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등기

회사일이 바쁜 와중에도 셀프등기를 강행했다.

법무사에게 맡기지 않은 것은 수수료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부동산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여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셀프등기 준비물과 절차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등기 하루 전.

여러 자료 중에 정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발견해서 이걸 중심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준비물과 절차를 노션에 정리했다.

어린이집 등원 후, LH경기지역본부, 영통구청, 동수원등기소 이렇게 3군대를 돌아야 하는 여정이어서 기동력 좋고 주차가 편한 아내의 스파크를 이용했다. 그런데 시동을 걸어보니 타이어 중 하나의 공기압이 절반 수준이었다. 어린이집 등원이 평소보다 30분 넘게 늦은데다가, 보험사 불러서 펑크 수리하면서 오전 시간을 날렸다.

일진이 좋지 않게 느껴졌지만, 집에서 잠시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12시 반 쯤 다시 길을 나섰다. LH경기지역본부에 확진자가 나와서 출입을 못할 뻔한 에피소드도 있었고, LH에 가면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을 받아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구청에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하여 직접 발급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기도 했다.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영통구청으로 가는 길 신호 대기 중에 폰으로 내용을 파악했고, 증빙서류는 추후에 제출하기로 했다.

결론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셀프등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영통구청에서 1시간 반 동안 수많은 서류 사이에서 방황할 때는 법무사에게 수수료 주고 의뢰할만 하구나 싶었지만, 셀프등기를 마친 지금은 자신감이 붙어서 다음에도 직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자유라고 볼 수 있겠지만, 무언가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자유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분양전환계약

2014년부터 거주했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를 오늘 내것으로 만들었다. 추석 전에 등기까지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시세는 분양전환가의 2배 정도된다. 집값이 미친듯이 뛰는 시기에 미리 잡아놓은 집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언젠가 집값이 떨어질거라며 전세를 살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집을 마련한 것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 우리 가족 모두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 부동산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 더 이상 목돈이 들어갈 일이 없어서 모든 현금흐름(월급, 배당)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매일 살던 집이지만, 집을 바라보는 시선, 집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바뀔 것 같다.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저녁엔 아내와 딸과 함께 파티를 즐겨야겠다.

주택융자

2014년부터 거주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회사에 7천만원 주택융자를 신청했고, 어제 은행에 가서 대출을 약정했다.

  • 1년 거치, 8년 원금균등상환
  • 2% 이자만 개인 부담 (초과분은 회사에서 부담)

지금은 어디에서도 2%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고, 금리가 당분간은 올라갈 것으로 보여서 꽤 괜찮은 조건이다.

투자를 공부하기 전이라면 대출을 유지하는 게 싫어서 최대한 빨리 갚으려고 했을텐데, 중간에 이직을 하지 않는다면 9년 만기를 채울 생각이다. 화폐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고, 배당성장주 투자로 2% 이상의 배당금을 뽑아낼 자신이 있기에, 굳이 빨리 갚을 이유가 없다.

회사에서는 계약서가 있어야 주택융자를 해주는데, 분양전환의 경우 잔금을 납부한 후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이어서 쉽지 않았다. 9월까지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전액상환하는 조건으로 주택융자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쉽게 포기하는대신 방법을 찾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값진 경험이었다.

블로그 복원

이 블로그는 2012년에 구축한 홈서버에서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동작하고 있다. 언젠가 홈서버의 우분투 버전을 20.04로 올리려고 시도하다가 /(루트) 파일시스템 공간이 부족해서 실패한 채로 방치하였는데, 결국 서버는 죽었고, 7월 말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12.04에서 시작해서 18.04까지는 잘 왔는데, 안타깝게도 20.04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언젠가 우분투를 다시 설치한다해도 데이터를 살리기 위해서 /home, /data를 별도로 파티셔닝 해놨는데, 다시 살리기가 만만치 않아서, 어차피 최근 몇 년 동안 꺼내보지 않은 데이터 들이어서 과감하게 다 날렸다. 이번에는 용량 문제로 골치 아픈 일이 없도록, 심플하게 /(루트) 파티션 하나만 두고 2TB HDD를 다 할당했다.

블로그는 UpdraftPlus Backups 플러그인으로 매일 구글 드라이브에 백업되고 있었고, 다행히 복원이 훌륭하게 되었다. 블로그를 복원하면서, 올해초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적었던 글들을 여기로 다 옮기고, 네이버 블로그는 초기화했다. 홈서버도 워드프레스도 재정비를 마치고나니 더 소중하게 느껴져서 잘 관리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앞으로는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하기보다 깊이 없는 짧은 글이라도 자주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