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어제는 Tmax에 면접을 보러 분당에 들렀다. 분당에 들러서 바로 대전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고, 길을 못 찾을 것을 미리 대비에 일찍 집을 나섰다. 40분정도에 분당 서현역에 도착하긴 했는데, 차를 타고 몇바퀴 돌아보아도 회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난감해하다가 서현역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인사팀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걸어서 찾아가기로 했다.

서현역 삼성플라자로 들어가서 2번 게이트를 찾아 나와서 11시 방향을 보니 회사가 보였다! 차를 타고 이미 두번 지나갔던 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데 정장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차를 몰아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경비아저씨의 안내를 받아 회사 로비 쇼파에 앉았을 때 시간은 10시 40분, 면접 시간은 11시 30분.

카이스트 교수님이고, 워낙 같은 학교 출신은 인정해주신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 부담이 비교적 덜하였다. 잭웰치의 책을 읽으며 킬링타임하다가 면접 15분 전 부터 자기소개서를 수첩에 쓰기 시작했으나, 다 쓰기도 전에 내 차례가 돌아왔다. 앞사람이 생각보다 10분 일찍 나와버렸다 ;;

성공시대에 출연했던 분을 직접뵐 수 있다는게, 면접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였다. 회사 면접은 처음이였지만, 여느 다른 회사의 면접과는 달랐을 것이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였다. 면접의 내용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특히 나의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이 …

면접이 끝나고 근무환경을 간단히 소개해주셨다. 내가 입사하면 2인 1실에서 일하게 될텐데 근무환경은 정말 쾌적했다. 여지껏 살면서 뭔가에 미쳐본적이 없었다. 열정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무언가에 몰두하며 재미를 느껴본다는 것 … 일생의 한번은 꼭 경험해보고 싶다. 물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여야겠지. 이 회사라면 나에게 그러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을까?

탈고

마지막 Term paper 제출을 끝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ACM 형식으로 4장의 논문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였다. 글자가 매우 작고 문단 사이에 한줄도 띄워주지 않는다! 이런면에서는 IEEE가 친절하다. 쓰기 전 구상에 따르면 4장을 넘어가면 어쩌나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었건만, 겨우 4장 근처에 도달할 수 있었다.  

비록 삼일동안의 초치기 작업이였으나, 석사논문주제가 될 것만 같은(?) 내용으로 논문을 작성하며 related work을 살펴보았기에 후일을 위해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Latex로 작성하는 두번째 논문! 중딩 교과서에 나올법한 영어를 구사하였지만 언제나 Latex로 작성 완료후, pdf로 변환하여 인쇄해서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나 그럴 듯 한 모양에 마치 논문을 잘 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 논문에서 제시하였던 future work을 실제로 고민하고 구현하는 일이 이번 방학의 미션이다. 물론 석사논문의 related work과 introduction 정도는 천천히 써두어야겠다. 그래야 허접한 실력이지만  영어로 논문을 쓸 수 있을 듯 …  

논문을 쓰며 영작을 공부하고 싶어졌다. 2학기에 여력이 남으면 학교 어학원에서 영작 수업도 들어야겠다!

스위스전

새벽 3시 55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TV를 틀고 거실에 불을 켰다. 잠시후 집에 놀러온 원준이까지 온가족이 모였다. 토고전, 프랑스전보다 시작이 좋았다. 자신감있게 그들의 플레이를 펼쳐나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박주영 선수의 불필요한 반칙 이후 프리킥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먹었지만 후반에 만회했기에 그다지 불안하지는 않았는데 …

후반에는 우리가 강하게 밀어부쳤다. 나는 특히 좋은 슛팅을 몇차레 날리고, 수비까지 부지런히 가담해 최선을 다하는 이천수 선수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는 주심의 경기운영으로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여야만했다. 나는 단지 한가지 “언론과 여론에서 태극전사들이 졌지만 최선을 다해서 잘싸웠다” 라고 말해주기를 바랄뿐이였다.

우리나라 특유의 결과지상주의와 냄비근성을 보여주기 보다, 최선을 다한 그들의 과정을 보아주었으면 한다. 나는 경기가 끝난 직 후 이천수 선수의 눈물을 보았다.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저렇게 눈물을 흘릴까! 한편으로 나는 저렇게 간절히 바라고 원하며 최선을 다했던 적이 있던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이 상당히 아쉽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며, 우리의 태극전사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마땅히 박수를 받아야한다.  2010년에는 16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ITRC 포럼

COEX에서 열리고 있는 ITRC 포럼행사에서 Exhibitor로 활동(?)하고 있다. 차라리 연구실에 있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은근히 피곤한 일이다. 몇시간을 내내 서있어야 하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한다. 사실 매일 3시간을 버스와 전철에서 보내야한다는 사실이 더 피곤하게만 느껴진다.

첫날인 어제는 VIP들에게만 개방되었는데, 일반인에게 공개된 오늘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야기를 많이 해야했다. 우리연구실에서 개발한 것은 VICODE(Verification Integrated CO-Design Environment)라고 하는 (내 석사 논문이기도 한)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환경이다. 그러나 Case study로서 레고마인드스톰을 이용해 만든 기차 건널목 예제만 눈에 띌 뿐이다.

한 남자가 우리의 레고 기차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잠시 후 여자친구가 곁으로 오더니 …

“이거 뭐야?”

남자친구 대답하기를 …

“레고기차야”

그리고 떠났다 …

가끔 적잖이 관심을 보여서 물어보는 이에게는 나름 알아듣기 좋게 우리의 시스템을 설명해줄 따름이다. 설명을 듣고 난 후의 반응은 그럭저럭 괜찮았기에 다행이다. 오늘을 포함에 이틀이 더 남았다. 빨리 학교로 돌아가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수업의 과제인 논문을 써야 한다! 평화로운 학교가 그립다 …

프랑스전

기분좋게 역전승을 일구어 냈던 토고전에 이어 두번째 경기인 프랑스전 …

교수님께서 HDTV 수신기를 빌려주신 덕분에 지난 토고전은 연구실 도서관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아주 선명한 와이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연구실 프로젝트로 인한 여러 잡동사니(?)들로 연구실 도서관이 난잡해져서 4층 세미나실에 노트북과 HDTV 수신기와 스피커를 가져가서 축구를 보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

그렇게 10시부터 6시까지 축구관람은 시작되었다. 수차례의 공방이 오고갔지만 골은 들어가지 않았던 일본 vs 크로아티아 경기. 역시 화려했던 브라질 vs 호주 경기. 너무나 스릴(?)있었던 한국 vs 프랑스전. 사실 경기내내 너무나 불안해서 보고 있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전반전은 너무나 압도당한 경기였고, 우리 대표팀의 평소 실력도 발휘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아무래도 강팀을 맞아 많이 긴장한 탓일까?

후반전 중반이 넘어서자 점점 나도 지쳐간다. 카이스트에 온 이후로 처음 밤을 새었다. 피곤함에 몸서리치고 있을 무렵, 무기력한 플레이로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던 설기현 선수가 돌파후에 크로스를 성공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골이 들어갔고 우리는 미친듯이 환호했다.

2002년 프랑스와 경기 내용면에서도 대등하게 싸웠던 것을 기억해낸다면, 이번 프랑스전은 다소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때보다 프랑스가 강해진 듯 하고, 원정이다 보니 선수들이 많이 긴장한 것 같다. 토고가 스위스와 프랑스를 상대로 선전해주길 기대해보지만, 2002년의 기억때문에 우리나라를 싫어할 듯한 스페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스위스 전을 승리로 장식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