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Leading)

과장을 조금 보태서 지금까지 읽어본 리더십 관련 책 중 이 책은 단연 최고이며, 앞으로도 그 자리를 다른 책에 쉽게 내어주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퍼거슨이 정말 훌륭한 리더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가 이 책을 통해 가르쳐준 교훈들 중 일부만 실천해도 꽤 괜찮은 리더가 될 수 있을꺼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밑줄 친 부분만 다시 읽기에도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 많았다.

그의 리더십이 더 특별할 수 있었던 것은 매년 진화했다는 점이다. 좀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독서하고 조언을 듣고 고민했고 그 결과를 적용하기를 반복했다. 그가 맨유를 이끄는 동안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여러 나라의 선수들을 기용하게 되었고, 프리미어 리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으며, 선수들의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가 초기의 성공에 만족하고 합리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았다면 27년간 맨유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었을 것이다.

성공은 무대 뒤에서 이루어지는 힘든 노력(하루에 17~18시간씩 일주일에 7일 일하는 것이 일반적인)으로부터 빚어지는 것이다. 퍼거슨은 성실함의 가치를 믿었고, 스스로의 행동으로 그 모범 사례를 보여주었다.

최고 수준의 팀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는 평생을 쉬지 않고 치열하게 노력했다. 그의 삶은 노력하지 않고 더 나은 성과와 보상을 바라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 담긴 모든 교훈을 여기에 다 나열할 순 없을 것이다. 대신에 나는 자신있게 좋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리더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등 이 책을 통해 리더십의 모든 것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맨유의 팬이라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재미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크툽

maktub

마크툽은 아랍어로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는 뜻으로 아랍 사람들이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고 체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이 책은 179개의 아주 짧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승, 친구들,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파울로 코엘료가 글로 남긴 것이다.

절반 이상의 이야기들이 신의 섭리를 이야기하고 있어, 불가지론자인 나에게 이 책은 대체로 나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어떤 이야기는 내가 부족해서인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찾아내는데 실패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달음에 무릎을 탁 치게 하거나, 울림을 주는 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018
“엄지손가락 빠는 버릇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크롤리가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냥 각각의 요일마다 다른 손가락을 빠세요.”
환자는 그 조언을 따르려고 애썼다. 손을 입으로 가져갈 때마다 그날 빨 손가락을 의식적으로 선택했다. 일주일이 못 되어 그는 버릇을 고쳤다.
리처드 크롤리는 이렇게 말한다.
“악덕에 습관이 들면 맞서 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습관이 새로운 태도, 결정, 선택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비로소 그 습관이 그런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019
“눈앞에 기회가 나타났을 때 지나치게 재지 마라. 그것이 삶의 기술 중 하나다.”

021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두면 우월해 보이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나오는 천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030
단단함을 주변을 파괴하지만, 부드러움은 조각을 완성한다.

032
우리의 일상은 나날이 기적이다. 그러니 축복을 받아들여라. 오늘 너의 작은 예술 작품을 창조해라. 그러면 내일 새로운 축복을 받을 것이다.”

044
“너희가 꿈의 길을 가고 있다면 그 길에 온전히 몸을 바쳐라. 빠져나갈 문을 마련해놓지 마라. 이를테면 이런 변명 말이다. ‘이건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야.’ 이런 말에는 실패의 씨앗이 내포되어 있다.
더 잘할 수 있을 때도, 불확실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도 그 길을 스스로 감당해라. 현재의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틀림없이 발전할 것이다. 반대로 한계를 설정한다면, 결코 거기서 해방되지 못할 것이다. 용기를 가지고 너희의 길을 살펴라. 남들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마라. 특히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고 주눅 들지 마라.

048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 곧 비겁하다는 뜻은 아니다. 두려움은 어떤 상황에서 용감하고 위엄 있는 행동을 하게 해준다. 두려움을 느끼지만 주눅 들지 않고 전진하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다. 반대로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 맞서는 사람은 무책임한 사람이다.”

057
서커스단의 동물 조련사가 코끼리를 길들이는 매우 간단한 방법을 고안했다. 코끼리가 아직 어릴 때 단단한 나무에 코끼리의 발 하나를 묶어놓는다. 그러면 코끼리는 아무리 애를 써도 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코끼리는 나무가 자기보다 강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완전히 자라 힘이 무척 세져도 나무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077
삶에는 적절한 리듬과 방법으로 완수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087
오래된 물건들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새로움이 차지할 공간이 없어진다.

