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SDC 2023 발표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어제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 발표 중엔 가운데 자리에 앉아 계셨던 팀원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기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40분의 시간을 칼같이 지켜야하고 유튜브로 생중계 된다는 점이 많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크게 버벅거리는 일 없이 Q&A 시간 5분을 남기고 발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발표자를 모집하던 시기에 <유연함의 힘>을 읽고 있었다. 외부에 공유해도 좋을만큼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은 아니어서 망설이고 있던 중, 실장님의 권유(?)가 있었고, <유연함의 힘>을 읽으며 느낀 바도 있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지원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유연함의 힘>에서 배운 교훈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언제나 시작이 가장 힘들다. 완벽주의자까진 아니지만 멋진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멋지게 발표해서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시작을 방해했다. 막상 시작하면 그게 안된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게 될테니까.

마인드셋을 바꾸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나를 드러내는 시간이 아니라, 청중들에게 도움이 되어야하고, 우리 조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동료들이 고생해서 만들어 낸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알리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완벽보다 완수라는 키워드를 가슴에 품고, 발표자료 템플릿이 나오기 전에 허접 버전을 빠르게 완성하는데서 시작했다.

최종 발표자료를 제출한 이후의 과정이 더 지난했다. 발표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연습을 하는데 애드립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시간이 늘어져서 40분이라는 시간을 맞출 수 없어 보였다.

마지막엔 발표연습을 너무 하기 싫어서 그냥 했다. 종이에 설명이 좀 복잡한 페이지 번호 몇 개를 써놓고 한 페이지씩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고 바를정(正)자를 완성해 나갔다.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실전에서 꽤 힘들었을 것이다.

대중 발표는 처음이었는데, 1~2년에 한 번씩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업계에 공개해도 좋을 수준의 산출물들을 평소에도 만들어갈 수 있을테니까.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은 없다. 마음이 부담스럽고 과정이 힘들수록 더 도움이 된다. 불편함을 지향하자. 더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

CKAD 시험 후기

’22년 12월 CKA 인증에 이어, 오늘은 휴가를 내고 CKAD 시험을 봤다.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합격을 확신한다. 16개 문제를 제대로 풀었는지 두 번 확인했으니까. 9분 남기고 종료 버튼을 눌렀다.

공부한 컨텐츠는 아래와 같다.

현업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세부 설정과 함께 CronJob을 적용해본 경험이 없었다면, 한 문제는 시간을 오래 잡아먹었거나 틀렸거나 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확인할 때 바로 잡은 실수가 3 문제나 된다. 한 번에 다 풀고 그냥 나왔으면 아쉬울 뻔 했다.

뭄샤드형의 CKAD 강의는 CKA 대비 적중률이 떨어진다. 시험 하루 전에 CKAD-excercises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몇 문제는 skip 할 뻔했다. 아래는 뭄샤드형 강의에 나오진 않지만, 시험에 나온 주제다.

  • LimitRange
  • podman

CKA의 killer.sh 문제는 실제 시험보다 꽤 어려웠는데, CKAD의 killer.sh 문제는 실제 시험과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꼭 다 풀고 솔루션도 확인하길 추천하고 싶다.

반복 학습을 통해 Kubernetes 활용 역량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CKA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CKAD에 도전했다. 회사에서 매년 1회씩 자격 시험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도 동기가 되었다.

CKA 때는 1주일 휴가를 활용했는데, 이번엔 시험일 하루만 휴가를 썼다. 오전에 시험을 보고 오후에는 영화를 보는 호사를 누렸다.

맞벌이로 육아를 하면서 없는 시간과 에너지를 오랜 기간 꾸준히 모으고 모아서 이룩한 성과라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부가 현업에 도움이 많이 된다.

하반기에는 AWS Solutions Architect Professional을 준비한 다음 ’24년 초에 회사 돈으로 시험을 볼 생각이다.

집순이

집순이 아내의 성향을 물려받은 아이는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보내는 절대 시간이 부족한 아이는 평일 저녁이고 주말이고 집 떠나는 걸 싫어한다. 집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이해는 충분히 되는데 집, 어린이집, 회사만 오가는 삶을 이어나가는 나는 답답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좁은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차가 없을 때 오히려 더 자유롭다고 느끼는 편이다.

거실에서 보이는 호수공원은 그림의 떡이다. 혼자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주말에 아내와 아이가 늦잠자고 있을 때 집 앞 도서관에 와서 보내는 2~3시간이 소중한 상황.

그런데 최근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매일 밤 온가족이 함께 운동하러 나가는 게 루틴이 되었다. 짧게 할 때는 아파트 단지 안을 돌고, 길게 할 때는 호수공원에 간다.

언젠가는 도서관도 같이 올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럼 더 바랄 게 없겠다.

iPhone XS

어제 밤 비 피한다고 뛸 때 주머니에서 뛰쳐 나온 아이폰이 땅바닥에 떨어져 뒷판이 산산조각 났다.

아이폰15 프로 나오면 갈아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고약하다.

긴급처방으로 테이프를 붙였다. 이대로 4개월만 버티자.

물칠판

집 사줄 사람은 아직 없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이사갈 준비를 착실히 하다보면 귀인(?)이 나타날 것으로 믿고 시간이 날때마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물칠판을 정리했다. 동네 카페에 나눔글을 올렸고, 옆 단지 상가에 6/5 카페를 오픈한 동네주민 겸 사장님께서 가져가셨다.

오픈하는 날 사장님께서 사진을 한 장 보내주셨다. 파란색 쵸크 하나, 노란색 쵸크 몇 개 드렸는데, 두 색상으로 메뉴판을 멋지게 꾸며 주셨다.

아침에 스벅 오는 길에 실물을 봤는데, 우리에겐 불필요한 물건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한편으론 물건을 최대한 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리할 물건들을 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