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벤또 & 컵누들

일본에는 벤또(도시락)를 즐겨 먹습니다. 회사에서도 점심시간 회사 앞 노점상에서 혹은 편의점에서 벤또를 사가지고 와서 사무실에서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사온 벤또입니다. 여기 벤또는 퀄리티가 양호해서 먹을만 합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이 정도 퀄리티의 도시락을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절약될테니까요.

그리고 맥주 못지 않게 다양한 종류의 컵누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입맛에 안 맞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맛있더라구요. 제가 먹어본 것은 카레 누들, 시푸드 누들입니다. 카레 누들은 백세 카레면이랑 비슷한데 맛이 더 강렬합니다. 시푸드 누들은 일본식 짬뽕이랑 맛이 비슷하구요. 열어 보면 스프가 이미 면 위에 뿌려져 있어서 간편하더군요.


일본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아서, 날이 갈수록 몸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운동복을 가져올 걸 그랬어요.

일본 지진 체험 시즌2

새벽 5시 7분… 침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지난 일요일 지진 보다 시간은 짧았지만 느낌은 더 강렬했습니다. 

일요일 지진(도쿄 진도 4)으로 인해 어제 출근하여 일본 법인 분들과 지진 발생 시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요령대로 바로 TV를 틀어 상황을 확인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진앙은 바로 도쿄 근처 바다였으며, 지도 상의 제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략 도쿄 지역의 진도는 5~6이더군요. 게다가 방송에서는 쓰나미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지도에서 도쿄의 해안 지역을 다른 색으로 표시하고 있더군요. 제가 거주하는 지역이 바다와 비교적 가까운 지역(미타)이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TV를 틀어 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알아 들을 수 가 없어서 답답하네요.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일본 지진 체험

일요일 밤, 같은 팀 형님과 고기를 사다가 구워 먹고 있었습니다. 같이 사온 만두를 튀기고 있었는데, 만두가 조금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는데…

몇 분이 흐른 후 방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2cm정도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이였습니다. 일단 불판을 끄고 1층올 대피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다행히도 1분정도 지나가 잠잠해 졌습니다. 정말 겁나더군요.

한달 출장 왔는데 하필이면 이 때…

나중에 확인해 보니 도쿄는 진도 4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진도 4도 이정도인데, 6, 7도의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지 아찔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야겠습니다.

고기 파티 in 일본

현재 일본법인에 출장 온 연구원은 저를 포함해서 총 3명입니다. 한 분은 저희 팀이고, 다른 한 분은 예전부터 같이 일 해오던 다른 팀 소속 연구원입니다. 일을 떠나서 저에게는 모두 좋은 형님들이죠.

출장자들끼리 모여 고기를 구워 먹자는 의견이 나와서, 지난 주말 프라이팬과 고기를 사려고 했으나, 근처에서 프라이팬을 구할 수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맥주와 안주를 사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었지요.


그 뒤로 마트에서 전기 불판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바쁜 일정 상 꿈을 이루지 못하다 금요일 저녁 드디어 고기 파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밤샘을 하고 난 다음 날이라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일본 법인 분들과 출장 동지 형님들께서 고기와 맥주와 마늘 등을 사오셨습니다.


일본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 보통 500엔에서 1000엔 정도 드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구해 오셨더군요. 드디어 고기 파티를 계획한지 일주일 만에 꿈을 이루었습니다.


난생 처음 25도짜리 진로 소주까지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고기는 물론 질리도록 실컷 먹었구요. 개인적으로 규동용 얇은 소고기가 제일 맛있더군요.

일본 법인 분들과 출장온 연구원들이 모여 고기를 구워 먹고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본이라는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을 상대하며 어려운 상황에서 일을 진행해나가다 보면 서로 힘든 상황을 맞이 하게 됩니다. 고객을 상대하시는 분은 그 나름대로, 연구원은 그 나름대로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어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에 모두들 공감하였습니다. 앞으로 남은 출장 일정 동안 또 어떤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할 지 모르겠지만, 함께 하는 모든 분들과 좋은 인연으로 남고 싶습니다.

고객사에서 밤샘 근무

저희 팀에서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은 CA-Easytrieve라고 하는 메인프레임용 언어를 실행 해 주는 솔루션인 ProTrieve 입니다. ProTrieve는 원래 Unix용으로 먼저 개발 되었고, 현재는 Mainframe용 솔루션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 출장 시즌1은 ProTrieve Unix 제품의 고객사 테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출장이였고,
일본 출장 시즌2는 ProTrieve Mainframe 제품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출장입니다.

제가 개발한 ProTrieve Unix 제품을 7월말까지 인수인계하고 새로운 팀으로 옮길 계획이였는데, Mainframe용 솔루션 개발의 급박한 상황으로 인하여, 생각지도 못하게… 지금 여기는 일본입니다.

Mainframe용 제품을 개발하러 왔지만, Unix용 제품의 안정화가 생각보다 녹녹치 않아서 어제는 요코하마에 있는 NRI Tower로 Unix용 제품을 테스트를 하러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8시가 넘어서야 작업을 끝내고 Mainframe용 제품을 개발하러 바로 아오모노요코초에 있는 NTT comware로 출근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도저히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서 일찍 퇴근하여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난게 지금이네요.

어제 NRI Tower에서 테스트 하는 작업은 정말 녹녹치 않았습니다. 일본 사회는 보수적이고 딱딱해서 우리가 마음 껏 테스트 해볼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어제도 실행 로그를 확인하는 수준으로 일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기존 data set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메인프레임의 batch 작업을 기술하는 JCL 스크립트의 내용을 일일이 눈으로 해석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한 후에서야 비로소 담당자에게 부탁해서 실행 해 볼 수 있었습니다.

690여개의 JCL 스크립트를 수정 하고, 실행 하면서 저희 제품이 가진 버그를 찾아 내야 하는 길고 지루한 작업이였습니다. 다행히 적극적인 요청의 결과 밤샘 근무를 허가해 주었고, 우리 제품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절체 절명의 기회라는 생각에 한 숨도 자지 않고 밤새 NRI(노무라 증권 연구소) 사무실에서 테스트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제가 개발한 제품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어서 함께 고생하시는 일본 법인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더욱 열심히 하였습니다.

결국 690개의 JCL 스크립트를 모두 테스트 하진 못했으나 550개가 넘는 케이스를 테스트 할 수 있었습니다. 걱정했던 것 만큼은 버그가 나오지 않아서 모두들 허탈해 하기도 했지만…

일의 성사를 위해 밤샘을 불사하시는 일본 법인 분들의 열정을 함께 하며,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