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첫 눈이 내렸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혼자라서 그런지 첫 눈이 와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저 것이 얼어서 교통체증이나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할 무렵 동네 홈플러스에 엄마와 동생과 함께 옷을 사러 갔다. 홈플러스에서 만족스러운 옷을 찾지 못하고 까르푸로 옮겨갔다. 그 때까지 동생이 운전하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내가 운전하고 싶어 운전대를 잡았다.
홈플러스는 주차장을 내려오는 경사길에 지붕이 있는 구조라서 눈이 안쌓여 있었는데, 까르푸는 지붕이 뚤려 있어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경사길에 회전코스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비틀리며 통제불능 사태에 빠졌고 질질 끌려가더니 측면 범퍼가 벽을 긁고 지나가고 있었다. 나머지 내려오는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브레이크를 안밟고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묘기를 부려 겨우 내려왔다.
3년이 넘는 나의 운전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욕적인 날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