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인생과 직업

누군가 나에게 인생책이 무어냐 물어보면 나는 카네기 인간관계론 이라고 답한다. 회사생활을 시작하기 약 1년 전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었고, 정확히 어떤 내용이 도움이 되었다고 꼭 집을 수는 없지만, 책을 읽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내재화된 지혜가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카네기 인간관계론과 카네기 행복론의 주요 내용을 가져왔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주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만한 수많은 일화와 교훈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원리는 단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상대방이 자신을 중요하게 느끼도록 하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도, 비난하지 않는 것도, 고상한 동기에 호소하는 것도 모두 끊임없이 자신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싶은 인간 내면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리더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라면 이 원리 하나만 기억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리더 자신도 자신의 중요성을 인정 받는데 몰두하다보면, 구성원을 바라볼 여유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혹을 이겨내고 구성원들 개개인의 중요성에 눈을 뜰 수 있다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공부법

믿음, 메타인지, 기억, 목표, 동기, 노력, 감정, 사회성, 몸, 환경, 창의성, 독서, 영어, 일

이 책의 목차를 나열해본 것이다. 공부와 관련된 주제를 총망라하여 설명하는 책으로 고영성 작가와 신영준 공학박사가 함께 썼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바를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누구나 제대로된 방법으로 노력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석사과정은 쉽지 않았다. 강의 내용을 따라갈 수 없는 경우도 있었고, 연구실 박사 선배님들의 논문 세미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박사를 하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과 다르게 적당히 석사 학위를 따는 것으로 나의 대학원 생활은 끝이 났다. 한편으론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한편으론 지금부터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인용한 여러 책들을 이미 읽어서 내용 자체가 새롭진 않았지만, 저자들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제대로된 방법으로 노력하면 공부를 통해 나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용기.

뇌의 가소성 이야기가 머리속에 계속 남아서 꾸준히 나를 노력하게 만든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어렵고 집중이 잘 안되어도 계속 노력하다보면 뇌의 가소성의 도움으로 점점 좋아질 거라는 믿음이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또 하나 이 책을 통해서 깨달은 소중한 교훈은 환경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의 의지를 믿지 않기로 했다. 이 책을 읽은 후로는 여가시간에 도서관이나 카페를 찾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 덕분에 전보다 시간을 훨씬 밀도있게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독서 습관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 올해 마지막 날에는 일년동안 읽은 많은 책들을 회고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강남 교보문고 구경하다 우연히 건진 책. 이 책을 읽고 영어 공부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Grammar in Use Intermediate를 두 번째로 공부하면서 영어회화 학원을 다녀볼까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구입해서 기초 영어회화를 암기하고 있다. 오늘로 9일차.

저자 김민식 PD는 참 재밌는 분이다. 그래서 책도 참 재밌다. 예정된 길만 안전하게 걸어온 나에게 이런 분들은 경외의 대상이다.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마음속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지속적으로 삶에 변화를 추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 방법도 배웠지만, 삶의 자세를 더 많이 배웠다.

저자의 삶을 요약할 수 있는 수식이다. 우스게소리를 던지듯 책이 쓰여졌지만, 무수한 노력의 시간들이 보일 듯 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작은 표현을 하나하나 모으는 일입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는 별것 아니지만 그것이 모여서 영어의 틀을 세웁니다. 인생은 결국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요?

Grammar in Use Intermediate를 한 번 공부하고 나서 영어를 조금 알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실전에서 적합한 표현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결국 필요한 표현을 외우지 않고서는 영어를 제대로 말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100일 동안 자주 사용하는 표현부터 외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그 다음부터는 영어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여행은 최고의 공부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자신만의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꿈을’ 꾸는 것과 ‘꿈만’ 꾸는 건 완전히 다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몸이 자라면 새 옷으로 바꿔 입듯,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시간, 환경, 그리고 용기다. 여러분이 삶의 변화를 꿈꾼다면 자신에게 ‘시간, 환경, 용기’를 선물하기 바란다.

한국갭이어 안시준 대표가 쓴 책으로,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무전여행, 일본여행, 세계여행을 통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그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갭이어는 학업이나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설정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한국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영국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은 부모가 설정한 삶, 사회가 요구하는 삶을 고민 없이 받아들이고, 다른 삶을 생각해볼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갭이어가 문화로 정착된다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많아 질 것이고, 불필요한 경쟁은 해소될 것이며, 다양성은 사회에 활력을 더할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 보고 살아가려는 친구들이 많았다. 마치 과거에 입은 옷은 평생 벗지 않고 살아가는 듯했다. 열일곱 살 때 입은 옷으로 서른 살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기 울타리 안을 제외한 모든 곳이 낯선 곳이었다. 울타리 안에서 바깥세상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걱정한 채 머물러만 있다면 변화는 없다. 깨지고 아프더라도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가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저자의 여행기를 읽으며 나와 정반대의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두려움 없이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 용기를 나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미리 계산된 경로로만 움직인다. 이런 특성이 주는 장점도 있지만, 발전의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행자를 인터뷰했던 TV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여행자는 말했다. 일상을 떠나야 일상을 볼 수 있다고. 최근 몇 년동안에는 너무 일상에 파묻혀 살아온 것 같다. 올해는 2주의 안식휴가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갭이어까지는 아니더라도 갭위크를 통해 지난 삶을 돌아보고, 다가올 삶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릿

지금까지 살면서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처음에는 그들이 나보다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재능은 그저 평범한 수준 혹은 평균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편했으니까.

선천적 재능으로 신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된다.

시간을 두고 그들을 관찰했을 때,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나보다 뛰어난 그들이 지금 나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내가 허투루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나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공부를 소화하면서 노력했었다는 것을.

내가 말하는 열정은 단순히 관심 있는 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동일한 최상위 목표에 변함없이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을 둔다는 의미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환경적인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이 고민한 것은 하나의 최상위 목표에 대한 것이다. 평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는 하나의 최상위 목표가 없다면, 서로 방향이 다른 하위 목표들은 단발성에 그치기 쉽다.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나에게 최상위 목표가 무엇일까 스스로 화두를 던졌지만 아직 답을 구하지 못했다. 살아오면서 반드시 이루어하는 절실한 목표를 세웠을 때,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릿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상위 목표가 없다보니 단기 목표가 있을 때는 열심히 살다가, 목표를 잃었을 때는 생동감을 잃고 살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면담한 그릿의 전형 대부분이 여러 관심사를 탐색하며 수년을 보냈고, 처음에는 평생의 운명이 될 줄 몰랐던 일이 결국 깨어 있는 매 순간과 종종 잠들었을 때까지 차지하는 일이 됐다고했다.

평생 열정을 지속할 수 있는 최상위 목표를 찾는 일 역시 노력을 요구한다. 안정을 추구하고 호기심이 적은 나에게 더욱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의식적으로라도 스스로를 가둔 틀을 깨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시야를 넓히고 도전하다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최상위 목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