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21 무한의 농장

아이와 함께 하는 게임 “무한의 농장“.

예비초등인 딸에게 하루에 10-15분씩 게임을 하게 해준다.

오늘처럼 회식으로 늦게 들어가는 날에는 아이는 내 폰에 설치된 게임을 할 수 없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아이 대신 게임을 해서 게임 머니를 모아준다. 아이가 다음에 게임을 할 때 즐거울 수 있도록.

아이와 뭔가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쪽 보다는 절제하는 법을 알려주는 쪽을 지향한다.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쪽 보다는 인생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쪽을 선호한다.

부모로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건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학창시절의 성과만 보자면 무리해서라도 최적화된 길을 걷도록 하는 게 맞겠지만, 인생을 길게 보면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도록 열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론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존재가 되든 자신의 삶에 만족하길 바란다. 그래서 행복하길 바란다. 아이가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간다면 부모로서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240522 전천당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전천당.

살짝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취향에 딱이다.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을 다 봤고, 오프닝곡 앤딩곡을 다 외워서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까지 읽고 있다.

책나루에서 꺼낸 전천당 1권을 펴보았더니, 그림은 거의 없고 글자만 가득해서 아이가 읽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기억에 남아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그런지, 아이는 어렵지 않게 잘 읽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 읽는 재미만 알려줘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바램을 이루어서 기뻤다.

240508 만족지연능력

타임타이머를 켜고 10분 이상 공부하기 또는 독서를 50번하면 아이패드에 신비아파트 게임을 깔아주기로 했고, 최근에 아이는 50번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하원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수학 공부를 하는 게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해야할 일을 먼저 끝낸 후 하고 싶은 걸 하고, 제일 맛있는 음식을 아껴먹는 등 아이는 만족지연능력을 갖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로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원하는 것을 손에 얻으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240109 정체성

최근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는 걸 힘들어한다. 무엇이 힘드냐고 물으면 겨우 들을 수 있는 답변은 “귀찮아서”.

등원에 실패해서 나와 아내가 한 번씩 출근을 못한 날도 있었다.

월요일 등원은 특히 더 어렵다. 어제는 아침 간식을 먹은 후 결국 눈물을 보였다.

힘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출근하기 위해서라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힘든 걸 이겨내는 사람이 될래? 포기하는 사람이 될래? 아빠한테 어떤 사람인지 보여줘.”

그러면서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해줬다.

아이는 고민하더니, 이겨내는 사람이라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정체성을 증명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선택한 정체성은 본능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힘을 지닌다.

서점

아이가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많은 부모들의 바램일 것이다.

최근에는 서점에 같이 가는 것을 일상의 루틴으로 정착시켰다.

무엇보다 규칙이 중요하다.

  • 아이가 원할 때 간다.
  • 아이가 직접 고른 3권의 책을 사준다. 간섭하지 않는다.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는 것을 편하게 느낀 아이는 1~2주마다 서점에 가자고 한다.

집에서 차로 7분 운전해, 교보문고 광교점에 간다. 경기도청 근처로 이사가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곳.

아이 혼자 둘 수 없어서, 아이 책만 골라서 빠르게 나오곤 하는데, 언젠간 내 책도 여유있게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