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지난 8월 2일 강풀 원작 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연극을 보고왔다. 연극을 보러 대학로를 찾은 것은 대학교 1학년때 이후로 처음! 돌아다니는 골목골목 마다 표를 팔기 위한 알바들의 열기로부터 대학로에 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때는 정말 좁은 지하 공간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연극을 관람했던 것 같은데, 이번 연극의 극장은 비교적 넓기도 하고, 첫인상이 깔끔하고 훌륭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략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알고 있었던지라 어느정도 눈물 흘릴 각오는 하고 갔지만, 정말 오랜만에 펑펑 울었다. 연극이 끝나고 근처 마리스꼬에 저녁먹으러 갈때까지 여자친구의 놀림(?)을 견뎌내야 했을 정도로…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냄세 물씬 나는 이야기에 여기저기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덕분에 안심(?)하고 눈물 흘릴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고 감동적이였다. 다음날 공연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로 오랜만에 관람한 이 작품은 너무 좋았다.

감상평을 둘러보니 만화책을 먼저 본 사람들은 조금 아쉬운 마음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만화책으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집에 책을 보내드렸다. 이번 주말에 집에 내려가면 나도 읽게 될 듯.

8월이 지나기 전에 한편의 연극을 더 접하고 싶다.

딴따라라서 좋다

딴따라라서 좋다
오지혜 지음/한겨레출판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교양>에서 배우 오지혜의 인터뷰 특강을 접하며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무당의 후예라고 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딴따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까 궁금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한겨레 21>에 연재된 ‘오지혜가 만난 딴따라’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즉 이 책의 컨셉은 ‘딴따라가 만난 딴따라’였기에 ‘딴따라’의 감성을 통해 ‘딴따라’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이다. 인기를 쫒는 ‘연예인’이 아닌 예술 그 자체가 좋아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좋아서 나름의 혼신을 다하고 있는 ‘딴따라’들의 진정성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배우 오지혜의 솔직함이 곳곳에서 묻어나와 읽기에 좋았다. 어쩌면 인터뷰 당한 상대 ‘딴따라’가 이 책을 읽으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는(?) 그녀의 생각과 감상도 가감없이 온전히 옮겨놓았다. 뿐만 아니라 ‘딴따라’와의 인터뷰로 부터 깨닫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꼭 하고 싶은 연극을 위해 자비를 털거나, 연극으로 생계를 잇기 힘들어 정수가 판매원을 했던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 읽는 내내 연극에 열정을 불사르는 많은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서울에 가면 꼭 한번 연극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교 1학년때 교양으로 들었던 ‘공연과 예술’ 수업에서 기말고사 시험 때문에 딱 한번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적이 있다. 지금도 눈앞에서 펼쳐졌던 연극배우들의 소름돗는 연기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