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어제 무사히 발표를 마쳤다. 발표 중엔 가운데 자리에 앉아 계셨던 팀원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기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40분의 시간을 칼같이 지켜야하고 유튜브로 생중계 된다는 점이 많이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크게 버벅거리는 일 없이 Q&A 시간 5분을 남기고 발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발표자를 모집하던 시기에 <유연함의 힘>을 읽고 있었다. 외부에 공유해도 좋을만큼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은 아니어서 망설이고 있던 중, 실장님의 권유(?)가 있었고, <유연함의 힘>을 읽으며 느낀 바도 있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지원했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유연함의 힘>에서 배운 교훈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언제나 시작이 가장 힘들다. 완벽주의자까진 아니지만 멋진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멋지게 발표해서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시작을 방해했다. 막상 시작하면 그게 안된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게 될테니까.
마인드셋을 바꾸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나를 드러내는 시간이 아니라, 청중들에게 도움이 되어야하고, 우리 조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동료들이 고생해서 만들어 낸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에 알리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완벽보다 완수라는 키워드를 가슴에 품고, 발표자료 템플릿이 나오기 전에 허접 버전을 빠르게 완성하는데서 시작했다.
최종 발표자료를 제출한 이후의 과정이 더 지난했다. 발표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연습을 하는데 애드립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시간이 늘어져서 40분이라는 시간을 맞출 수 없어 보였다.
마지막엔 발표연습을 너무 하기 싫어서 그냥 했다. 종이에 설명이 좀 복잡한 페이지 번호 몇 개를 써놓고 한 페이지씩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고 바를정(正)자를 완성해 나갔다.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실전에서 꽤 힘들었을 것이다.
대중 발표는 처음이었는데, 1~2년에 한 번씩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업계에 공개해도 좋을 수준의 산출물들을 평소에도 만들어갈 수 있을테니까.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은 없다. 마음이 부담스럽고 과정이 힘들수록 더 도움이 된다. 불편함을 지향하자. 더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