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하루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듣는 곡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정승환이 부른 노래 <보통의 하루>.

보통의 하루가 고단하게 느껴질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 <나의 아저씨>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면서,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면서.

오전 5시에 시작되는 나의 하루는 일, 육아, 가사를 거쳐 오후 10시 30분에 끝난다. 이쯤이면 에너지가 거의 바닥에 가까워서, 책상에 앉을 엄두도 나지 않을 때가 많다. 겨우 책상에 앉아도 집중하기가 어렵다. 집중이 안되니 시간이 늘어진다. 내일의 컨디션을 걱정하며 마음이 급해진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서, 다음주부터 패턴을 바꿔보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고 어린이집 등원 후 출근하는 것으로.

5시 30분에 책상에 앉을 수 있다면 아이가 일어나는 시간까지 2시간 30분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일은 조금 피곤해도 의무감으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아쉽다. 아빠가 해주는 저녁밥을 먹는 것도 아이에겐 좋은 추억이 될텐데. (아이는 가끔 나를 ‘요리왕자’라고 부른다.)

광교푸른숲도서관 테라스

광교푸른숲도서관 2층 테라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머리를 식힐 때는 3층에서 바로 이어지는 공원에서 10~15분 정도 걷는다.

시간에 쫓길 때는 2층 열람실에 연결된 테라스에서 짧게 휴식을 취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공유 오피스 집무실을 이용하는 동료들이 부러울 때가 많지만,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공원 옆 도서관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혜택이다.

오늘도 한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부족함을 메울 시간과 에너지 역시 부족하지만, 그저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간들 그 자체가 꿈이다.

우리동네 스타벅스

스타벅스 용인흥덕DT

아침 7시에 맞춰 도서관에 갔더니 휴관일이어서, 공원 벤치에 앉아 책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픈시간에 맞춰 스타벅스에 왔다.

우리동네에도 꿈에 그리던(?) 스타벅스가 생겨서 좋긴 한데, 8시에 문을 여는 것과 공부하기 좋은 테이블이 하나 밖에 없다는 점은 아쉽다. 유럽에는 새벽에 문을 여는 카페도 많다고 하던데…

바짝 공부하고 들어가서 어린이 날을 즐겨야겠다.

등산

육아휴직이 끝나기 몇 달 전부터 일주일에 2~3회 등산을 갔다. 복직 후 예상되는 고된 일상을 버티려면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적립해놓은 포인트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 같다.

이제는 포인트를 다 까먹고도 모자라 마이너스 포인트까지 땡껴 쓴 것 같아서, 빚을 갚기 위해 도서관이 쉬는 날이었던 안식휴가 5일차엔 광교산에 다녀왔다.

광교산 형제봉에서

놀랍게도 지금보다 5kg 이상 가벼웠던 그때와 다르지 않은 기록으로 공영주차장에서 형제봉까지 오를 수 있었다. 최근에 술을 끊은 덕분인지, 명상 덕분인지 몰라도 몸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

Samsung Health
광교 저수지

한적한 문암골로 내려와 광교 저수지 옆길을 걸을 땐 벚꽃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선 빨리 다음 할 일로 넘어가야 한다는 조바심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주말 아침을 도서관 또는 스벅에서 자기계발의 시간으로만 활용했는데,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비가 오지 않는 하루는 등산을 다녀올 생각이다. 등산으로 얻을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평온한 마음가짐, 그리고 2시간 정도 혼자 걸으며 가지는 회고의 시간이 책상에 앉아 있는 2시간보다 더 가치가 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