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46.2km보다는 많이 달렸지만, 목표했던 60km를 채우진 못했다. 그러나 일요일에 남산북측순환로 3회전을 달린 덕분에 633m의 누적 상승 고도를 기록할 수 있었다. 비슷한 거리를 달렸던 과거의 기록을 찾아보니 누적 상승 고도는 280m 수준이었다. JTBC 마라톤 풀코스는 경사가 있어서, 앞으로는 단순히 거리만 채우기 보다는 누적 상승 고도도 함께 챙겨야겠다.




일요일 아침에는 30분 정도 차를 몰아 국립극장에 주차하고 남산북측순환로를 달렸다. 업힐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7분 페이스로 뛰어야 할까?’, ‘걷뛰를 해야할까?’, ‘2회전만 할까?’, ‘3회전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득 안고 출발했다.
목면산장 쪽으로 내리막길을 달릴 때, ‘나중에 반환하여 돌아올 때 엄청 힘들겠다.’, ‘가는 길이 쉬운편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반환 후 내가 지나온 오르막길을 내려갈 때, ‘내가 이 경사를 올라왔다는 말인가?’ 그런 놀라움이 있었다.
1회전을 마친 후에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더 이상 미지의 세계는 없고, 2회전 쯤은 할 수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오늘은 처음이니까 2회전만 하자’, 평지나 내리막길을 내달릴 때면 ‘오늘 3회전 가능하겠는데?’ 그렇게 2가지 생각을 언덕을 오르 내릴때마다 반복했다.
일요일 오전 7시~9시 기준으로 남산북측순환로의 러너밀도(?)는 딱 적당했던 것 같다. 딱 봐도 실력이 출중한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자극이 많이 되었다. 마스터즈 최강자 중 한 명인 이병도 선수도 볼 수 있었는데, 업힐을 뛰어 올라가는 속도가 엄청났다.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상위 30%에 속하는 수준인데, 일요일 아침 남산에서는 하위 30%에 속할 것 같다.
끝까지 퍼지지 않고 평균 페이스 5분 50초로 달릴 수 있었다. 3회전을 끝냈을 때는, 30km를 완주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이 있었다. 그동안 노력한 게 어디가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제는 한강이나 탄천에 가서 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여름이 끝날 때까지 일요일마다 남산을 찾게 될 것 같다. 남산북측순환로 6회전을 완성한다면 JTBC 풀코스는 무난히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