이와 뭔가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쪽 보다는 절제하는 법을 알려주는 쪽을 지향한다.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쪽 보다는 인생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쪽을 선호한다.

부모로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학창시절의 성과만 보자면 무리해서라도 최적화된 길을 걷도록 하는 게 맞겠지만, 인생을 길게 보면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도록 열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론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존재가 되든 자신의 삶에 만족하길 바란다. 그래서 행복하길 바란다. 아이가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간다면 부모로서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240522 전천당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전천당.

살짝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에 딱이다.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을 다 봤고, 오프닝곡 앤딩곡을 다 외워서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까지 읽고 있다.

책나루에서 꺼낸 전천당 1권을 펴보았더니, 그림은 거의 없고 글자만 가득해서 아이가 읽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기억에 남아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그런지, 아이는 어렵지 않게 잘 읽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 읽는 재미만 알려줘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바램을 이루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