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ude

지난 화요일 피아노 레슨은 완전히 암울했다. 지난주 선생님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염두해서 세심하게 연습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대충대충 연습하다 보니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한주 동안 전혀 발전이 없었던 것 같았다.

아무렇게나 건반을 누르다가 선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를 내기 위해 타건 방법을 바꾸었더니 마치 풍맞은 사람처럼 빠르게 치려고 하면 손이 마음대로 안움직인다. 어렸을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깨달으며, 어렸을때 그만둔 것을 후회하는 한편으로 과연 노력하면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마주하며 불안함에 떨고 있다. 그러나 몇 년은 꾹 참고 나아갈 생각이기에 그리 조급하지는 않다.

최근의 성의없는 연습을 반성하며, 레슨 이후에는 항상 마에스트로(?)가 일러준 것을 상기하며 재미위주가 아니라 실력향상을 위주로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잘 움직이지 않는 4번 손가락에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 스타카토를 열심히 연습하던 중 현택이형이 잠깐 들르셨다.

잠깐의 담소를 나눈 후, 현택형은 연습을 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고, 곧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체르니 30번을 치던 나는 치던 것을 멈추고 넋을 잃은체 그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 곡은 바로 쇼팽 에튀드 Op. 10, No. 1 이였는데, 최근에 많이 듣는 곡이다. Etude는 연습곡을 의미하는데 쇼팽의 에튀드는 연습곡이면서도 굉장히 아름답다.

지금은 그저 부러울 따름.

리눅스로 작업환경 변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업환경을 완전히 리눅스로 옮겼다. 윈도우 컴퓨터에서 Putty로 셀레론 컴퓨터에 접속해서 GCC를 컴파일 하며 작업하다 듀얼 코어 컴퓨터에 리눅스를 설치하고 직접 컴파일 하니 속도가 2배 가까이 향상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우분투 7.10은 설정하고 사용하기가 정말 편리하다.

빨간색을 좋아하다 보니 입맛에 맞게 글꼴과 테마를 수정했다.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개발 환경을 마련하는데 성공! 출근해서 저녁먹을때까지는 리눅스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하자!

성남시립교향악단 48회 정기연주회

성남시향 48회 정기연주회의 제목은 “브람스 서거 110주년 기념 음악회”로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 되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4번

원래는 혼자 가서 음악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출근 길에 용호형에게 이야기 했다가 뜻(?)이 맞아서 함께 가게 되었다.

전날 잠을 많이 못자서 피곤한 상태인데다가, 바이올린 협주곡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만 살짝 졸고 말았다. 바이올린은 일본인인 쓰지오 도쿠나카씨가 연주했는데, 화려한 손놀림에 감탄했다. 낮에 있었던 피아노 레슨에서 버벅거리던 나의 가까운 과거를 상기시키며, 저정도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가 들였을 평생의 노력을 상상해 보았다.

애초에 나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으러 간 것이므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꿈결에 넘긴 것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드디어 인터미션을 지나 교향곡 4번의 연주가 시작되자 익숙한 선율에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왔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듯, 바다에 파도가 치는 듯 바이올린의 선율이 격정적으로 다가오는 1악장은 교향곡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오늘 성남시향의 브람스 교향곡 4번 공연은 내가 들어왔던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공연 못지 않게 훌륭했다. 한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면 내년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의 공연이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