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다

한동안 즐겨입던 청바지를 찾지 않은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나의 몸매는 펑퍼짐한 카고 면바지에 너무나 쉽게 적응해버렸다. 간만에 청바지를 시도하기 위해 어제 저녁 입어보았으나, 종일 앉아 있기에는 불편할 정도였다. 근로자의 날을 기념(?)하여 오랜만에 학교를 찾은 정은누나는 몸 좋아졌다고 칭찬하셨지만, 속사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실 내가 달리기를 꾸준히 할 때는 심리적으로  힘들때다. 달리는 과정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효과도 있지만 스스로 약속한 양을 뛰어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보이며 만족을 얻는 효과가 크다.  그런면에서 요즘에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늘 서울대 하순회 교수님의 프로젝트 관련 발표가 앞으로 나를 충분히 달리게 할 것 같지만.

책읽기에 심취하면서 달리기를 등한시 한 것도 한 요인인 것 같다. 날씨가 추웠던 것도 핑계라 할 수 있을테고. 오늘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이제 달리면 기분좋게 땀흘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개운하게 학교 한바퀴 뛰고 <칼의 노래>를 조금 보다가 잠들어야지.

마지막 시험

오늘 대학원 컴파일러 시험은 내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험이였다. 기말고사는 없고 다른과목은 보고서 쓰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이다. 오픈 슬라이드라는 전례없는 시험방식은 충분히 공부할 의욕을 상실하게 해주었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수업을 듣는 연구실 사람들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

어제 스터디를 하고, 오늘 혼자 지겹도록 정리를 하고 시험에 임했다. 무슨 문제가 나올까 긴장되는 것은 여전했다. 다행히 무난한(?) 시험문제가 나와서 큰 무리 없이 풀고 나올 수 있는데 학부 시험 볼때 늘 그랬던 것 처럼 가장 먼저 나와버렸다.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아쉬워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지만, 당장은 이상황을 모면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혹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시험을 보았으니 적어도 잠깐은 나 자신에게 상을 주어야한다. 그래서 주말에 우연히 접했다가 빠져버린 “마구마구”라는 게임을 한판 했는데, 중국출장 가시기 전에 당부의 말씀을 전하려고 방에 들어오신 교수님께 딱 걸렸다. 프로젝트 데모 준비하는데 내가 core 라고 강조하시면서 하시는 말씀 …

“오락해도 좋다. 튼튼하게만 만들어다오!”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교수님은 꼭 놀때만 들어오신다. 항상 믿어주시는 교수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다!  

토익시험

토익시험 전날은 꼭 악몽을 꾸는 듯 하다. 어제 밤 우연히 만난 한 사람에 의해 지난 시간을 회고 하느라 한참을 뒤척이다가 늦게 잤는데, 시험공부를 하나도 못한체로 시험을 보는 악몽(?)을 꾸었다. 깨어났을 때 그 안도감은 가히 나쁘진 않지만 …

일찍일어나서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학교를 나와 갑천 징검다리를 건너, 대전 남선중에 도착했다. 어제 잠을 설쳐서 그런지 내내 하품만 하다가 시험이 시작되었다. 한달 더 꾸준히 노력했지만 지난달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아서 큰 기대 없이 차분히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에 비중을 두었다.


지난달 시험을 보고 나서 나는 800점이 넘은 줄 알았다. 그런데 자신있던 R/C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작년 8월 22일의 시험은 시험 전날 새벽에 올림픽 축구보다가 피곤해서 망쳤고, 지난달 시험은 체내의 수분조절에 실패해 집중력이 흐트러졌다고 어줍잖은 변명을 할 수 있겠다. R/C를 풀때 시간이 넉넉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쉬엄쉬엄 풀다가 시간이 …

이번달 시험은 쉬지 않고 계속 집중해서 시간내에 다 풀었기 때문에 800점을 기대해본다! 다음달부터 유형이 바뀐다고 하지만 발음추가 빼고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올해안에 900넘어보자! 꾸준히 하면 반드시 된다!
 

Co-Design Environment

우리 연구실에서 하는 메인 프로젝트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설계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전체시스템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표현으로 기술한 후, 적절한(?) 기준에 따라 나중에 분할하는 방법론에 대해서 연구하고 그 방법론이 녹아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분할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인터페이스에 해당하는 부분을 생성하는 논문을 정한형과 함께 작성하여 EUC06에 제출하였고 오늘 accept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올해는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학회가 많다. 국제학회이지만 개최장소는 건국대학교, 개최날짜는 8월 1일, 그 때는 서울에 집이 없겠지 …

학회는 일단 접어두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한다. 6월 22일 부터 프로젝트 데모를 해야한다. 동시설계 프레임워크는 그동안 내가 맡아서 개발해왔는데, Java Swing으로 되어 있던 것을 올해 초 부터 Eclipse 플러그인 형태로 다시 개발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바 개발자를 위한 이클립스 바이블> 이라는 두꺼운 책을 거의 다 공부하면서 나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게 과연 혼자서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때면, ‘다 사람이 하는건데 뭐…’ 라고 스스로 다독였다. 그리고 …

Co-Design Environment
아직은 매우 단순하지만, 시스템 전체를 표현하고 그 것을 C코드로 컴파일 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었다. 책의 대부분을 한번 이상 공부한 지금은 처음에 비하면 꽤나 자신감이 붙어,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꼭 해내야한다. 대학원 컴파일러 수업의 논문 작성과 영어 발표 그리고 월드컵까지 겹쳐 쉽지 않은 5, 6월이 될 것 같다. 시간관리를 철저히 잘해서  살아남아야겠군!

SIGBOWL

SIGBOWL 사람들
SIGBOWL이라는 이름으로 연구실 사람들을 모아 볼링을 시작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우리연구실 사람들만 모아서 시작했으나, 정한형의 부산과학고 동기분들과 연구실의 신입생들이 합류하여 어제는 11명의 회원을 모아 볼링장을 찾았다.

우리는 주로 대덕볼링장을 찾는데, 매주 꾸준히 찾았기에 얼굴 도장도 찍었겠다 싶어 볼링장의 상주 클럽 등록을 추진해보기로 했다. 상주클럽 등록문서를 받아가지고 팀이름을 정하려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모았으나 기존의 SIGBOWL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누가 보면 “그릇” 을 공부하는 모임인 줄 알지도 모르겠으나! 클럽 등록이 성사되면서 나의 직함이 General Chair에서 “회장”으로 바뀌었다. 아무튼 다음주 부터는 대덕볼링장의 당당한 상주클럽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게임비 할인혜택을 누리며 …

재호형팀
선애누나팀
윤경누나팀
늘 그렇듯 첫 게임은 연습게임, 두번째 게임부터 흥미진진한 내기다. 팀을 나누어 내기를 하다보면 숨은 중재자(?)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항상 비슷하게 점수가 흘러가 큰 재미와 감동(?)을 유발한다. 어제는 3팀으로 나누어 게임을 했는데, 2등을 하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4명 팀은 당해낼 수가 없다.

매주 목요일의 볼링 이벤트가 연구실 생활의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모두에게 즐거울 수 있는 이런 시간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