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어제밤 첫 눈이 내렸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혼자라서 그런지 첫 눈이 와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저 것이 얼어서 교통체증이나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동네 홈플러스에 엄마와 동생과 함께 옷을 사러 갔다. 홈플러스에서 만족스러운 옷을 찾지 못하고 까르푸로 옮겨갔다. 그 때까지 동생이 운전하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내가 운전하고 싶어 운전대를 잡았다.

홈플러스는 주차장을 내려오는 경사길에 지붕이 있는 구조라서 눈이 안쌓여 있었는데, 까르푸는 지붕이 뚤려 있어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경사길에 회전코스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비틀리며 통제불능 사태에 빠졌고 질질 끌려가더니 측면 범퍼가 벽을 긁고 지나가고 있었다. 나머지 내려오는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브레이크를 안밟고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묘기를 부려 겨우 내려왔다.

3년이 넘는 나의 운전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욕적인 날이였다 …

건강달리기 준비

달린후의 몰골

수요일 오후에 있을 KAIST 건강달리기에 대비하여 어제는 건철형과 진성이와 함께 학교를 한바퀴 하고도 조금 더 도는 5.6km 대회 코스를 뛰었다. 본관 근처에서 출발해서 정문-동측지역-학부지역-앤들리스로드-서측지역-오리연못-출발지점 으로 이어지는 코스였다.

진성이가 5km는 뛰어본적이 없다하며 걱정을 했지만, 잘뛰어주었고 30분 41초에 다 뛸 수 있었다. 실전에서는 30분안에 무난히 들어올 수 있을 듯 하다.

애완동물을 앉게 만든다는 팻다운 … 30병을 구입해서 운동하는 날에 한병씩 마셨는데 어제 마지막 한병을 비웠다. 일요일 아침 75.0kg이였는데 이틀을 팻다운과 함께 13km를 뛰고 오늘 아침 73.2kg …

궁극의 단계(?)에 가까이 갈수록 살빼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팻다운 덕택에 무난히 적정체중에 도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맘먹은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다시시작

토요일 밤 새벽 3시반까지 안주발을 세우며 술을 마신 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체중이 75.0kg 이였다. 요요를 방지 하기 위해 스스로 정해두었던 upper bound에 도달한 것이다. 물론 갑자기 증가한 체중은 자기 체중이 아니라서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조금만 배가 나와도 스스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린 나로서는 영 기분이 찝찝했다.

추워서, 피곤해서, 할일이 있어서 일주일 동안 달리기를 안했다. 못했다기 보다 안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오랜 나태한 생활에 일침을 가하고자 오랜만이지만 ETRI 넘는 7km 코스를 뛰기로 마음먹고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귀에 꼽고 동측쪽문 밖으로 나섰다.

2km 정도 뛰었을때 머리에 땀이 나서 모자를 벗어 손에 쥐었고, 이어폰이 계속 흘러내려서 이리저리 손이 가서 빠르게 뛸 수가 없었지만, 나름 38분 정도에 7km를 뛸 수 있었다. 오래 쉬었지만 뛰던 가락이 남아 있는지 힘이 많이 남아서 10km 뛰어볼까 하다가 매일 꾸준히 뛰어야 하기에 다리힘을 비축하기 위해서 그만두었다.

아무튼 뛰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춥고 귀찮은 것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이렇게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이번주 수요일에 KAIST 건강달리기 대회가 있어 방금 신청을 마쳤다. 5.6km 코스이기 때문에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정도에서 빠르게 달려볼 생각이다. 함께 하실분 ???

마포고 방문

창원에서 남산고를 다니다가 2학년이 되면서 서울로 전학오기 전에, 미리 친구를 사귀어 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천리안에서 마포고에 다니는 친구를 사귀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 친구와 나는 2,3학년을 같은반이 되어 생활했다. 계속 짝이였고 맨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다. (사실 나는 안들었지만 …)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태규와 나는 대학교도 같은 곳으로 가게 되었으나, 각자의 생활이 바쁘다 보니 학교에서 몇번 마주치는 정도로 지냈다. 소원하게 연락없이 지내다가 태규가 군대갔을 때 싸이월드를 통해서 연락이 닿아 태규가 제대한 후인 오늘에서야 몇년만에 만났고, 추억이 담긴 마포고등학교를 찾았다. 전학와서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학교 생활에서도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는데,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무작정 학교안으로 들어가 고3 때 담임선생님이였던 안병옥 선생님이 수업하고 계셔서 우리는 수업하는 교실을 둘러보기로 했다. 귀여운 화학선생님, 제물포 물리선생님, 미친개1, 미친개2 …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수업이 끝나고 안병옥 선생님이 계시는 상담실에서 오래도록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중에 기준이가 합류하면서 군대이야기로 화두가 흘러가서 군대 안간나로서는 재미없는 시간이였으나 …

소중한 만남이였다. 고등학생 때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보았던 선생님과 졸업 후 만나는 선생님으로서의 느낌이 사뭇 달랐다. 적어도 매년 한번 이상은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름신의 강림

대학교 입학 후 과외를 해서 나름 상당히 많은 돈을 벌었던 것 같은데, 그 돈의 일부는 지름신에게 바쳐졌다. 딱히 평소 생활에서 돈을 많이 쓰지 않는 나로서는 그 많던 돈들이 다 어디로 간건지 … 솔직히 생각하에 CDP, 컴퓨터, MDR 등으로 흘러간 듯 …

학부 때는 아버지 회사에서 학비를 대주는 관계로 장학금을 받으면 내 몫이 되었다. 덕분에 3학년초에 200만원이 넘는 거금을 쏟아부어 X31을 샀었고 대학원 와서 필요없어서 160만원에 팔았다.

한동안 지름신이 오시지 않아서 (혹은 오셨지만 외면해서) 풍족한 생활을 누리다가 최근에, 아니 바로 어제 지르고야 말았다. PMP 아이스테이션 V43 …

V43

차있는 현정이 누나를 꼬셔서 하이마트 유성점으로 갔다. 예약판매 마지막 날이라 조마조마했는데 구매 완료하고 돌아오는 길 … 무려 513,000원을 카드로 긁었지만 물건을 받아 온 것도 아니라서 전혀 돈쓴 것 같지 않는 묘한 기분 …

내일 혹은 모레 물건을 받을 듯 … 으흐흐 기대된다 … 서울가는 길이 심심치 않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