090
저마다 자신이 획득한 것을 판단하면 된다. 우리는 이웃의 꿈을 심판하는 사람이 아니다. 믿음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다른 사람의 길이 잘못되었음을 밝혀낼 필요는 없다.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는 길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138
실수할까봐 두려워하면 평범함이라는 성안에 자신을 가두게 된다. 그 성문을 부숴버릴 때 비로소 자유를 향한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151
써라! 편지를, 일기를. 아니면 전화 통화하면서 종이에 메모라도 해라. 어쨌든 써라! 쓰는 행위는 우리를 신 그리고 이웃과 가까워지게 한다. 이 세상에서 너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을 잘 이해하고 싶다면 글을 써라.
아무도 그 글을 읽지 않는다 해도, 또는 너희가 비밀로 간직하려 한 글을 결국 누군가가 읽는다 해도, 글을 통해 너희의 영혼을 작동시키도록 애써라. 글을 쓰는 단순한 행위가 생각을 정리하고 주위의 일들을 명확히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가 기적을 일으킨다. 그것은 고통을 치유해주고, 꿈을 실현해주고, 잃어버렸던 희망을 일깨워준다. 글에는 힘이 있다.

174
“사람도 한계 이상으로 달리면 의지가 무너집니다. 일과 휴식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잡지 못하면 의욕을 잃게 되고, 더 멀리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사피엔스

비슷한 시기에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입한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읽은 첫 번째 책이다.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으나 워낙 내용이 방대해서 끝까지 읽기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사피엔스의 미래에 대해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힙겹게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저자의 마지막 질문이 자꾸 떠올랐고, 여기에 쉽게 답할 수 없다는 사실에 기분이 개운치 않았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끝없이 진화해온 현생 인류 즉 사피엔스가 고민해야 할 주제이지만 개인의 삶에 대입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먼 과거의 인류는 여느 동물과 다르지 않게 여러 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호모 사피엔스만이 지금까지 살아 남아 현생 인류가 되었다. 왜 네안데르탈인이 아니고 사피엔스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자는 사피엔스의 강력한 무기로 ‘언어’를 꼽았다.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가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언어’를 말이다. 사피엔스는 ‘언어’를 통해 신화, 종교 등을 이야기함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고, 이는 사피엔스가 경쟁력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야기를 지어내어 협력을 이끌어내는 사피엔스만의 능력은 오늘날의 리더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다. 규모나 목적에는 차이가 있겠으나 사람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하고자 하는 리더는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어떤 신화를 창조하고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농업혁명의 핵심은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수렵채집 시절의 인류는 농업 혁명 이후보다 더 행복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3~4시간만 일하면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었고, 다양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더 건강했다. 인류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계속해 나갔지만 결과는 아이러니 하게도 인류를 불행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여기서 배운 교훈을 개인의 삶에도 대입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시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선택들이 모여 거시적으론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농업혁명 이후 산업혁명 그리고 과학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의 수 보다 적을 정도로 평화로운 시기에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표면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지금의 평화로운 시기는 상대적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볼 수 있고, 인류가 아닌 다른 종은 상당 수가 사피엔스로 인해 멸종되었고 가축화된 소, 돼지, 닭은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또 한 번의 선택을 하기 전에 이것이 사피엔스가 원하는 것인지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과학혁명의 파급효과가 산업혁명보다 훨씬 강력했던 것 처럼, 그 다음의 변화, 즉 사피엔스의 다음 선택은 인류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세상으로 옮겨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대인의 빅픽처

bigpicture

리디북스 구입 후 처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사피엔스’ 였는데, 늦게 읽기 시작한 ‘선대인의 빅픽처’를 먼저 다 읽게 되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투자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 책은 솔직히 ‘사피엔스’ 보다는 좀 더 쉽고 흥미로웠다.

