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8점
정진홍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1편이 워낙 인상깊은 책이여서 2편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구입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2편의 느낌 역시 좋아서 올해 출간 예정인 3편 역시 사서 읽어볼 예정입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인문학이 일시적인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인문학의 힘은 깊이 있는 독서와 사색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며,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하여 인문학이 주는 삶의 지혜에 목말라했던 여러 독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러 일으키며 책은 시작됩니다.

치세, 인생, 자조, 호기심, 생각, 문화, 소통, 지식, 전략, 권력, 징비

이렇게 11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저자는 방대한 독서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어떻게 보면 학창시절 요령껏 자주 참고했던 핵심정리 참고서의 인문학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사색과 성찰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홀로 접하기 어려운 인문학 서적을 종합하여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용서 위주로 어느정도 책을 읽다보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인문학 서적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과도기에 있는 분이라면 이와 같은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네요.

읽어야 이긴다

읽어야 이긴다8점
신성석 지음/교보문고

직장인을 위한 책읽기 블로그 bizbook의 이벤트를 통해 저자의 서명이 담긴 책을 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워낙 독서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 구입해서 읽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벤트에 당첨이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네요. ^^;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

독서 전에서는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독서 중에서는 독서의 요령을…
독서 후에서는 독서의 효용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한 독서 후의 활동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잘 정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장인을 위한 실용독서 비법이라는 책의 부제가 무색하지 않게 이 책 자체도 참으로 실용적인 측면에서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책에 대한 블로그가 몇몇 포스팅과 함께 소개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제가 좀 더 열심히 책을 읽고 좋은 글을 남겼더라면 이 블로그도 책에 소개될 수 있었을꺼라는 생각에 반성하는 마음을 가져보았습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을 꼽는다면…

책을 읽을때 목적을 명확히 하기
책을 읽음으로써 얻고자하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독서를 한다면, 집중력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고,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것도 훨씬 많아질 것 같습니다.

책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려는 마음가짐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책에서 배운 지혜와 지식이 나의 삶에 적용되지 않는 다면 독서의 가치는 그리 크지 않을 것 입니다. 책에서 배운 것들을 항상 기억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관심테마를 중심으로 하는 독서
보통은 중구난방식으로 재밌어 보이거나 유익해 보이는 책을 한권 한권 선택해 읽곤 했습니다. 앞으로는 독서의 가치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특정 테마를 정해서 여러권의 책을 읽고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2009년 100권의 책을 읽기를 다짐하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2월이 끝나가는 지금 읽은 책을 꼽아 보면 몇권이 안되네요. 그러한 와중에 독서에 열정을 불어 넣어주는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유익하게, 좀 더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는 요령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구요. 마지막으로 좋은 책을 직접 보내주신 신성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10점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김영사

지루할 것 같아서 사놓고 한참을 읽지 않았던 책입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가 많아서 이 책을 참으로 소중히 여기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깨달은 바가 워낙 많아서 앞으로도 소중히 여기고 가끔씩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전철에서, 버스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바라보면 보통 무표정하거나 표정이 어둡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애써 미소지어 보곤 하는데요,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그럭저럭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시기, 미움, 비난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마음이 평온하지 못할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초와 정신의학 전문의 하워드 카틀러의 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 의학, 심리학,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하는 하워드 카틀러는 달라이 라마가 주는 가르침이 자신이 알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비추어 봐도 타당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 담긴 달라이 라마의 메세지는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둘레를 뛰어 넘어 보편적인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매우 평범한 진리입니다.

이 책에 다양한 상황에 대한 질문과 달라이 라마의 답을 전하고 있지만, 달라이 라마가 전하는 가르침은 모두 하나의 진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하길 원하고, 고통을 원치 않는 존재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 역시 행복을 원하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비심이라고까지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예전보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더군요. 여러분도 미워하는 사람, 시기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달라의 라마의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동물농장

동물농장10점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민음사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동물들을 의인화 하여 인간들의 정치행태를 풍자하는데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보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멋진 작품입니다. (그래서 고전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동물들이 인간의 지배로부터 반란을 일으켜 자신들의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처음에는 통쾌했습니다. 계속 읽다 보니 동물농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북한을 비롯한 공산국가의 현실을 풍자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 같이 열심히 일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유토피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합니다. 머리가 좋아 지도자 역할을 자청하는 돼지 나폴레옹이 권력을 잡고 특권을 누리면서 자신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세뇌하고 폭압하는 장면은 인간의 역사와, 특히 공산주의를 주창한 나라의 그 것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소설이라고 좁게 생각했는데, 소설을 읽은 후 차분히 되돌아 보니 기득권을 가진 자의 독재를 비판한다고 보는 것이 넓은 시각에서 봤을때 더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빨갱이라고 욕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의 원론적인 순수한 이상을 저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입니다. 다만 그 순수한 이상이 현실이 되기에는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할 수 없었기에 처참히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흔히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체게바라나 노먼 베쑨 같은 사람만 존재했다면 공산주의 사회는 성공했을꺼라고…

공산주의 실패의 원인을 인간의 이기심에 근거한 동기부여의 부제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독재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농장에서도 나폴레옹의 독재와 폭압정치, 기득권층의 특권행사로 인하여 동물들은 인간의 지배를 받을때보다 더 힘들게 일하고 더 적게 먹는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현재 역시 이 책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주제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폴레옹이 이끄는 개에 의해 처형된 동물들은 박정희의 독재시절 그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핍박받은 사람들을… 그리고 권력의 유지를 위해서 진실을 은폐하고 사실을 왜곡하며 동물들을 설득하던 스퀼러는 언론사를 장악하려는 현 정부의 행태와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자청하는 비양심적인 언론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게 됩니다. 거창할 것 없이 딱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국 사회가 상식적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인은 사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으면 좋겠고, 언론은 진실을 호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그렇게 어렵나요?

눈뜬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6점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해냄

솔직히 별로 재미 없어서 읽는데 보름이나 걸렸습니다. 요즘 이래저래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서 책 읽을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요. 방금 책읽기를 마쳤는데 결론 없는 마무리에 허무해서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눈먼 자들의 도시”와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 나갔는데, 중반으로 접어 들면서 4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편에서는 실명이라는 신체적인 장애로부터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인간의 본성을 심도있게 들여다보았다면,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는 우리를 둘러싼 사회, 정치 환경이 붕괴되었을 때를 가정하고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수도의 시민 중 80% 이상이 백지투표를 함으로써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데,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대다수의 시민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오버랩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보수당이 집권한 정부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욱 흥미롭습니다. 백지투표로 발생한 사회의 붕괴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안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긴 하지만…

소설을 잘 읽을 줄 모르는 저의 무능함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주제 사라마구의 책은 저에게는 조금 지루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전달 방법은 작가마다 다를 것 입니다. 어떤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함축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면서, 그 것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독자에 몫으로 남겨놓을 것 입니다. 반면에 어떤 작가는 자신이 전달하고 있는 메세지를 직접 소설에 표현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주제 사라마구는 후자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설적으로 말하면… 독자가 못 미더웠던지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스토리 중간중간에 삽입함으로써 자신의 의도를 달성함과 동시에 독자의 집중도와 흥미를 떨어뜨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소설을 제대로 읽기 시작했으므로 다양한 작가의 소설을 접하면서 소설을 구성하는 방식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