2015년 2학기 ‘증권시장과 금융상품’이라는 과목을 공부하면서 주식투자의 방법론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top-down 방식이었다. 요약하면, 경기변동, 이자율, 물가, 환율 등의 거시경제 동향을 분석하여 지금이 주식투자에 참여해도 괜찮은 시점인지 판단한 다음, 어떤 업종, 산업이 투자하기에 유망한지 분석한다. 특정 산업까지 범위를 좁힌 다음 재무제표 분석 등을 통해 투자할 회사를 선택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도 지난 학기에 배운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이자율이 너무 낮아 예금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힘든 상황에서 개인들은 투자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데, 거시 경제의 흐름에 대한 이해없이 투자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평소에 거시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투자자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그리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자신의 이론이 맞는지 증명하기 위해 투자 실험을 했고 그 결과가 5장에 담겨있다. 저자는 가치 투자가 옳은 방향이나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없는 개인이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성장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요약하면 가치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결함한 것인데, 상당히 괜찮은 가치를 지닌 ‘성장형 우량주’가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할 때 투자하면 일반인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2013년 4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뽑고 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을 뽑아서 다음해의 수익률을 보았더니 12.2%
  • 30개의 종목 중 최근 3개월~6개월 사이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14종목만 선택했을 때 다음해 수익률은 47.1%

이 책에서 제안한 투자 방법이 타당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여러 나라가 함께 불어대는 현재 시점에서 주식투자는 참으로 위험 천만한 모험이라고 생각하기에 실제로 적용해 보는 것은 미뤄두기로 했다. 투자에 대해서 공부할수록 투자를 더 망설이게 된다. 아직 한참 준비가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개인주의자 선언

전체주의로 물든 사회에서 개인주의자임을 당당히 밝힌 문유석 판사의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한국사회에서 조금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개인주의자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저에게 이 책은, 손석희 앵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공감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저도 개인주의자 문유석 판사의 커밍아웃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고백하자면,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단체 회식, 주말을 끼고 진행되는 단체 행사를 저는 정말 싫어합니다.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개인 시간은 오로지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야심도 없고 남들에게 별 관심이 없고, 주변에서 큰 기대를 받는 건 부담스럽고, 싫은 일을 하고 싶지 않고 호감 가지 않는 사람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 내 일을 간섭 없이 내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해내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내가 매력을 느끼는 소수의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고, 심지어 가끔은 가족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나만의 시간을 갖길 원한다.

개인주의자임을 고백하고, 한국사회의 전체주의적 문화를 비판하면서 시작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은 다양한 영역에서 문유석 판사의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판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생각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생각들도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 중 인천지법 조정전담부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자는 조정전담부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실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다양하고, 그 능력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의 차이가 학벌의 차이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조정위원단을 구축할 때 영화 ‘머니볼’의 이론을 따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조정위원회의 200명 가까운 조정위원들의 수년간의 사건 처리 통계를 모두 가져와 살펴보았고, 직업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성과가 좋은 위원들을 추려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사건을 맡겼던 법관들의 평가를 청취하여 성공률은 높더라도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거나 무리수를 두는 타입의 위원들은 배제하였습니다. 그렇게 추려진 후보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어보며 신뢰감, 적극성 우뮤를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수습기간을 두어 성과가 낮은 위원은 배제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구성한 조정위원단의 구성원은 법무사, 퇴직한 교장선생님, 은퇴한 사업가, 변호사, 퇴직 법원 공무원 등으로 다양했다고 합니다.

2년째 인천지법의 조정전담부의 전체 조정 성공률은 54퍼센트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조정위원을 선발할 때, 학벌이나 과거의 지위같은 조정업무능력과 연관이 없는 요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실무에 필요한 능력을 기준으로 선발했기에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연차가 쌓여갈수록 함께 일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할수록 하드스킬(공학 측면)보다 소프트스킬(인문학 측면)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됩니다. 문유석 판사가 진단한 훌륭한 조정위원들의 공통점은 소프트스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조정위원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신뢰감이다.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고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해준다는 신뢰를 양쪽에 심어준다는 점이다.

인상이나 말투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뛰어난 위원들 모두가 예외 없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이다. 먼저, 분쟁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다. 당사자들이 겉으로 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과 속으로 가장 아쉬워하고 있는 것은 다를 때가 많다.

결국 심리학이다.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하는 능력인 것이다.

원동력은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다. 뛰어난 조정위원들은 공통적으로 법원을 찾는 당사자들의 고통을 자기 손으로 직접 해결해준다는 것에 자부심과 만족감이 컸다.

저자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이런 책을 쓸 수 있을정도의 폭 넓은 경험과 깊이 있는 성찰 그리고 글솜씨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대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좀 더 깊이 있고 풍부한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겠습니다. 언젠가는 책으로 엮을 수 있을정도의 큰 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